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방탄 소재 국산화 단숨에 세계 방산 강자로 [스타트업 살리기 프로젝트]
방탄복·헬멧·헬기 방호재 소재
빠른 납기 발판 폭발적인 성장
창업 4년 만에 매출 100억 돌파
전기차·드론 시장 진출 본격화

전 세계에서 단 4곳만 보유하고 있던 초경량 방탄 소재 기술을 부산의 한 스타트업이 국산화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주)한국정밀소재산업이다. 2020년 창업한 후 4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다시 매출이 두 배로 늘며 부산발 ‘딥테크’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껏 글로벌 방탄 소재 시장은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였다. 방탄복, 헬멧, 자주포 및 헬기 내장 방호재의 핵심 소재인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기반 복합재는 미국 기업 2곳과 유럽 기업 2곳이 전 세계 물량을 독점해 왔다.
우리 군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돈을 미리 지불하고도 소재를 받기까지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소위 말하는 ‘슈퍼 을’의 시장이었다. 글로벌 방산 대기업 하니웰에서 아시아 방산 사업을 총괄했던 윤형수 대표는 이 지점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윤 대표는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며 이 소재의 폭발적인 수요와 국산화의 절실함을 체감했다. 한국의 정밀한 제조 공정 기술을 접목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앞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의 확신은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정밀소재산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5번째로 초경량 방탄 복합재의 독자 개발 및 양산화에 성공했다.
성장세는 말 그대로 ‘로켓형’이다. 2020년 창업해 2022년 13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44억 원, 2024년 100억 원을 돌파했다. 2025년에도 두 배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놀라운 점은 생산량의 90%가 수출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개발된 제품이라는 희소성 덕분에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독점 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느린 납기를 한국 특유의 빠른 배송과 유연한 대응으로 극복했다. 윤 대표의 글로벌 인맥과 아시아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물류 속도는 한국정밀소재산업을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만들었다.
한국정밀소재산업은 현재의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공격적인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강원도 원주 부론산업단지에 약 6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제조 공장을 신설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원주와 제천 등에 생산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적용 분야도 넓어진다. 군용 방탄 소재를 넘어 전기차(EV) 배터리 팩 차폐재, 드론용 초경량 구조재 등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획기적으로 가벼운 소재의 특성은 무게가 곧 경쟁력인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한국정밀산업소재의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최근 105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지난 18일에는 산업은행 주관 ‘KDB 라이징 웨일(Rising Whale)’상을 수상하며 부산을 대표하는 유망 스타트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