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도 우려한 칭다오 항로 개설, 최악의 경우 ‘229억원’ 반납 가능성

제주-칭다오를 잇는 화물선 항로에 대한 '지방재정투자심사' 이행 여부가 화두로 떠올랐다.
제주도는 행정안전부로부터 심사를 받지 않고, 도의회 동의만으로 항로 개설에 따른 비용을 지출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반대로 심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도청 안에서도 항로 개설의 법적 근거가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나왔지만 사실상 강행한 것이어서, 1년에 70억원 넘게 물어줘야 하는 항로 손실보전금과 더불어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의 발목을 잡을 전망이다. 뿐만 아니라 항로 개설 문제로 인해 최악의 경우, 제주도가 정부로부터 교부세 229억원을 반납할 수도 있어 논란은 커질 전망이다.
[제주의소리] 취재에 따르면, 제주도는 지난 2일 행정안전부에 칭다오 화물선 항로 개설 사업이 지방재정투자심사 대상에 포함되는지 유권해석을 의뢰했다. 행정안전부는 같은 달 6일 제주도에 답변을 보냈다. 답변 내용은 포함된다는 것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10월, 제주와 중국 칭다오를 잇는 국제 컨테이너 화물선 항로를 개설했다. 1927년 개항한 제주항이 무역항으로 지정된 지 57년만의 일이다.
700TEU급 컨테이너 화물선을 매주 1차례꼴 연간 52차례 운항하는 것으로, 손익분기점은 연간 1만400TEU다. 1TEU는 20피트(ft) 크기 컨테이너(외부 기준 길이 7.058m, 너비 2.438m, 높이 2.591m) 1개 분량을 의미한다. 매번 화물선의 약 35%를 채워야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제주도는 화물선 항로 개설의 근거를 ▲제주특별자치도 항만의 관리·운영에 관한 조례(이하 항만 조례) ▲제주특별자치도 업무제휴-협약 등에 관한 조례(이하 업무제휴 조례)를 들었다.
항만 조례 제11조를 보면 '도지사는 안전한 항만운영과 도내 해상교통 활성화를 위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업에 대하여 필요한 경비의 일부를 예산의 범위에서 지원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또한 업무제휴 조례 제5조를 보면 '10억 이상 재정적 부담이나 주민의 권리를 제한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업무제휴-각종협약을 체결하기 위해서는 미리 도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하지만 행정안전부는 지방재정법 제37조에서 명시한 '지방자치단체의 장은 다음 각 호의 사항에 대해서는 미리 그 필요성과 타당성에 대한 심사를 직접 하거나 행정안전부장관 또는 시·도지사에게 의뢰하여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의무 조항을 들어 도의회 동의 전에 투자심사를 받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제주도는 법제처에도 유권해석을 의뢰해 최종 판단을 받겠다는 입장이지만, 애초부터 무리였다는 지적이 나온다.
제주도는 도청 고문 변호사 2명으로부터 투자심사 대상인지 아닌지 여부에 대해 자문을 받았다. 변호사 2명은 각각 '대상이다', '대상이 아니다'라는 정반대 입장을 내놨다. 반대 의견이 분명 포함돼 있었지만 제주도는 위험을 무릅쓰고 강행한 셈이다.

'지방교부세법 시행령' 제12조를 보면, 지방재정법 제37조에 따른 투자심사를 받지 아니하거나 투자심사 결과를 따르지 아니하고 재정투자사업에 지출한 경우에는 지출한 금액 이내에서 교부세를 감액하거나 반납한다.
제주도와 중국 선사가 체결한 3년 계약이 유지된다면, 계약 기간 동안 지출한 비용만큼 제주도가 받을 정부 교부세를 감액·반납하는 상황도 벌어질 수 있다. 정부에 낼 교부금을 추정해보면 현재 환율로 따져볼 때 3년 치 계약금을 합한 229억 원이다. 만약 계약을 파기한다면 소송전으로 비화될 수도 있다.
결국 민선 8기 성과를 달성하기 위해 무리한 사업을 추진한 결과라는 비난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 당원모임인 '국민주권 도민행복 실천본부(실천본부)'는 13일 기자회견을 갖고 "불법적으로 혈세가 낭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