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당국, 반정부 시위 숨기고 ‘친정부 시위’ 부각···하메네이 “트럼프에 경고”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연일 격화하고 있는 중 친정부 시위가 각지에서 벌어졌다. 이란 관리들은 친정부 집회에 참여해 정권에 관한 지지가 건재하다며 주장하는 한편 미국의 제재 등 개입을 우려해 물밑 협상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나돌루통신은 12일(현지시간) 수도 테헤란과 남부 케르만, 동부 비르잔드 등 에서 정부를 지지하는 시위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란 시민들은 테헤란의 앵겔랍 광장에 모여들어 이란 국기를 흔들며 이란의 내정에 관한 외국의 간섭을 규탄했다. 이란 당국은 해당 시위를 ‘미국과 시오니스트의 테러리즘에 관한 봉기’라고 규정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란 국영 TV는 시위대 수만명이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이라는 구호를 외치면서 행진하는 모습을 전했다. 앞서 이란 국영 TV는 오전 내내 이란 정부 관계자, 안보 당국, 종교 지도자들을 상대로 시위 참여 촉구 성명을 내보냈다.
이날 친정부 집회에는 여러 고위 관리가 참석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이날 시위대와 함께 행진하며 “이란 국민은 강인함을 유지하고 존재감을 드러내야 한다”고 말했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도 시위에 참여해 참여자들에게 손을 흔들며 “정부는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는 이날 시민들이 운집한 사진을 엑스에 공유하며 “결의에 찬 이 대규모 집회는 내부 용병을 통해 실행하려던 외부의 음모를 완전히 좌절시켰다”며 “(이번 시위는)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 개입을 위협한 데에 대한 경고”라고 밝혔다.
이란 정부는 반정부 시위의 배후에 이스라엘과 미국이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무함마드 마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은 이날 친정부 집회에 참여해 “(이란은) 경제전, 심리전, 미국과 이스라엘에 관한 군사 전쟁, 테러와의 전쟁이라는 네 가지 전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 지도부가 대중을 향해 미국을 향한 비난 수위를 높인 것과 달리 당국은 미국에는 협상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과 질의응답 중 “이란 정권이 공개적으로 하는 말은 미 행정부에 사적으로 보내는 메시지와 상반된다”며 “대통령은 (이란의) 메시지들을 검토할 의지가 있다”고 말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이날 알자지라와 인터뷰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와 소통에 관해 “시위 전후로 계속됐고, 현재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과의 소통 채널은 열려 있다”고 덧붙였다.
미국에 기반을 둔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이날 이란 반정부시위와 관련해 최소 646명이 사망했으며 1만721명이 체포 후 구금됐다고 밝혔다. HRANA는 579건의 사망 사건을 추가로 검토 중이며 이란 내 인터넷이 완전히 차단되면서 정보에 접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도 밝혔다.
https://www.khan.co.kr/article/202601121642001#ENT
배시은 기자 sieunb@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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