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형 앞둔 법정에 소환된 케플러 갈릴레오 몽테스키외...尹 "다수가 진실은 아냐"

조소진 2026. 1. 13.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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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란 우두머리 재판 결심 재개]
결심공판 출석한 尹, 졸지 않고 집중
'침대 변론' 비판에 "재판 지연 안 해"
몽테스키외·케플러·갈릴레오 언급
재판부 "오늘 종료, 다른 옵션 없어"
편집자주
초유의 '3대 특검'이 규명한 사실이 법정으로 향했다. 조은석·민중기·이명현 특별검사팀이 밝힌 진상은 이제 재판정에서 증거와 공방으로 검증된다. 진상 규명과 책임 추궁을 위한 여정을 차분히 기록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2024년 11월 22일 서울 중구 신라호텔에서 열린 제56회 국가조찬기도회에서 기도하고 있다. 왕태석 선임기자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에 대한 결심공판이 13일 서울중앙지법 417호 형사대법정에서 재개됐다. 지난 9일 채 마치지 못한 결심공판의 연장 기일이다.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변론' '결심공판 연장' 등 초유의 사태에 법정 안팎은 이른 아침부터 인파로 가득 찼다. 윤 전 대통령은 지난 결심공판 때와는 달리 변호인단의 변론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 측은 갈릴레오 갈릴레이 등을 거론한 뒤 "다수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날 결심공판은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 지귀연) 심리로 오전 9시 30분부터 열렸다. 넥타이 없이 하얀색 셔츠에 짙은 남색 정장 차림으로 법정에 들어선 윤 전 대통령은 다소 굳은 얼굴로 자리에 앉아 재판 시작 전 변호인과 귓속말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을 보였다.

재판부는 당초 결심공판 절차를 9일 마칠 예정이었다. 하지만 함께 재판을 받는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측이 증거조사에만 8시간가량을 쓴 탓에 이날로 추가 기일을 잡았다. 피고인석에는 윤 전 대통령 외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를 받는 김 전 국방부 장관,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 김용군 전 제3야전군사령부 헌병대장(대령), 조지호 전 경찰청장, 김봉식 전 서울경찰청장, 윤승영 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수사기획조정관, 목현태 전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이 함께 자리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13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내란 우두머리 혐의 2차 결심공판에 출석해 변호인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원 제공

윤 전 대통령 측은 '침대 변론' '재판 지연' 등의 비판을 의식한 듯 "정당한 변론활동에 대해 악의적 오해가 있다"는 말로 변론을 시작했다. 그의 변호인단은 △사법심사 불가능 △헌재 결정 △수사권 부존재와 증거능력 부존재 등 13개에 달하는 PPT 자료를 준비했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재판 지연 등의 책임을 특검으로 돌렸다. 이경원 변호사는 "특검이 피고인과 직접 관련이 없는 증인을 최우선으로 정하고, 자극적인 증인을 선정해서 한 것은 내란몰이의 연장선"이라며 "변론 종결 직전에 그 전에 다뤄지지 않은 내용을 담은 공소장 변경 허가 신청을 하고, 노상원 수첩 관련 내용을 대거 추가했다"고 주장했다. 특검이 결심 직전 공소장을 변경한 것은 변호인단의 방어권 행사 방해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반복한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서증조사 내내 고개를 숙이고 졸았던 지난 기일과 달리, 이날은 변호인단의 변론을 집중해 청취했다. 굳은 표정으로 모니터를 응시하다가 고개를 끄덕였고, 오전 재판이 끝난 뒤에도 퇴정하지 않고 김 전 장관과 그의 변호인과 연신 상의하는 모습을 보였다. 윤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절차적 요건, 국무회의 실체 적법성'에 관해 이야기하던 배의철 변호사 말을 중간에 끊고 직접 국무회의 회의록 기재 방법에 대해 설명하기도 했다.

배보윤 변호사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미국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언급하며 "계엄 선포는 정당하고, 사법 판단의 대상이 아니다"라는 주장을 이어갔다. 지난해 2월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도 같은 주장을 했었다. 배 변호사는 프랑스 철학자 몽테스키외도 언급했다. 삼권분립에 기초한 우리나라 헌법에 따라 비상계엄을 선포했고, 이는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변호인단은 이어 내란죄 수사권이 없는 검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가 위법 수사 끝에 기소한 만큼 수사기록 전체가 위법 수집 증거에 해당한다는 주장을 이어갔다. 이동찬 변호사는 천동설과 지동설에 관련한 과학자 요하네스 케플러, 갈릴레오 갈릴레이를 거론하며 "이들의 공통점은 그래도 지구는 돈다고 말한 것"이라며 "다수가 언제나 진실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을 심리 중인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 지귀연 부장판사가 지난달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 417호 법정에서 열린 윤 전 대통령 재판 전 언론 공개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윤 전 대통령 측의 계속된 서증조사에 재판부는 "가급적 오후 5시까지 (서증조사가) 끝나야 한다" "최대 8시간까지 말씀하셨는데 6시간이 됐다. 칼같이 끝내진 않겠지만 시간 안배를 하셔야 했는데 아쉽다"라고 언급했다. 그러자 윤 전 대통령은 "오전에 헌법 관련 사항에 대해 시간을 들여 설명을 했는데, 특검이 주요 증인 신문을 빨리 진행했으면 헌법 전문가를 증인으로 세워서 했으면 됐을 것"이라며 다시 특검 탓을 했다.

지 부장판사는 지난 기일에도 "13일에는 반드시 종결하겠다. 다른 옵션은 없다"고 못 박았다. 윤 전 대통령 측은 이날 증거조사를 포함해 최종변론에 6∼8시간을 사용하겠다고 예고했다. 윤 전 대통령과 다른 피고인들의 최후진술 시간까지 고려하면, 이날 특검 측 구형은 오후 늦게나 가능할 전망이다.

특검은 결심에 앞서 특검보와 부장검사급 이상 간부들을 소집해 장시간 구형량을 논의했다. 내란 우두머리죄의 법정형은 사형, 무기징역 또는 무기금고만 가능하다. 김용현 전 장관 등 군경 수뇌부 7명에 대한 구형은 '사전 인식(모의 여부)' '가담 정도(행위)' 등에 따라 구형량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결심공판을 끝으로 윤 전 대통령의 내란 우두머리 혐의 재판은 구속기소된 지 352일 만에 1심 재판의 변론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다. 선고는 다음 달 중순 법원 정기인사 전에 이뤄질 전망이다. 윤 전 대통령은 현재 '3대 특검'으로부터 기소돼 서울중앙지법에서 총 8개의 형사사건 재판을 받고 있다. 이 중 공수처 체포영장 집행 방해 혐의 사건은 16일 1심 선고가 예정돼 있다.

조소진 기자 sojin@hankookilbo.com
장수현 기자 jangsue@hankookilbo.com
이서현 기자 he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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