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머리카락 물어뜯는 강아지!? 보호자 헤어스타일 지켜주세요

2026. 1. 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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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신 물어봐 드립니다
게티이미지뱅크

안녕하세요. 동물과 인간의 행복한 공존을 위해 knollo에서 반려동물 교육 전문가 양성과정을 운영하고, 동물 커뮤니티 풀뿌리를 통해 보호자분들의 고민을 함께 나누고 있는 김민희 트레이너입니다.

오늘 사연을 읽으면서, 제 개인적인 경험이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아주 오래전, 제가 반려 토끼 아로와 함께 살던 시절 이야기예요. 어느 날 거실 낮잠을 자고 일어났는데, 앞머리가 눈에 띄게 뜯겨 사라진 적이 있었습니다. 그때는 정말 황당했죠. "왜 하필 내 머리카락을…?"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으니까요. 지금 반려생활을 하는 개 '김후추'도 퍼피 시절 똑같은 행동을 했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그 행동이 그렇게 특별하거나 이상한 경우였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반려동물과 가까이 지내다 보면 보호자의 몸과 연결된 것들이 놀이 대상으로 인식되는 순간은 생각보다 자주 찾아옵니다. 오늘 사연 속 반려견의 행동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해 볼 수 있어요.


강아지가 사람 머리카락을 물어뜯는 이유 = 머리카락은 장난감!

많은 경우 반려견은 보호자의 머리카락을 이미 장난감으로 인식하고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길고, 나풀나풀 흔들리고, 보호자의 냄새가 진하게 배어 있으며, 물었을 때 입에 걸리는 질감도 독특합니다. 게다가 머리카락을 물면 보호자는 소리를 지르는 등 크게 반응하게 되죠. 반려견 입장에서는 놀이 대상으로서 이보다 더 매력적인 조건을 찾기 어렵습니다. 비슷한 예로 눈앞에서 살랑거리는 잠옷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지는 경우도 있죠.

특히 이 행동이 보호자가 잠들어 있거나, 가만히 누워 있거나, 움직임이 거의 없는 순간에 반복된다면, 이는 화가 나서 하는 행동보다는 "지금 심심한데, 이걸 물면 반응이 오네?"라는 놀이 행동에 가깝습니다.

여기에 반려견의 나이가 1살 미만의 퍼피 시기라면 이 행동은 더욱 자연스럽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퍼피들은 이가 나고 교체되는 과정에서 잇몸이 가렵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이유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거의 전부 입으로 해결하려는 시기이기 때문입니다. 퍼피의 입장에서는 보호자의 냄새가 잔뜩 묻어 있고 + 나풀나풀 움직이며 + 맨들한 피부가 아니라 자신과 같은 털로 이루어진 무언가가 있습니다. 이걸 보고도 관심을 안 갖는 게 오히려 더 이상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퍼피 입장에서는 물어보지 않을 이유가 없는 대상인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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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하나 중요한 요소는 보호자의 재미난 반응입니다. "하지 마! 아야! 왜 이래!" 하며 손으로 막거나 몸을 움직이면, 반려견에게는 이것이 놀이가 시작되는 신호처럼 인식될 수 있습니다. 이미 머리카락이 장난감으로 굳어져 있다면, 보호자가 싫어하는 반응조차도 이 행동을 하면 보호자가 크게 반응한다 = 재미있다로 학습되기 쉽습니다. 그래서 보호자가 하지 말라고 할수록, 오히려 이 행동이 더 자주 반복되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이는 반려견이 말을 안 듣는 것이 아니라, 보호자의 의도와 반려견의 해석이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어긋나 있기 때문입니다.

사연에서 말티즈들이 유독 그런 것 같다는 표현이 있었지만, 이 행동은 특정 견종의 문제가 아닙니다. 머리카락을 무는 행동은 말티즈뿐 아니라 놀이 욕구가 충분하고 흥이 많은 건강한 반려견이라면 퍼피가 아닌 성견이든 노견이든 누구에게나 나타날 수 있습니다. 견종의 특성이라기보다는, 에너지 수준과 놀이 방식, 그리고 환경 관리의 문제에 더 가깝습니다.


