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에 내린 빗물이 이제야…” 7년 추적 끝에 ‘31년생’ 삼다수 비밀 풀었다

제주도개발공사는 고려대학교 윤성택 교수 연구팀과 함께 진행한 7년간의 추적 조사 결과가 국제 수자원 분야의 권위지 ‘수문학 저널(Journal of Hydrology)’ 2025년 11월호에 게재됐다고 14일 밝혔다. 30년 넘는 세월 동안 한라산 깊숙한 곳에서 숙성된 제주삼다수의 비밀을 연구 책임자인 윤 교수에게 직접 들어봤다.

지구환경과학 분야의 권위자인 윤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에 대해 “31년이라는 수치는 단순한 시간이 아니라 빗물이 땅속으로 스며들어 수백미터 두께의 화산암반층을 통과하며 오염물질을 걸러내고, 암석의 미네랄을 머금는 데 걸리는 ‘정성의 시간’”이라며 “이는 국내 생수 중 최장 수준의 여과 과정을 거쳤다는 증거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7년간의 집요한 추적, ‘물 수사대’가 찾아낸 진실
2001년 조사 당시 18년이었던 데이터가 왜 31년으로 늘어난 것일까. 윤 교수는 “기술의 승리”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2016년부터 2023년까지 7년 동안 매 분기 지하수와 빗물을 채취했다. 분석에 사용된 시료만 총 912개에 달한다. 특히 미국지질조사국(USGS)의 최신 모델을 도입해 오차 범위를 2년 이내로 좁히는 ‘현미경 분석’을 실시했다.
“지하수는 흐르고 섞이기 때문에 나이를 측정하기가 매우 까다롭습니다. 저희는 CFCs(염화불화탄소)와 삼중수소 등 여러 환경 추적자를 동시에 분석하는 다중 추적 방식을 사용했습니다. 과학수사대(CSI)가 범인을 쫓듯 물의 흔적을 집요하게 추적한 결과, 가장 정밀한 31년이라는 값을 얻어낼 수 있었습니다.”
◆고향은 ‘한라산 1450m 고지대’
연구팀은 나이뿐만 아니라 삼다수의 ‘고향’도 정확히 짚어냈다. 산소와 수소 동위원소 분석을 통해 역추적한 결과, 삼다수의 근원은 한라산 국립공원 내 해발 1450m 이상 고지대임이 밝혀졌다. 사람의 발길이 닿지 않는 백록담 인근에서 시작된 물이다.

“이동 과정에서 암석 속의 바나듐, 실리카 같은 유익한 성분들이 자연스럽게 녹아듭니다. 인위적인 가공으로는 흉내 낼 수 없는 부드럽고 균형 잡힌 맛은 바로 이 30년의 기다림이 빚어낸 결실입니다.”
◆“미래 세대에게 물려줄 과학적 유산”
이번 연구는 전 세계 화산 지형 지하수 연구에도 중요한 이정표가 될 전망이다. 연구에 참여한 박사과정 강현지 씨는 “제주도의 청정 지하수를 보존하기 위한 정책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점에 보람을 느낀다”고 전했다.
제주개발공사 문수현 연구원 역시 “이번 연구로 삼다수가 대자연의 작품임이 입증됐다”며 “앞으로도 이 귀한 수원지를 스마트하게 관리해 100년 후에도 똑같은 물맛을 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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