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들면 하체 근육만 단련? 반쪽짜리 운동…복근도 챙겨요

이병문 매경헬스 기자(leemoon@mk.co.kr) 2026. 1. 13.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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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년 건강의 완성은 복근
목·어깨결림, 요통, 변비 등
전신질환 범인은 '복근쇠약'
보행기능 저하 초래하기도
탄탄한 3박자 전략은
운동·단백질(영양)·숙면
운동해도 근육 안 붙으면
건강검진표 알부민 수치 확인
게티이미지뱅크

나이가 들면서 쇠약해지기 쉬운 근육은 허벅지 앞쪽 '대퇴사두근'이다.

그러나 고령화와 함께 근육량이나 근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또 다른 부위가 있다. 평소 그다지 인식하지 않는 '복근(腹筋)'이다.

의학계와 스포츠 과학계는 최근 '복근' 약화가 고령자 삶의 질을 결정짓는 핵심 요소라고 강조하고 있다.

복근은 글자 그대로 '배에 있는 근육'을 의미하며 복근은 위치와 역할에 따라 크게 △복직근(腹直筋) △복사근(腹斜筋) △복횡근(腹橫筋)으로 나뉜다. 복직근은 배 앞에 곧게(直) 뻗은 근육으로 흔히 말하는 '식스팩'이다. 복사근은 배 옆면에 비스듬하게(斜) 뻗은 근육으로 몸통을 돌릴 때 쓰이며 외복사근과 내복사근으로 세분화된다. 복횡근은 배를 가로질러(橫) 감싸고 있는 가장 깊은 곳 근육으로 '천연복대' 역할을 한다.

복근은 몸통을 받치고 자세와 골반을 안정시키는 작용을 한다. 일반적으로 복근은 몸의 중심부에 위치하는 복직근을 가리키며 나이가 들면서 쉽게 쇠약해진다.

신규철 제일정형외과 병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늙음은 다리부터 시작된다며 하체 근육만 단련하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그것은 오해"라며 "건강 장수를 누리려면 상반신(체간) 근육인 복근도 동시에 단련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리근육(대퇴사두근) 감소는 일상생활 속에서 쉽게 의식할 수 있다. 걷거나 계단을 오를 때 통증이나 힘에 부치는 느낌이 바로 오기 때문이다. 하지만 복근은 눈에 잘 띄지 않는다. 앉아 있는 시간이 길어지면 복근은 거의 이완된 상태로 유지된다. 또한 복근은 큰 움직임을 만들기보다 '몸통을 지탱'하는 역할을 하므로, 완전히 힘이 빠져 자세가 굽어지기 전까지는 약해졌다는 사실을 깨닫기 어렵다. 나이가 들면서 복부에 지방이 쌓이면 근육의 질이 떨어지고 수축력이 급격히 저하된다.

복근이 약해지면 적지 않은 문제가 생긴다. 단순히 배가 나오는 데 그치지 않고 전신 건강에 도미노 현상을 일으킨다.

먼저 복근이 쇠약해지면 척추나 요추의 S자 곡선을 유지할 수 없어 등이 굽는 이른바 '새우등(허리 굽힘)'이 된다. 이러한 외형 변화는 나이보다 '늙어 보이는' 원인이 된다.

또 자세가 나빠져 목이나 어깨, 허리에 부담이 되고 어깨결림이나 요통도 생기기 쉬워진다. 고령이 되면 남녀 불문하고 늘어나는 변비는 복압을 조절하는 복근의 쇠약이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장이 수축·확장하는 연동운동이 부실해지고, 나아가 변을 밀어내는 힘도 약해지면서 변비가 일어나 쉬워진다. 약해진 복근은 깊은 호흡을 방해해 폐 기능에도 악영향을 주고 균형감각이 떨어져 낙상위험도 증가한다.

그렇다면 왜 나이가 들면서 복근 근육량이 줄어드는 것일까?

