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힝야족 학살’ 미얀마 군부 제소, 6년 만에 본안 심리 시작
유엔 최고법원인 국제사법재판소(ICJ)에서 12일(현지시간) 미얀마 군부의 2017년 로힝야족 토벌 작전이 집단학살(제노사이드)에 해당하는지를 가리는 본안 심리가 제소 6년여 만에 시작됐다.
원고 감비아의 다우다 잴로 법무장관은 이날 네덜란드 헤이그에 있는 ICJ 법정에서 미얀마 라카인주에서 로힝야족을 대상으로 저질러진 “잔인하고 악랄한 행위들에 대한 신뢰할 수 있는 보고서들을 검토한 후” ICJ에 소송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잴로 장관은 “로힝야족은 평화와 존엄 속에서 살기를 꿈꾸는 소박한 사람들이었지만 학살의 표적이 됐다”고 말했다.
감비아는 미얀마 군부가 반군 토벌 작전을 계기로 저지른 로힝야족 학살이 1948년 유엔총회에서 채택된 ‘집단살해 범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제노사이드 협약)을 위반한 것이라며 2019년 11월 미얀마를 ICJ에 제소했다. 이에 ICJ는 2020년 1월 미얀마 군부에 대해 로힝야족 학살을 멈추고 증거를 보전하며 이러한 사항의 준수 여부를 정기적으로 보고하라는 잠정 조치를 만장일치로 확정했다.
ICJ는 앞으로 3주 동안 원고와 피고의 구두 변론을 청취하고 증인과 전문가들을 심문해 제노사이드 협약 가입국인 미얀마가 협약에 따른 의무를 위반했는지를 검토하게 된다. 미얀마군은 2017년 로힝야족 무장 반군 ‘아라칸 로힝야 구원군’이 라카인주의 경찰초소 30여곳을 급습하자 대규모 병력을 투입해 반군 토벌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수천명이 숨졌고 수십만명이 방글라데시 등으로 피란했다. 지난해 하반기 기준 약 97만~98만명의 로힝야 난민이 방글라데시에 사는 것으로 추산된다.
최경윤 기자 ck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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