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정류장엔 '운행정보 없음' 문구만 깜박깜박…시내버스 파업에 출근길 '아수라장'

허유정 2026. 1. 13.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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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1번 운행정보 없음.'

서울 중구에 있는 회사까지 버스로 출근하는데 시내버스 파업으로 정류장에 발이 묶였다.

서울 시내버스 회사 64곳이 운영하는 394개 노선, 버스 7,000여 대가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멈췄다.

서울 강남대로 일대 버스 정류장 전광판을 가득 채운 '차고지' '운행정보 없음' 문구들 사이에 마을버스만 '2분 후' '8분 후' 도착 안내가 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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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여의도·종로 가보니
버스 정류장은 '운행정보 없음'
지하철·마을버스는 인산인해
13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에서 버스를 기다리던 시민들이 시내버스 파업 소식을 듣고 발길을 돌리고 있다. 남병진 기자

'261번 운행정보 없음.'

13일 오전 7시 35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환승센터. 직장인 최지영(33)씨는 정류장 전광판에 뜬 문구를 한참 올려다보다 한숨을 푹 내쉬었다. 서울 중구에 있는 회사까지 버스로 출근하는데 시내버스 파업으로 정류장에 발이 묶였다. 최씨는 "가뜩이나 날도 추운데 출근길이 너무 고되다"며 택시를 잡기 위해 종종걸음으로 뛰어갔다.

전국자동차노동조합연맹 서울시버스노동조합(서울시버스노조)이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과 임금 인상 등을 놓고 이날 오전 1시 30분까지 막판 교섭을 벌였으나 결국 결렬돼 총파업에 돌입했다. 서울 시내버스 회사 64곳이 운영하는 394개 노선, 버스 7,000여 대가 오전 4시 첫차부터 운행을 멈췄다.

출근길 시민들은 혼란에 빠졌다. 시내버스 파업 소식을 미리 알지 못했던 시민들은 버스정류장에서 휴대폰으로 실시간 운행 상황을 확인하며 발을 동동 굴렀고, 지하철은 평소보다 이른 시간부터 극심한 혼잡을 빚었다.

여의도환승센터에서 만난 직장인 이서현(29)씨는 매서운 추위 속에서 20분 넘게 버스를 기다리다 지도 앱을 확인하고서야 상황을 알아챘다. 이씨는 "평소엔 10분이면 오던 차가 안 와서 이상하다 해서 보니 파업 중이더라"며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거리가 멀어서 늘 버스를 탔는데 이럴 줄 알았으면 차라리 좀 걷더라도 지하철을 탈 걸 그랬다"고 당황스러워했다.

13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이 출근하는 시민들로 북적인다. 나민서 기자

지하철역은 몰려든 시민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서울지하철 5호선과 9호선이 지나는 여의도역은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어 형광색 조끼를 입은 안전요원들이 곳곳에서 질서 유지에 나섰다. 이수정(33)씨는 "버스 파업 때문에 지하철을 타러 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열차를 두 대나 보내야 했다"고 토로했다. 서울지하철 1호선 종각역에서 만난 노지화(35)씨도 "평소에도 사람이 많아 간신히 끼어 타는데 오늘은 그보다 훨씬 심했다"며 "역마다 승객이 밀려들어 정차 시간이 길어지는 바람에 도착이 늦어졌다"고 말했다.

마을버스로 발길을 돌린 시민들도 적지 않았다. 서울 강남대로 일대 버스 정류장 전광판을 가득 채운 '차고지' '운행정보 없음' 문구들 사이에 마을버스만 '2분 후' '8분 후' 도착 안내가 떠 있었다. 목이 빠지게 기다리던 시민들은 서초03번 등 마을버스가 들어설 때마다 서둘러 올라탔다. 신림동에서 양재동으로 출근하는 박미리내(44)씨는 "평소엔 강남역 중앙버스정류장에서 440번이나 452번을 타는데 오늘은 파업이라 서초09번을 타려고 왔다"며 "마을버스가 인근 동네를 돌아서 가기 때문에 집에서 20분 정도 일찍 나왔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출퇴근 시간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비상수송대책을 가동하고 있다. 지하철 운행 횟수를 하루 172회 늘리고, 출퇴근 혼잡 시간대 운행을 각각 1시간씩 연장했다. 심야 지하철 운행도 다음 날 오전 2시까지 확대했다. 25개 자치구는 지하철역과의 연계를 위해 무료 셔틀버스를 투입했다.

허유정 기자 yjheo@hankookilbo.com
남병진 기자 south@hankookilbo.com
김준형 기자 junbro@hankookilbo.com
나민서 기자 i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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