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 인 여의도] ‘끝나지 않은 특검’…민주당, 3대 특검 미진 수사 겨냥한 ‘종합특검’ 강행

내란 특검, 김건희 특검, 순직해병 특검. 윤석열 정부를 관통해 온 이른바 '3대 특검'의 수사기간이 종료된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이 12일 미진했던 수사 영역을 다시 들여다보는 2차 종합특검법을 꺼내 들었다.
민주당이 이날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해당 법안을 의결하며 특검 정국의 불씨를 다시 지피자, 국민의힘은 "민주당의 일방 처리"라며 즉각 반발했다. 여야가 다시 한 번 정면충돌 국면으로 접어든 형국이다.
◆수사 종료가 아닌 '재수사'…2차 종합특검의 성격
수사 범위와 인력, 기간 모두 기존 특검을 넘어선 2차 종합특검법안은 단순한 특검 연장선이 아니라, 새로운 수사체계를 염두에 둔 '재설계'에 가깝다. 민주당은 "수사 기간과 권한의 한계로 핵심 의혹들이 제대로 규명되지 못했다"며 후속 특검의 필요성을 강조해 왔다.
특검 추천방식은 민주당과 함께, 의석수가 가장 많은 비교섭단체에서 각 1인씩 추천한다. 종합특검의 핵심은 수사 기간 170일과 수사 인력이다. 이번 특검은 특검보 5명, 특별수사관 100명을 축으로 한다. 파견 검사 수는 기존 30명에서 15명으로 줄었지만, 파견 공무원은 70명에서 130명으로 늘었다.
특검이 기존 검찰 수사인력에 의존해온 관행에서 벗어나겠다는 정치적 메시지가 분명히 담겼다. 민주당은 이를 "수사의 독립성 강화"라고 설명했다. 수사 대상에 검찰이 포함될 수 있는 만큼, 내부 이해관계로부터 거리를 두는 것이 불가피하다는 논리다.
법안은 △비상계엄 및 내란 관련 추가 의혹 △김건희 여사와 관련한 각종 권력형 이권 개입 의혹의 잔여 수사 △순직 해병 사건에서 제기된 수사 외압 및 윗선 개입 의혹의 확장 수사 등을 포괄하는 구조다. 단순한 연장이 아니라, '미진 수사 보완'이라는 점을 전면에 내세운 것이 특징이다.
종합특검법은 오는 15일 국회 본회의에 올라갈 전망이다.
◆안건조정위 의결…민주당 "불가피한 선택"
민주당은 여야 간 이견이 첨예한 상황에서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 의결이라는 절차를 택했다. 민주당은 "여당의 조직적인 반대로 정상적인 법사위 논의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며 "의혹 규명을 멈출 수 없다는 판단에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설명한다. 특히 민주당은 3대 특검 수사 결과를 두고, "국민적 의혹 해소에는 턱없이 부족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강조하고 있다.
특검이 존재했음에도 핵심 인물 소환이나, 윗선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이 후속 특검 추진의 명분으로 작용했다. 법사위 여당 간사인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기존 3대 특검에서 미진했던 수사 영역들에 대해 다시 수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며 2차 종합특검법 내용을 소개했다. 김 의원은 "파견 검사를 줄인 것은 특검이 검사에 지나치게 의존하는 수사방식을 탈피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의식에서였다"며 "수사 대상에 검찰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파견 검사를 줄이는 게 타당하다고 봤다"고 설명했다.
다만, 민주당은 통일교와 신천지를 둘러싼 정·교유착 의혹 특별검사법 처리는 이번 논의에서 제외했다. 이를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종교계와의 충돌, 사회적 파장 등을 고려해 우선순위를 조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3대 특검 후속 수사라는 명확한 틀을 벗어나는 사안까지 동시에 처리할 경우 논점이 흐려질 수 있다"는 신중론도 제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 "특검 무한반복…정치공세용 입법"
국민의힘은 민주당 주도로 이뤄진 이번 의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했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안건조정위 도중 취재진과 만나 "조정위를 하다가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표결에 들어갔고, 저와 주진우 의원은 반대해서 (회의장을) 나왔다"며 "2차 종합특검의 수사 대상 등을 원안보다 대폭 확대된 안을 들고 왔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또 "3대 특검이 6개월간 충분히 수사했음에도 수사 결과에 만족하지 못하고 내란몰이로 지방선거까지 치르겠다는 게 2차 종합특검이어서 그 취지 자체에 찬성할 수 없다"고 했다.
같은 당 주진우 의원은 "김경 서울시의원이 출국 금지가 안 된 상태에서 출국해 증거 인멸에 나선 것도 (있어서는) 안 될 판국인데, (경찰은) 어제 3시간 반 조사하고 돌려보냈다"며 "원래 특검은 이런 식으로 (수사기관이) 권력의 눈치를 볼 때 도입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야당 의원들은 "이미 특검까지 실시한 사안을 또다시 특검으로 가져가는 것은 전례 없는 일"이라며 "정치적 목적을 위한 특검 무한반복"이라고 주장했다. 또 안건조정위 의결 자체에 대해서도 "조정과 합의를 위한 제도를 다수당의 입법 강행 수단으로 악용했다"고 반발했다.
국민의힘은 본회의 단계에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대응을 예고하고 있다.
◆다시 특검 정국으로…정치권 긴장 고조
민주당이 특검 카드를 다시 전면에 내세운 것은 정국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읽힌다. 민주당은 "의혹 규명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국민의힘으로서는 방어적 국면이 불가피해졌다. 이에 따라 정국은 다시 특검을 둘러싼 정면 대치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민생 현안이 실종된 채 특검 공방이 정국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와 함께, "권력형 의혹에 대한 제도적 검증은 불가피하다"는 목소리가 동시에 나오고 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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