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장 머니무브’에 부담 커진 은행권… 예대금리차 더 좁아지나?
증권사로 자금 이동에… 예금금리 ↑

은행권의 예대금리차 축소 흐름이 연초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연말 자금 이탈 가능성에 대비해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선제적으로 끌어올리며 수신 방어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증권사로의 자금 이동이 구조적으로 확대되는 상황에서 예대금리차 축소는 당분간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 예대금리차 평균(정책금융 제외)은 지난해 8월 1.480%포인트(p)에서 9월 1.456%p, 10월 1.424%p, 11월 1.350%p로 낮아졌다. 예대금리차가 세 달 연속 축소된 것이다.
예대금리차 축소는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대출금리를 웃돈 영향이다. 통상 시장금리가 오를 경우 대출금리가 먼저 반영되며 예대금리차가 확대되는 흐름이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예금금리 인상 폭이 더 컸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중 취급 기준 5대 은행의 가계대출 평균 금리는 연 4.26~4.65%로 10월보다 금리 상·하단 모두 상승했지만 같은 기간 예대금리차는 오히려 축소됐다.
기준금리가 동결된 상황에서도 은행들이 예금금리를 인상한 것은 수신 이탈 압력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증권사 종합투자계좌(IMA) 도입과 주식시장 강세로 예금에서 증권시장으로의 자금 이동이 늘어나면서, 은행들은 수신 규모를 방어하기 위해 예금금리를 쉽게 낮추기 어려운 상황에 놓였다.
실제로 최근들어 은행에 묶여있던 자금이 증권사 금융상품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선보인 1호 IMA 상품은 모집 과정에서 잇따라 한도가 소진되며 조기 마감됐다. 특히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28조349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용거래융자는 투자자가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한 금액을 뜻한다.
반면 5대 은행의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2163조1712억원으로 전월보다 5조7383억원 감소했다. 정기예금 잔액은 같은 기간 971조9897억원에서 939조2863억원으로 32조7034억원 줄었다.
이에 은행들은 즉각적인 대응책으로 예금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은행들은 연 3%대 정기예금과 4%대 적금 상품을 잇따라 선보이고 있는 것이다. SC제일은행은 지난 2일부터 일부 정기예금 금리를 인상해 4~5년 만기 상품 금리를 연 2.7%에서 2.85%로 0.15%p 올렸고, 같은 상품의 3개월 만기 금리는 1.75%에서 2%로, 6개월 만기 금리는 2%에서 2.1%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신한은행은 '신한 My플러스 정기예금'을 통해 12개월 만기 최고 연 3% 금리를 제시했으며, NH농협은행도 'NH올원e예금'을 기본금리 3% 수준으로 운영 중이다.
지방은행은 금리 경쟁을 더욱 공격적으로 하고 있다. BNK경남은행은 1년 만기 '주거래 프리미엄 적금'에 연 최대 4.10% 금리를 내걸었고, 광주은행도 12개월 만기 '여행스케치_남도투어적금'에 동일한 수준의 최고금리를 적용했다. 일부 특판 상품은 연 6~7%대 금리를 제시하며 수신 방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하지만 은행 내부에서는 예금금리 인상이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가계대출 총량관리 기조가 유지되는 데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이미 높은 수준에 형성돼 있어 대출금리 추가 인상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예금금리만 끌어올릴 경우 이자마진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증권사 IMA 계좌는 운용 성과에 따라 안정형 4~4.5%, 일반형 5~6%, 투자형은 6~8% 수준의 목표 수익률을 제시하고 있어, 은행 예금 상품으로 이와 같은 수익률을 맞추는 데는 구조적인 제약이 따른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IMA가 예금의 대안으로 인식되면서 은행들도 예금 상품 경쟁력을 다시 고민하고 있다"며 "지수연동예금이나 공동구매정기예금 등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변동성이 큰 환경에서 고객들이 유동성을 중시하는 경향이 강해 장기 상품 선호는 낮아졌다"며 "IMA가 완판되긴 했지만, 상품 구조의 제약은 향후 변수로 남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유진아 기자 gnyu4@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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