"조림인간 가면 벗고 '흑백요리사2' 우승 최강록", 그가 소주를 가져온 이유[MD이슈]

곽명동 기자 2026. 1. 14. 1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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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록./넷플릭스

[마이데일리 = 곽명동 기자]치열한 서바이벌로 시작한 '흑백요리사' 시즌 2는 한 편의 감동적인 휴먼 다큐멘터리로 막을 내렸다. 단순한 예능인 줄 알았으나, 그 안에는 요리에 인생을 건 한 남자의 숭고한 드라마가 있었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뒤에 감춰두었던 사회적 가면을 벗고, 가슴 깊은 곳의 진심을 담아낸 최강록의 요리는 결국 시청자의 눈시울을 적셨다.

닭뼈와 다시마, 남은 식재료에 담긴 인생의 맛

마지막 결승전의 주제는 '나를 위한 요리'였다. 흑수저 '요리괴물(이하성)'은 어린 시절 아버지와 목욕탕에 다녀온 뒤 매주 일요일 함께 먹었던 순대국을 선보였다. 미국과 유럽에서 요리를 배우며 보낸 화려한 시간 속에서도 그에게 진정한 소울푸드는 결국 아버지와의 추억이 서린 순대국이었다.

최강록 역시 자신의 '기억'을 떠올렸다. 만화 '미스터 초밥왕'을 읽고 요리에 입문한 뒤, 주방에서 숱한 밤을 지새웠던 그는 남은 식재료에 주목했다. 버려지는 닭뼈를 구워 육수를 내고 파를 듬뿍 넣어 해장했던 기억을 살려 '깨두부를 넣은 국물요리'를 완성했다.

무려 20분 동안 직접 저어가며 만든 깨두부에는 인내와 끈기로 버텨온 그의 세월이 고스란히 녹아 있었다. 호박잎, 다시마 등 주목받지 못하는 식재료로 최선의 맛을 내기 위해 고민했던 흔적은 바닥부터 올라온 그의 인생 서사와 닮아 있었다.

최강록./넷플릭스

"나는 조림인간이었다" 솔직한 고백과 페르소나의 탈피

그는 '조림인간', '조림연쇄마', '조림핑'으로 불렸다. 사실은 조림을 아주 잘하지 못하는데도 잘하는 척하며 살아왔고, 성공하기 위해 자신을 너무 다그치기만 했다고 고백했다.

'나를 위한 요리'에서만큼은 조림이라는 가면을 쓰고 싶지 않았던 그는 '조림인간'의 페르소나를 벗어던졌다. 대신 주방에서 묵묵히 일하는 본연의 모습으로 승부수를 띄웠고, 안성재 셰프는 이를 두고 "어니스트(Honest)한 맛"이라며 찬사를 보냈다. 진솔함으로 정면 돌파한 그는 결국 우승 트로피를 거머쥐었다.

고됨을 씻어내는 노동주, 그리고 겸손한 소감

셰프라는 직업은 겉보기엔 화려하지만 실상은 고된 노동의 연속이다. 좁은 주방에서 온종일 서서 식재료와 씨름하며, 손과 팔의 통증을 견뎌야 하는 고독한 길이다. 최강록은 그간 쌓인 피로를 풀기 위해 소주를 곁들였다고 말하며 이렇게 덧붙였다.

"소주는 나에게 노동주이자 취침주다. 잠들기 위해, 그리고 하루의 힘들고 고된 기억을 한 방에 날려버리기 위한 술이다."

그는 끝까지 겸손했다. "모든 요리사들이 티 나지 않는 일을 매일 반복하고 있는데, 나도 그저 그중 한 사람일 뿐"이라며 자신을 낮췄다. 요리를 사랑하는 간절함으로 묵묵히 자신의 길을 걸어온 최강록.

그의 마지막 소감은 이 세상 모든 요리사들에게 바치는 최고의 헌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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