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 부표 보조금 수사 불똥…자원순환 선도 기업 “억울해”

오상민 기자 2026. 1. 13.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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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권익위, 부정수급 수사 의뢰에 업계 술렁
“비리 업체와 도매금 안 돼” 폐부표 회수 
보상·물류망 연계 수거 등 모범사례 기업 위축 우려
한 업체 작업자가 부표를 수거해 폐기하는 모습. 독자 제공

정부의 친환경 인증부표 보급 사업이 보조금 부정수급 논란으로 도마 위에 올랐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최근 관련 의혹에 대해 해양경찰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선 가운데 자원 순환 시스템을 정착시키려 노력해 온 정직한 기업들마저 억울한 피해를 입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권익위는 최근 인증부표 교체 보조금을 부정하게 타내 다른 어업인에게 공급했다는 의혹을 포착하고 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 미세플라스틱 문제 해결을 위한 정책 자금이 불법 리베이트 등으로 새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폐부표 회수와 관리에 힘써온 선도 기업들까지 싸잡아 비난받는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는 점이다. 수산업계에서는 해양 환경 보호를 위해 자체적인 순환 모델을 구축한 기업들이 비리 업체와 동일한 잣대로 평가받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가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직하게 보조금을 집행하고 해양 쓰레기 해결에 앞장선 곳들이 부당한 의심을 받는 것은 정책의 본질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실제 일부 기업은 단순 판매를 넘어 '생산자 책임 재활용'(EPR) 이상의 관리 체계를 갖췄다.

A사는 어업인이 폐부표를 육지로 가져오면 처리비용 일부를 보전해 주는 '폐부표 회수 보상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이는 과거 논란이 된 불법 리베이트와 달리 해양 투기를 막기 위한 유인책 성격이 강하다.

물류망을 활용한 곳도 있다. B사는 인증부표 배송 차량이 복귀할 때 빈 차로 돌아오는 대신 어촌계에 쌓인 폐자재를 수거하는 전담팀을 가동했다. C사의 경우 제품에 고유 식별 번호를 부여해 생산부터 폐기까지 전 유통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제품의 수명이 다할 때까지 책임지는 구조를 실현한 셈이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인증 부표 회수 체계 미흡으로 여전히 많은 양이 해양 쓰레기로 방치되는 등 정책 목표와 현실 사이의 괴리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직하게 순환 모델을 실천하는 기업들이 수사 여파로 오히려 위축되는 역차별 현상이 우려된다.

전문가들은 옥석 가리기가 시급하다고 조언한다. 보조금 집행의 투명성은 확보하되 실제 비용과 노력을 들여 자원 순환에 기여하는 기업에는 확실한 지원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역 한 해양환경 전문가는 "규제 일변도의 정책보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한 제도 보완이 이뤄져야 한다"며 "성실한 참여자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진정성 있는 기업을 가려내고 정책적으로 보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상민기자 sm5@ksilbo.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