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거래 플랫폼에 “e음머니 삽니다”… 인천 지역화폐 부정유통 우려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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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인천e음(e음머니)을 현금화한다는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지역화폐와 정책수당의 부정유통 우려가 커지고 있다.
만약 정책수당으로 지급된 e음머니가 거래된다면 임산부·아동 등 특정 대상에게 돌아가야 할 선별 지원이 비대상자에게 이전되는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러나 취재 이후에도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서 e음머니 거래 게시물이 그대로 노출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관리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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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근마켓, 번개장터, 중고나라 등 주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인천e음(e음머니)을 현금화한다는 게시물이 반복적으로 노출되며 지역화폐와 정책수당의 부정유통 우려가 커지고 있다.
12일 중부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e음캐시 삽니다', 'e음카드 50만원 주유권 팝니다' 등의 제목을 단 게시물이 잇따라 확인됐다. 게시물에 적힌 거래 금액은 수십만 원대부터 많게는 200만 원대까지 다양했다.
실제 거래 과정은 매우 간단했다. 취재진이 구매자에게 접촉해 거래를 시도한 결과, 판매자는 인천e음 앱 '송금' 기능으로 e음머니를 먼저 이전해주고, 구매자는 해당 금액의 약 90% 수준을 별도 계좌이체로 지급하는 방식을 제시했다. 앱 내 잔액 이전 기능이 사실상 개인 간 현금화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 셈이다.
인천시는 이러한 개인 간 현금화 거래가 '부정유통'에 해당할 소지가 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취재 이전까지 이 같은 거래를 인지해 적발하거나 제재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문제는 e음머니가 현금으로 전환되는 순간 지역화폐의 정책 효과가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역화폐는 소비를 지역 내로 유도해 골목상권을 살리고 역외 소비를 줄이기 위해 도입됐다.
하지만 현금화 거래가 확산되면 지역 내 소비 촉진을 위해 투입된 인센티브가 개인 간 할인 거래로 빠져나가 공적 재원이 사실상 사적 이익으로 전환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e음머니를 할인해 현금으로 바꾸는 것은 '현금깡' 성격"이라며 "세금으로 조성된 재원이 필요하지 않은 곳으로 새는 구조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더 큰 쟁점은 거래 대상이 단순한 일반 충전 잔액에 그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이다.
취재 과정에서 '50만원', '주유권' 등 특정 금액과 용도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게시물이 다수 포착됐다. 시 관계자는 "주유가 가능한 상품권을 판다는 것은 임산부 교통비 지원 등 정책수당과 연관된 금액일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현금화가 반복된다는 것은 지원 항목이 실제 수요와 맞는지 의문을 던진다"며 "받아놓고 필요 없어서 파는 구조라면 제도 설계도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시 차원의 대응은 사후 인지에 머물렀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는 "행정안전부가 중고거래 플랫폼에 재판매 방지 협조 공문을 보내 모니터링을 요청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밝혔지만, 시가 직접 상시 점검하거나 차단을 요청해 적발로 이어진 사례는 현재까지 확인되지 않았다.
이 교수는 "공문은 협조 요청일 뿐"이라며 "거래 게시물을 직접 모니터링해 차단·조사·개선으로 이어지는 실질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중고거래 플랫폼 3사는 지역화폐 거래 금지 원칙과 키워드·신고 기반 모니터링을 운영 중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취재 이후에도 당근마켓과 중고나라에서 e음머니 거래 게시물이 그대로 노출된 사례가 확인되면서 관리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김종하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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