가장 큰 이유는 일상생활에서 복근을 사용할 일이 적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정좌(正座)를 하면 굽었던 골반이 꼿꼿이 세워지고, 굽어 있던 허리와 등도 기지개를 켜듯 쭉 펴지는데, 이때 복근이 사용된다. 정좌는 단순히 얌전하게 앉아 있는 자세가 아니라, 복근을 끊임없이 사용해 몸을 지탱하는 '앉아서 하는 운동'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밥상이 아닌 테이블과 의자에서 식사를 하거나, 소파나 등받이가 있는 의자를 사용해 정좌할 기회가 줄어들고 있다. 의자에 앉는 경우에도 의식적으로 자세를 바로 잡으려면 복근을 사용한다. 그러나 등받이가 있으면 기대는 사람이 많다. 편한 자세에 익숙해지면, 복근에 힘이 들어가지 않게 되어 근육량 감소나 근력 저하로 이어지기 쉽다. 남성은 일반적으로 주로 복부 횡격막을 수축시키는 복식호흡을 위해 무의식 중에 복근을 사용한다. 여성은 기본적으로 흉부 늑간근을 수축시키는 흉식호흡 때문에, 남성에 비해 복근이 약한 경향을 보인다. 근육 전문가인 일본 준텐도대학원 스포츠 건강과학 연구과 마치다 슈이치 교수는 니혼게이자이신문에서 "복근은 대퇴사두근과 비슷하게 속근 비율이 높아 나이가 들면서 탄력을 잃고 위축되기 쉽다고 생각된다. 다만, 보행 기능 저하는 다리 힘의 쇠약이라고 인식하지만, 복근의 쇠약은 알아차리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마치다 교수 연구팀이 65~74세 일본인 남성 1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로코모티브 신드롬(Locomotive Syndrome·운동기 증후군)에 해당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복직근과 대퇴사두근의 근육 두께(근두께)가 눈에 띄게 얇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고령 남성의 건강과 근육량의 상관관계를 다룬 매우 중요한 연구로 평가받고 있다. 뼈, 근육, 관절 등의 운동기 장애가 발생하면 보행이 어렵고 일상 생활이 제한되어 돌봄(요양) 지원을 받아야 하거나 와병 위험을 높인다. 이 때문에 나이가 들면 복근과 대퇴사두근을 중점적으로 단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복근 운동하면 흔히 상체를 일으키는 '크런치(Crunch)'를 떠올리지만, 근육을 수축시키며 힘을 쓰는 이 방식은 '컨센트릭(Concentric·단축성 근수축)'으로 목을 다치기 쉽다. 그래서 의자에 앉아 상체를 천천히 뒤로 젖히는 '엑센트릭(Eccentric·신장성 근수축)' 운동이 추천된다. 근육을 늘리며 버티는 이 동작은 속근을 주로 사용해 근비대(筋肥大)와 근력 향상에 효과적이며 사무실이나 가정에서 틈틈이 실천할 수 있다. 근육 트레이닝을 매일 하는 것은 오히려 역효과를 부를 수 있다. 근육은 운동으로 파괴된 근섬유가 영양과 휴식을 통해 이전보다 강하게 재생되는 '초회복(超回復)' 과정을 거친다. 복근은 회복에 약 24~48시간이 소요되므로, 운동 후 이틀 정도는 쉬어주며 주 2회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근육통은 아직 복구가 끝나지 않았다는 신호이므로, 이때 무리하게 운동하면 오히려 근육 재생에 억영향을 준다.

공복 운동은 근육 분해를 초래하므로 식후 60~90분 뒤에 진행한다. 특히 아침·점심 식사에서 부족하기 쉬운 단백질을 의식적으로 보충하고, 에너지원인 탄수화물도 적절히 섭취해야 한다. 근육은 성장 호르몬이 분비되는 수면 중에 복구되고 강해지기 때문에 수면의 질 관리가 필수적이다. 특히 입면 직후의 깊은 잠(논렘수면) 때 호르몬이 왕성하게 분비되므로 숙면을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 충분한 운동과 단백질 섭취에도 효과가 없다면 영양 상태를 점검해야 한다. 혈액 속 '알부민' 수치가 낮으면 영양소가 필요한 부위로 잘 전달되지 않아 운동 효과가 떨어진다.

[이병문 의료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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