머리카락을 뜯는 행동, 그대로 두어도 될까?

여기서 한 가지 꼭 짚고 넘어가야 할 점이 있습니다. 머리카락을 무는 행동이 단순히 귀찮고 불편한 문제에서 끝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입니다. 반려견이 머리카락을 섭취하게 될 경우, 머리카락은 소화가 되지 않기 때문에 가볍게는 배변 시 머리카락이 엉켜 불편함을 겪을 수 있고, 배변을 힘들어하는 모습으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섭취량이 많아질 경우에는 소화불량, 구토, 심한 경우 장폐색까지도 우려할 수 있습니다. 즉, 놀이니까 괜찮겠지 하고 넘기기보다는, 머리카락은 애초에 뜯지 않도록, 장난감으로 인식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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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의 머리카락 보호를 위한 방법 세 가지

✔️ 접근이 불가능한 환경 만들기

머리카락 물어뜯기 행동을 가장 확실하게 줄이는 방법은 애초에 접근이 불가능한 환경을 만드는 것입니다. 침대에 올라올 수 없게 하거나, 밤에는 크레이트나 반려견 전용 공간에서 따로 자게 하는 등 머리 쪽으로 접근할 수 없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죠.

이 방법은 처벌이 아니라 학습을 끊어내는 환경 관리에 가깝습니다. 이미 [머리카락 = 장난감 + 보호자의 반응]이라는 연결 고리가 만들어진 상태라면, 그 상황 자체를 반복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특히 보호자가 자는 동안에는 반려견의 행동을 즉각적으로 조절하기 어렵고, 반려견 입장에서는 반응이 느리고 예측 불가능해 놀이가 더 흥분적으로 변하기 쉽습니다. 그래서 밤 시간만큼은 놀이가 발생하지 않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핵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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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체 놀이 대상 준비하기

접근을 막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이미 반려견에게 머리카락은 놀이 경험으로 굳어져 있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저는 보호자님께 머리카락과 최대한 비슷한 놀이 대상을 준비해 줄 것을 권합니다. 치실 토이나 로프 토이처럼 길고 흔들리며 물기 좋은 장난감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반려견이 심심해 보이거나, 보호자의 머리 쪽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할 때 "안 돼!"라고 말하기보다, 반려견의 앞에서 장난감을 흔들며 먼저 놀이를 제안해 주세요. 중요한 포인트는 머리카락을 문 후에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는 단계에서 흥미의 방향을 바꿔주는 것입니다.

✔️ 놀이 욕구 해소하기

머리카락을 무는 행동이 잦은 반려견은 하루 전체를 놓고 보면 놀이의 질이 부족한 경우도 많습니다. 산책을 하고 있더라도 걷기 위주의 산책만으로는 흥이 많은 아이들의 욕구가 충분히 해소되지 않을 수 있어요. 산책 중 냄새 맡기 시간을 충분히 주거나, 짧은 터그 놀이를 하루에 여러 번 나누어 하거나, 다양한 난이도의 노즈워크나 간단한 두뇌 사용 놀이를 추가해 주는 것도 큰 도움이 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머리카락을 무는 순간 크게 반응하거나 혼내기보다는 반응을 최소화하고 즉시 대체 행동으로 전환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훨씬 효과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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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견이 보호자의 머리카락을 문다는 건, 대부분 "나 지금 심심해, 나랑 놀자"라는 서툰 표현입니다. 이 행동을 문제로만 보지 말고 놀이 욕구가 어떤 방식으로 잘못 연결되었는지를 이해해 주세요. 환경을 관리하고, 접근을 차단하고, 그 대신 반려견이 마음껏 즐길 수 있는 놀이의 출구를 만들어 주는 것. 그 과정 자체가 반려견에게는 이 보호자는 내 신호를 알아차려주는 사람이구나라는 신뢰의 경험이 될 수 있습니다.

김민희 놀로(knollo) 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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