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콜롬비아·베네수와 마약 밀매 반군 소탕 계획”

미국이 콜롬비아와 함께 베네수엘라에 거점을 둔 콜롬비아 최대 반군 소탕 작전을 준비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베네수엘라 다음 ‘표적’으로 콜롬비아를 지목하며 악화했던 양국 관계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콜롬비아 유력 주간지 세마나는 11일(현지시간) 미 정보기관 문서를 입수해 이 같은 내용을 보도했다. 문서에는 “미국은 델시 로드리게스 베네수엘라 임시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베네수엘라 영토에서 민족해방군(ELN)을 공격하기 위해 개입할 것”이라며 “베네수엘라 당국의 압박으로 ELN의 이동이 제한됐고, 콜롬비아군과도 협력하고 있다”고 명시돼 있다.
미국은 콜롬비아 반군 조직인 ELN이 마약 밀매에 연루된 것으로 보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미 정보기관은 콜롬비아 국경과 가까운 베네수엘라 영토에 ELN의 주요 거점이 있는 것으로 파악했다. 이를 바탕으로 미국은 콜롬비아·베네수엘라와 삼각 공조 체제를 구축해 ELN을 표적으로 한 작전을 준비해왔다.
문서에는 “베네수엘라 내 ELN에 대한 다자 개입이 임박했다”며 “약 300명의 무장 대원이 (베네수엘라) 정권의 지원을 받는 캠프에 있으며 디오스다도 카베요 베네수엘라 내무장관 등 정부 인사들이 해당 캠프를 방문한 정황도 있다”는 내용도 담겼다.
이 문서는 지난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이후 작성된 것으로, ELN 공격 작전과 지역 공조, 진행 상황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콜롬비아 군 고위 관계자는 “베네수엘라 내 ELN 거점 공격 시 (무장 대원이) 콜롬비아로 들어올 가능성에 대비해 국경에 최대 3만 명의 병력을 배치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세마나에 말했다.
구스타보 페트로 콜롬비아 대통령도 12일 엑스에 ELN이 베네수엘라 지역 주민의 땅을 빼앗아 불법 작물 재배를 해왔다고 지적하며 “평화 협상에 응하지 않으면 베네수엘라와의 합동 군사 행동도 불사하겠다”고 경고했다. 다만 콜롬비아 정부는 미국과의 공동 작전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극좌 게릴라 조직인 ELN은 콜롬비아 정부의 ‘골칫덩이’로 남아왔다. 콜롬비아 정부와 ELN은 2023년 6월 평화협상을 통해 1년간 휴전에 합의했지만, 지난해 1월 ELN이 콜롬비아 북동부 카타툼보 지역에서 수십 명의 사망자를 낸 공격을 벌이면서 휴전은 무산됐다. ELN은 5000~6000명의 무장 대원을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며 콜롬비아 약 200개 지역에서 치안을 위협하는 동시에 최근에는 활동 무대를 베네수엘라로 넓혔다.
미국 역시 ELN을 주요 표적으로 삼고 있다. 미국에서 기소된 마두로 대통령은 베네수엘라에 자리 잡은 ELN을 보호하고 이들과 공모해 코카인을 밀매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콜롬비아를 ‘세계 최대 코카인 생산지’로 지목하고 군사작전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갈등을 빚었던 양국 지도자는 다음 달 초 정상회담을 할 계획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9일 “콜롬비아와 미국 모두에게 매우 긍정적인 결과가 있을 것”이라며 “코카인과 기타 마약의 미국 유입을 반드시 차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ELN은 페트로 대통령 경고에 한발 물러섰다. 이들은 이날 엑스에서 “올해 콜롬비아 선거 이후 새 정부와 협력해 빈곤 퇴치, 생태계 보호, 농촌 지역 마약 거래 근절을 목표로 하는 협약을 체결하고 싶다”고 밝혔다.
윤기은 기자 energyeu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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