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택의 환골탈태 … 반도체 클러스터 기반 국제첨단도시로

이대현 기자(lee.deahyun@mk.co.kr) 2026. 1. 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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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주한미군 이전 발표후
'평택특별법' 제정돼 19조 투입
세계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로
美국제학교·아주대 분원 갖춘
국제고덕신도시 개발도 '박차'
KTX·GTX·서해선 교통 확충
평택항과 서해대교 전경. 평택시

주한미군 이전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떠안았던 평택시가 지난 30년 동안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성장 도시로 탈바꿈했다. 미군 주둔 도시가 쇠퇴의 길을 걸어온 해외 사례와 달리 평택은 첨단산업과 국제도시로 체질을 바꾸며 '지방자치 성공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1995년 평택군, 송탄시, 평택시 통합 당시 평택은 전국적으로 이름이 알려지지 않았다. 미군기지가 있다는 정도로만 인식됐고 일부는 아예 충청도 지역으로 오해할 만큼 도시 브랜드가 낮았다.

하지만 지난 30년간 평택은 완전히 새로운 도시로 재탄생했다. 지금의 평택은 '대한민국 성장 거점' '세계 반도체 산업의 핵심 도시'라는 명확한 정체성을 갖췄다.

평택의 전환점은 2003년 정부의 주한미군 평택 이전 발표였다. 미군기지 확장은 도시 전체의 개발 제한과 경제 구조 왜곡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이에 따라 미군 이전에 따른 부담을 제도적으로 보완하기 위한 특별법 제정이 추진됐다. 평택지원특별법은 단순한 보상 차원의 법이 아니었다. 수도권 규제 완화, 대규모 산업단지 물량 배정, 대학 이전·증설 허용, 국제교육기관 설립 근거 마련, 국제화계획지구 지정 등 도시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꿀 수 있는 내용을 담았다. 법 제정 이후 약 18조8000억원의 국가 재정이 평택 지역 개발에 투입됐다.

특별법의 가장 상징적인 성과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유치다. 법에 따라 수도권 대기업 공장 신증설이 가능해지면서 평택은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품게 됐다. 정부와의 협의 과정에서 산업단지 물량 확보가 난항을 겪었지만, 단계적 배정을 통해 총 430만평의 공업 물량을 확보했고 이 중 120만평이 삼성전자 캠퍼스로 조성됐다. 이후 반도체 생산은 2017년 본격화됐다.

산업 성장과 함께 도시 규모도 급격히 커졌다. 평택의 지역내총생산(GRDP)은 2022년 40조원을 돌파했고, 인구는 29년 연속 증가해 65만명에 이르렀다. 청년층 유입이 이어지며 혼인율과 출산율도 전국 평균을 웃돌고 있다. 평택은 '사람이 모이는 도시'로 변모했다.

신도시 개발 역시 특별법의 산물이다. 고덕국제신도시는 국제화계획지구로 지정돼 단계적 개발을 거쳐 현재 총 1340만㎡ 규모로 조성되고 있다. 삼성전자 입주, SRT 정차역 신설 등과 맞물리며 평택의 핵심 주거·업무 거점으로 성장했다.

교육·의료 기반도 한층 강화되고 있다. 국제학교 설립은 오랜 진통 끝에 미국 명문 '애니라이트스쿨'이 최종 선정되며 추진에 속도가 붙었다. 특히 시는 KAIST 평택캠퍼스 유치에 성공했다. 시는 최근 'KAIST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혁신캠퍼스 신축 실시설계 착수 간담회'를 열고 건축 실시설계를 본격 착수했다. 2029년 개교를 목표로 추진된다.

아울러 아주대병원 평택 분원 건립은 500병상 규모의 최첨단 시설로 조성돼 중증·감염병 치료의 핵심 역할을 맡게 되며 의료 복합 클러스터 구축을 통해 연구와 진료가 결합된 미래형 의료도시 기반도 마련되고 있다.

철도망 확충 또한 평택의 도시 경쟁력을 더욱 높이고 있다. SRT 개통으로 활성화된 평택지제역에는 곧 KTX가 정차할 예정이며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A·C 노선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평택지제역은 SRT 정차를 계기로 수도권 1호선과 연계된 복합 환승역으로 재탄생했고, 이용객은 2017년 78만명에서 2024년 278만명으로 급증했다. 올해 수원발 KTX가 정차하고 GTX-A·C 노선 연결도 예정돼 있어 전국 접근성이 한층 강화된다.

지난해 문을 연 안중역은 서해선이 운행되며 서해안권 교통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향후 KTX 정차와 신안선 연계로 여의도까지 직접 연결되는 구상이 추진되고 있다. 평택역과 평택지제역은 각각 문화광장과 복합환승센터로 새롭게 탈바꿈할 예정이다.

정장선 평택시장은 "정말 숨 가쁘게 달려온 것 같다. 평택시가 지금 대한민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도시로 널리 알려져 무척 기쁘면서도 뿌듯하다"며 "지난 30년 동안 평택시의 위상이 높아진 건 시민과 행정, 지역사회가 함께 한 걸음씩 내디딘 결과다. 오랜 시간 동안 우리 지역에 관심을 두고 지역 발전을 위해 함께 고민해주신 많은 분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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