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경량 방탄 소재 국산화 단숨에 세계 방산 강자로 [스타트업 살리기 프로젝트]

장병진 2026. 1. 13. 1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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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한국정밀소재산업
방탄복·헬멧·헬기 방호재 소재
빠른 납기 발판 폭발적인 성장
창업 4년 만에 매출 100억 돌파
전기차·드론 시장 진출 본격화
한국정밀소재산업 윤형수 대표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초경량 방탄 소재 기술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재찬 기자 chan@

전 세계에서 단 4곳만 보유하고 있던 초경량 방탄 소재 기술을 부산의 한 스타트업이 국산화하며 글로벌 방산 시장의 판도를 흔들고 있다. 주인공은 (주)한국정밀소재산업이다. 2020년 창업한 후 4년 만에 매출 100억 원을 돌파했고 지난해 다시 매출이 두 배로 늘며 부산발 ‘딥테크’의 저력을 증명하고 있다.

지금껏 글로벌 방탄 소재 시장은 철저하게 ‘공급자 위주’였다. 방탄복, 헬멧, 자주포 및 헬기 내장 방호재의 핵심 소재인 ‘초고분자량 폴리에틸렌’(UHMWPE) 기반 복합재는 미국 기업 2곳과 유럽 기업 2곳이 전 세계 물량을 독점해 왔다.

우리 군 역시 전량 수입에 의존했다. 돈을 미리 지불하고도 소재를 받기까지 최소 6개월을 기다려야 하는, 소위 말하는 ‘슈퍼 을’의 시장이었다. 글로벌 방산 대기업 하니웰에서 아시아 방산 사업을 총괄했던 윤형수 대표는 이 지점에서 기회를 포착했다.

윤 대표는 “글로벌 기업에서 근무하며 이 소재의 폭발적인 수요와 국산화의 절실함을 체감했다. 한국의 정밀한 제조 공정 기술을 접목한다면 충분히 글로벌 시장을 앞설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고 말했다.

윤 대표의 확신은 결과로 나타났다. 한국정밀소재산업은 국내 최초이자 세계 5번째로 초경량 방탄 복합재의 독자 개발 및 양산화에 성공했다.

성장세는 말 그대로 ‘로켓형’이다. 2020년 창업해 2022년 13억 원이었던 매출은 2023년 44억 원, 2024년 100억 원을 돌파했다. 2025년에도 두 배 가까이 매출이 늘었다.

놀라운 점은 생산량의 90%가 수출이라는 점이다. 미국과 유럽은 물론, 아시아권에서는 최초로 개발된 제품이라는 희소성 덕분에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독점 기업들의 고질적인 문제였던 느린 납기를 한국 특유의 빠른 배송과 유연한 대응으로 극복했다. 윤 대표의 글로벌 인맥과 아시아 지리적 이점을 활용한 물류 속도는 한국정밀소재산업을 글로벌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만들었다.

한국정밀소재산업은 현재의 성장에 안주하지 않고 공격적인 인프라 확장에 나서고 있다. 최근 강원도 원주 부론산업단지에 약 600억 원을 투입해 대규모 제조 공장을 신설하기로 협약을 맺었다. 원주와 제천 등에 생산 거점을 확보함으로써 글로벌 수요에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양산 체제를 갖춘다는 전략이다.

적용 분야도 넓어진다. 군용 방탄 소재를 넘어 전기차(EV) 배터리 팩 차폐재, 드론용 초경량 구조재 등 고부가가치 시장 진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강철보다 강하면서도 획기적으로 가벼운 소재의 특성은 무게가 곧 경쟁력인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핵심 기술로 꼽힌다.

한국정밀산업소재의 성과는 대외적으로도 높게 평가받고 있다. 최근 105억 원 규모의 시리즈 A 투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했으며, 지난 18일에는 산업은행 주관 ‘KDB 라이징 웨일(Rising Whale)’상을 수상하며 부산을 대표하는 유망 스타트업으로서의 입지를 공고히 하고 있다.

윤 대표는 “전량 수입하던 전략물자를 우리 기술로 만들고, 이제는 역으로 전 세계에 수출하고 있다는 점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방산 분야의 국산화 자립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부산의 기술력이 세계 시장에서 스탠더드가 될 수 있도록 기술 혁신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