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기간제 교사 울린 ‘성범죄’, 교육계 퇴출로 엄단해야

강정원 논설실장 2026. 1. 12.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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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산의 한 사립고등학교에서 벌어진 성비위 사건이 지역 사회에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차기 교장 후보로 거론될 만큼 영향력이 컸던 50대 정교사가 고용이 불안정한 20~30대 후배 기간제 교사들을 상대로 상습적인 성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은 교육 현장에서 결코 일어나서는 안 될 참담한 일이다.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일탈을 넘어 사립학교의 폐쇄적 구조와 기간제 교사의 열악한 지위를 악용한 전형적인 '권력형 범죄'라는 점에서 사안의 심각성이 매우 중대하다.

  경찰 조사와 피해자들의 증언에 따르면 가해 교사 A씨의 행태는 안하무인이었다. 회식 후 노래방에서의 성폭행은 물론, 식당과 차량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기간제 교사들에 대한 성추행을 일삼았다고 한다. 교육의 전당인 학교에서 스승의 탈을 쓰고 약자의 처지를 범죄의 수단으로 삼은 것은 어떠한 변명으로도 용납될 수 없다.

  더욱 개탄스러운 것은 학교 측의 대응이다. 학교는 피해자 보호를 최우선으로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여자라면 누구나 당하는 일"이라거나 "소문내지 마라"는 식의 발언으로 사건을 축소·은폐하려 했다고 한다. 이는 피해자에게 씻을 수 없는 2차 가해를 입힌 것이며, 조직의 안위만을 생각하는 사립학교의 폐쇄적 카르텔이 얼마나 뿌리 깊은지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학교관계자들이 범죄를 인지하고도 묵인하거나 방조했다는 의심을 피하기 어렵다.

  울산교육청이 뒤늦게 최근 3년간 A씨와 근무한 전직 교직원 69명을 대상으로 한 전수조사와 특별 감사에 착수했다고 한다. 지난해 9월 첫 성비위 경찰 신고가 이뤄진지 3개월 여 만이다. 사립학교라는 이유로 감독을 소홀히 해온 교육청의 소극적인 행정이 제2, 제3의 피해를 방치한 셈이다. 교육청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가해 교사를 교육계에서 퇴출시키는 것은 물론, 사건 은폐에 가담한 학교 관계자들을 일벌백계해야 한다. 또한 사립학교 내 성비위 발생 시 교육청이 즉각적이고 실질적인 개입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완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기간제 교사는 소모품이 아니다. 그들의 고용 불안을 볼모 삼아 인권을 유린하는 행위는 우리 교육의 근간을 흔드는 범죄다. 경찰은 엄정한 수사를 통해 실체적 진실을 명백히 밝혀야 한다. 울산 교육계는 이번 사태를 뼈저린 반성의 계기로 삼아, 위력에 의한 성범죄가 발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강정원 논설실장 (mikangjw@iusm.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