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 앞두고 지역사회 요구 ‘봇물’
"중앙-지방정부 재정배분 6대4로"
시민토론회선 자치권 확대 목소리
"2할 수준 행정권한 대폭 확대해야"
주민참여 확대·교육자치 개선도

광주·전남 행정통합 특별법 발의가 오는 16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재정 분권 확대와 지방자치 권한 강화를 법안에 명확히 반영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이어지고 있다.
광주지역 5개 자치구청장은 13일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정통합이 수도권 일극 체제와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인 만큼, 재정분권과 자치권 강화를 핵심 내용으로 특별법에 담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번 행정통합은 자치와 분권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추진돼야 한다"며 "세수 집중을 막기 위해 광주시가 자치구에 배분하는 교부세와 재원조정교부금 비율을 법정화하고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통합 이후 자치구의 보통교부세를 직접 교부하고 전남 시·군과 광주 자치구 간 재정 격차 해소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주민세(개인분), 담배소비세, 자동차세 등 현재 광역 시세로 분류된 일부 세목을 자치구세로 전환하거나 배분 방식을 조정해 자치구의 안정적인 자체 재원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했다.
실제로 인구 7만 명이 채 되지 않는 전남 일부 기초자치단체가 3천억 원 가까운 교부세를 받는 반면, 광주는 시세의 23.5%를 5개 자치구에 배분하면서 전체 재원조정교부금 규모가 약 3천억 원에 그치는 점이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임택 동구청장은 "주민 생활과 가장 가까운 기초자치단체가 오히려 더 강화되는 통합이 돼야 한다"며 "자치와 분권의 취지에 맞는 제도가 특별법에 반영돼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날 오전 광주시의회 1층 로비에서 열린 '새로운광주포럼' 주최 제1회 타운홀미팅에서도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간 재정 배분 구조를 조정해 자치재정권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토론에 참석한 최형식 전 담양군수는 "실질적인 분권을 위해 중앙과 지방의 재정 배분 비율을 6대4 수준으로 조정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 지방소비세를 현행 25.3%에서 50%로, 지방소득세율을 10%에서 30%까지 높이는 재정제도 개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문인 북구청장도 "문재인 정부에서도 6대4 재정 분권을 추진했지만 7대3 수준에도 미치지 못했고, 최근에는 다시 8대2 구조로 회귀했다"며 "균형발전과 재정분권이 국가 과제로 제시된 만큼 개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행정통합이 이뤄질 경우 특별법을 통해 지방정부 권한을 얼마나 확대할 수 있는지도 주요 쟁점으로 꼽힌다. 현재 지방정부가 수행하는 사무 가운데 국가 사무가 약 4만9천 건에 달하는 반면 지방 사무는 1만1천 건 수준에 불과해 행정 권한의 약 80%가 중앙정부에 집중돼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특별법 특례조항에 국가 사무의 지방 이관을 명시해 실질적인 권한 분산을 이뤄야 한다는 요구도 커지고 있다.
지역 시민단체 관계자는 "자치입법권 확대와 자치조직권 강화, 주민 참여 확대, 교육자치 개선, 국가와 지방 간 협력 강화 등이 가시화되지 않는다면 행정통합의 의미가 반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다양한 요구가 제기되면서 특별법 내용에 대해 정치권과 지역 사회의 합의를 어떻게 이끌어낼지가 향후 추진 과정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한편 광주·전남 행정통합 추진협의체는 특별법 초안을 토대로 조율을 거쳐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에 제시할 예정이며, 15일 공청회와 국회 논의를 통해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
/박재일 기자 jip@namdo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