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풍 불 때마다 아찔···광주·전남 간판 안전 경고등
광주·전남 '불안하다' 신고 반복
불법 간판 단속 3년간 1천697건
"관리 대상 한계…인식 개선 필요"


13일 오전 찾은 광주 광산구 수완동 일대 상가 밀집 지역에는 학원과 의원, 상점 간판들이 층마다 외벽 밖으로 튀어나와 빼곡히 늘어서 있었다. 인근 아파트 상가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일부 간판의 고정 지지대에는 녹이 슬어 있거나 연결 부위가 들떠 보이는 곳도 눈에 띄었다. 강풍이 불 경우 흔들림이나 이탈이 우려되는 모습이었다.
이곳을 지나던 주민 안진수(34)씨는 "평소에는 크게 신경 쓰지 않다가도 강풍 예보가 나오면 자연스럽게 간판 쪽을 피해서 걷게 된다"며 "머리 위에 달린 구조물이다 보니 혹시나 사고가 날까 걱정되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실제 최근 강풍으로 떨어진 간판에 맞아 행인이 숨지는 사고도 발생했다. 지난 10일 오후 경기 의정부시 호원동에서는 초속 9m 안팎의 강풍이 불던 중 상가 건물에 설치된 간판이 추락해 길을 지나던 20대 남성이 숨졌다. 사고 간판은 가로 15m·세로 2m 규모로, 관할 지자체에 신고나 허가 절차를 거치지 않은 무허가 광고물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광주·전남에서도 강풍에 따른 간판 안전조치 관련 신고는 반복돼 왔다.
지난 11일 광주소방본부에는 바람에 간판이 흔들린다는 내용의 신고가 8건 접수됐다. 지난해 5월9일에는 광주 북구 일곡동 한 약국 건물 3층에서 간판이 덜컹거린다는 신고가 접수돼 당국이 안전 조치에 나섰고, 같은 날 해남 삼산면에서는 강풍에 간판이 뜯겼다는 신고도 있었다. 같은 해 4월13일 순천 해룡면에서는 카페 간판 낙하 우려 신고가 접수됐으며, 사흘 뒤인 4월16일에도 광주 서구 치평동 한 상가 건물에서 간판이 떨어졌다는 신고가 접수돼 소방당국이 출동했다.
24년 12월말 기준 광주에는 벽면·돌출·지주이용간판 등 옥외광고물이 1만668개 설치돼 있으며, 전남은 1만2천34개다. 당국은 이들 간판에 대해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3년마다 정기 안전점검과 풍수해 대비 점검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현행 옥외광고물법은 면적 5㎡를 초과하면 신고를, 10㎡를 넘길 경우 지자체의 허가를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따라 면적 5㎡ 이하의 소형 간판은 관리·단속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불법 간판은 물론, 골목 상가나 아파트 단지 내 소형 간판 상당수가 제도 관리 범위에서 벗어나기 쉬운 구조다.
의정부 사고처럼 허가나 신고 없이 설치된 불법 간판도 상당수 있을 것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 실제로 감사원은 2021년 6~9월 서울·부산·광주·경기 지역을 대상으로 실시한 '옥외광고물 안전관리 실태' 감사에서 허가·신고 대상 옥외광고물의 92%가 무허가·미신고 상태로 설치돼 있었다고 지적한 바 있다.
불법 간판에 대한 철거와 제거 조치는 매년 수백건씩 이뤄지지만, 근절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다. 한국지방재정공제회 옥외광고 행정통계에 따르면, 광주의 불법 간판 철거·제거 건수는 2022년 310건, 2023년 223건, 2024년 303건으로 나타났다. 전남은 같은 기간 351건, 469건, 41건으로 집계됐다.
한 자치구 관계자는 "일부 상인들은 간판 설치와 관련한 기준이나 절차를 알지 못한 채 설치하는 경우도 있다. 현행 제도에서는 관리 대상이 되는 간판이 한정돼 있어, 소규모 간판까지 일괄적으로 점검하는 데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며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추락 방지 가이드라인 마련·의무화 등 제도 개선과 함께 상인 스스로 간판 상태를 점검하고 보강하려는 인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강주비기자 rkd98@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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