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21세기 2분기 시작

기호일보 2026. 1. 13. 1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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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욱 (사)한국도시계획가협회인천지회장
정재욱 한국도시계획가협회 인천지회장
새해가 시작되어 이제 열흘이 지나고 있다. 2026년 병오년(丙午年)은 붉은 말의 해라고 한다. 열정, 추진력, 성장 등의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의미를 담고 있는 단어와 연결되는 해라고 한다. 2000년대를 들어서면서 새 천년에 대한 기대와 염원의 분위기와 함께 'Y2K (밀레니엄 버그)' 대혼란에 대한 공포와 종말론 등으로 지구촌 전체가 소란스러웠던 기억이 난다. 그렇게 요란하게 시작된 21세기가 벌써 25년을 지났다.

한 해를 지내면서 한 분기가 지나는 즈음에 뒤를 돌아보고 앞을 준비하고 점검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래서 한번 돌아보았다. 지난 21세기의 1분기는 인간 게놈 완성, 유전자 편집기술 발전, 소셜미디어 등장과 디지털 미디어의 확산, 우주 관광과 개발 시대로의 개막, 암호화폐와 디지털화폐의 등장과 블록체인, 생명공학의 발전과 의료 기술의 발전 등 대단한 기술적 진보와 혁신있었다. 그동안 인류가 이루고자 했던 꿈이 현실화하는 단계로 들어서는 기간이었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진행된 반도체 기술과 인공지능의 발전은 제조, 건설, 국방, 교육, 의료, R&D 등 전 분야에서 기술적 혁신에 기여하고 있다.

대화하는 생성형 AI는 이미 우리 일상에서 자리 잡아가고 있고 산업 분야는 휴머노이드라는 피지컬 AI가 새로운 일상으로 들어오고 있다. 물류센타, 제조공장에서 사람이 수행하던 위험하고 힘든 작업은 물론이고 정교한 조립 작업까지 휴머노이드가 투입되기 시작했다. 노동자가 없는 생산공장이 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도 이러한 변화는 가사노동 해방에 대한 기대와 함께 시작되고 있다. 사람이 가사 노동에서 완전히 벗어나 오직 가치 있는 일에 시간을 사용하고자 하는 일명 '제로 레이버 홈(Zero Labor Home)'의 실현이다. 로봇이 아침식사 준비와 자동차 키 등을 챙겨 출근을 돕고 집안을 청소하며 세탁기를 돌리고 빨래를 개어 정돈한다. 사람이 필요할 때 일상에서 필요한 업무를 의논하고 처리한다. 이러한 이야기 속 모습들을 'CES 2026'에서 국내 대기업이 선보였다. 나의 삶과는 관련없는 미래의 모습으로 접하던 휴머노이드의 등장이 현재가 되었다. 이제 인간과 생활 속의 동반자로 들어올 날이 가까이 온 것이다.

고대로부터 도시는 안전한 삶과 편리한 생활을 제공하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다. 또 과학기술과 산업의 발전은 도시의 공간 규모를 거대화하고 거리의 풍경을 바꾸어 왔다. 여전히 '살기 좋은 도시'를 향한 화두는 다양한 시각에서 개별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근래에는 극단의 도시화와 지역소멸, 소셜믹스, 공동체 회복, 1인 가구, 초고령사회와 인구구조 변화, 기후위기와 리질리언스, 지속가능성과 도시재생, 인공지능, 자율주행차량과 스마트시티 등 전례 없이 다양한 현상과 이슈가 복합적으로 도시에 쏟아지고 있다. 여기에다 휴머노이드를 인간과 함께 살아갈 도시의 한 구성원으로 포함해야 하는가이다. 초고령사회가 던지는 사회적 이슈는 베이비부머 1세대가 70대로 들어서기 시작하면서 주거, 돌봄, 요양 등 전반에 걸쳐 커지고 있다. 인공지능을 탑재한 휴머노이드는 저출산과 인구 감소, 가족의 분화로 인한 구조적 변화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휴머노이드는 초고령사회의 고령자의 삶의 모든 공간에서 함께하는 동반자로 자리 잡아가면서 도시공간 구조의 변화에도 영향을 끼칠 것으로 예상된다.

산업구조의 변화와 미래 기술의 발전은 어떤 도시에는 급격한 쇠퇴를 주기도 하고 도시의 구조를 완전히 바꿔 놓기도 한다. 새로 조성되는 스마트도시는 더욱 고도화, 지능화되어 기술적 신문명의 양극화로 가고 있는 측면도 있다. 2026년의 열흘이 지나는 지금 이런 생각을 해 본다. 이들 거대한 파급력을 갖은 과학기술의 발전이 도시와 인류의 번영에 있어 기회일까 아니면 또 다른 다중위기(Polycrisis) 일까. 오늘도 거대한 변화의 와류 속에 긍정의 미래도시를 그리며 아침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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