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시간 끌기'…구월농산물시장 터 주거단지 전락
10여년 전 '롯본기힐스' 표방하며 매입
업무·상업·창업시설 비중 한 자릿수 그쳐
그사이 ㎡당 공시지가 230만여원 상승

'제2의 롯본기힐스'를 표방하며 업무·상업·주거시설로 복합 개발하는 청사진이 제시됐던 인천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일대가 롯데그룹 측에 매각된 지 10년 넘도록 방치되고 있다.
올해 철거를 거쳐 개발이 본격화할 예정이지만, 사업이 지연되는 동안 땅값이 급등한 부지는 1000세대 규모 공동주택과 오피스텔 등 주거시설 위주로 채워진다.
인천시는 옛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개발 사업 시행자인 롯데쇼핑㈜이 올 상반기 주택 건설 사업에 착공할 예정이라고 12일 밝혔다.
2020년 남촌농산물도매시장이 문을 열면서 폐쇄된 자리에는 주거복합시설이 들어선다. 총 6만872㎡ 면적 부지에 지상 49층 규모로 공동주택 999세대와 1314호 규모 오피스텔이 지어진다. 시설 비중으로 보면 공동주택(37.6%)과 오피스텔(54.6%)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업무시설(4.5%)과 상가(3%)·창업지원센터(0.3%) 등은 한 자릿수에 그친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와 건물이 롯데 측에 매각된 건 1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4년 3월 시는 롯데쇼핑과 3060억원 매각 금액으로 투자 약정을 맺었고, 이듬해 사업 시행자인 롯데인천타운㈜과 매매 계약을 체결했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2월 롯데인천타운을 흡수 합병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이 매각됐을 때만 해도 인근 인천터미널과 백화점 등 지역 상권을 연계한 복합 개발 청사진이 그려졌다. 당시 시는 구월동 일대가 일본 도쿄 문화·상업시설인 "롯본기힐스처럼 발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인천판 롯본기힐스 구상은 자취를 감추고 있다. 농산물도매시장이 옮겨지면서 "상업·문화·업무·주거 기능을 갖춘 복합 개발"을 목적으로 해당 부지는 '특별계획구역'에 지정됐지만, 2023년 주택 건설을 위주로 하는 사업 계획이 남동구 승인을 받았다. 구 관계자는 "구체적 착공 일정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며 "지난해 기존 시설물이 철거될 예정이었지만 일정도 지연된 상황"이라고 했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일대가 방치된 동안 개발 환경은 급변했다. 해당 부지와 맞닿은 구월2지구는 2021년 '미니 신도시'로 불리는 정부 신규 공공택지에 포함됐다. 구월농산물도매시장 부지 공시지가는 매각 당시였던 2015년 ㎡당 354만9000원에서 지난해 585만8000원으로 상승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기존 농산물도매시장 철거 심의가 완료됐고, 올해 철거 작업이 완료되는 대로 착공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초고층 건물이라 공사는 상당 기간 걸릴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준공 시기는 2030년 말 이후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순민 기자 smlee@incheonilbo.com
Copyright © 인천일보 All rights reserved - 무단 전재, 복사,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