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만 명 넘게 일본 찾았더니, 더 내라?”… 그래서. 비싸지면 제주? ‘글쎄’
여행 수요는 ‘대체’가 아니라 ‘재배치’로 움직였다

2025년 일본 노선에서 제주항공을 이용한 탑승객은 402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단일 항공사 기준 역대 최대치입니다. 항공사 증편과 엔저, 근거리 선호가 만든 결과로 풀이됩니다.
그러나 정작 수요가 커지자 일본은 관광객에게 더 많은 비용을 부과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틀었습니다.
숙박세는 전국으로 확산됐고, 외국인 차등 요금 검토가 시작됐으며, 출국세는 3배 인상이 확정됐습니다.
사람을 불러 모은 것은 국적사를 비롯한 하늘길 몫이었고, 비용을 회수하는 것은 일본 정부와 지자체였습니다.
이런 분리가 지금 여행 시장의 계산법을 바꾸고 있습니다.
■ 항공이 만든 수요, 단일 사업자 기준 402만 명
13일 제주항공에 따르면 2025년 한 해 일본 노선 탑승객은 402만 7,000여 명으로 집계돼 단일 항공사 기준 역대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전년 대비 4.8% 증가한 수치입니다.
인천~도쿄·오사카·후쿠오카 노선은 각각 연간 50만 명을 넘겼고, 일본 노선 탑승객 중 외국인 비중은 32.6%에 달했습니다.
제주항공은 증가 요인으로 엔저 기조와 근거리 해외여행 선호, 공급석 확대를 꼽았습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엔저 기조와 근거리 여행 선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확대와 노선 경쟁력 강화를 통해 일본 노선 이용객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 일본은 환대가 아니라 관리로 방향을 틀어
일본은 수요를 더 받기보다 비용을 회수하는 쪽으로 갔습니다.
정부 당국과 지방자치단체에 따르면 숙박세 도입 지자체는 올해만 26곳으로 늘었고, 연말에는 50곳에 육박할 전망입니다.
교토는 숙박세 상한 인상을 검토 중이고, 도쿄는 정률제 전환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에 외국인 요금을 2~3배 받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습니다.
출국세는 1,000엔에서 3,000엔으로 인상이 확정됐습니다.
일본 현지 여행업계 한 관계자는 “관광은 더 이상 환대 산업이 아니라 관리 대상이 되고 있다”며 “일본 정부와 지자체는 관광을 비용 회수와 분산의 대상으로 재정의하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 그래서 묻는다… 비싸지면 제주는 올까
이 정책 전환 행보는 일본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여행자의 총비용이 오르면 수요는 이동합니다. 문제는 그 이동의 방향입니다.
결론부터 말하면, 일본이 비싸진다고 해서 제주로 자동 이동하지는 않습니다.
여행자는 가격보다 총비용과 불편의 크기를 봅니다.
환율 리스크, 관광세, 숙박세, 출국세, 혼잡, 언어, 동선. 이 변수가 겹칠수록 여행자는 ‘덜 실패할 선택’을 고릅니다.
결국 제주는 그 선택지 중 하나일 수는 있지만, 자동 해답은 아닙니다.
‘비싸지면 올 것’이라는 인식은 경계할 필요가 있습니다.

■ 어떤 수요는 오고, 어떤 수요는 흩어진다
이동 가능성이 높은 쪽은 단기·단거리 선호층, 가족 단위, 중장년층, 일정 유연성을 중시하는 층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들은 일본이 복잡해질수록 제주를 대안으로 검토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반면 20~30대 경험 중심 여행자, 장기 체류형 여행자는 일본 대신 다른 해외 목적지로 이동하거나 여행을 미루는 경향이 더 강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래서 이 변화는 호황이 아니라 재배치에 가깝습니다.
이동은 생기지만, 집중은 아닙니다.
■ 제주는 수혜지가 아니라 검증 대상
제주는 이 흐름의 수혜자가 아닙니다. 오히려 검증 대상입니다.
덜 불편한 선택지로 남을 수 있는지, 아니면 다른 곳으로 밀릴지의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혼잡 관리, 이동 편의, 숙박 품질, 가격 투명성, 체류 콘텐츠가 함께 따라가지 않으면 제주는 ‘덜 나쁜 선택’을 넘어설 수 없습니다.
사람을 부르는 주체와 돈을 받는 주체가 다를 때, 시장은 어디로 갈까.
지금 그 답이 만들어지고 있고, 그 과정 한복판에 제주가 있습니다.

이건 호황이라기보다 재배치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재배치는 언제나 다음 승자와 다음 탈락자를 함께 만듭니다.
관광정책 학계의 전문가들은 “일본 비용 인상은 제주에 기회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더 치열한 비교의 시작이기도 하다”며 “제주가 선택받기 위해서는 가격보다 이동 편의, 체류 품질, 혼잡 관리 같은 기본 조건부터 정비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JIBS 제주방송 김지훈(jhkim@jibs.co.kr)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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