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데헌' 이재 "거절은 새로운 기회"… 美 본토 휘어잡은 K컬처
눈물흘린 이재 "사랑해, 엄마"
매기강 "韓문화 열풍에 감사"
'원 배틀 애프터…' 4관왕
'소년의 시간' 연기상 휩쓸어
'어쩔수가없다'는 수상 불발

올해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2관왕에 오르면서 오는 3월 개최되는 미국 아카데미상의 '케데헌' 수상 가능성에 청신호가 켜졌다. K팝 아이돌 콘셉트와 세계관, 한국 음식과 한국 관광지를 서사 배경으로 끌어안은 '케데헌'의 연이은 성공은 이제 K컬처가 글로벌 주류 서사의 중심 코드로 작동하고 있음을 또다시 입증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베벌리힐튼호텔에서 열린 제83회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케데헌'은 애니메이션 작품상과 주제가상 수상작으로 호명됐다. '케데헌'은 애니메이션 작품상, 주제가상, 시네마틱·박스오피스 성취상 등 3개 부문 후보에 올랐는데 이 가운데 트로피 2개를 받아냈다.
수상작 호명 직후 연단에 오른 매기 강 감독은 "한국 문화에 깊이 뿌리내린 이 영화가 전 세계 관객들에게 공감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며 "이 영화를 통해 우리는 우리가 아는 여성들의 모습 그대로, 강하고 대담하면서도 때로는 엉뚱하고 이상하고 먹고 싶어 안달이 나기도, 목이 마르기도 한 여성들을 그리고 싶었다"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케데헌'의 타이틀곡인 '골든'을 작곡했고 직접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이재는 주제가상 호명 직후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꿈을 이루지 못했던 시간을 헤쳐 나가기 위해 노래와 음악에 더 의지했다. 그 결과 지금 저는 이 자리에 서 있다"고 말해 환호를 받았다. 특히 이재는 눈물을 흘리며 한국어로 "사랑해, 엄마"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이어 이재는 "오늘 이 상은 눈앞에서 수없이 문이 닫혔던 사람들, 좌절을 겪어온 모든 이에게 바치고 싶다"며 "이제 확신할 수 있다. 거절은 끝이 아니라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Rejection is redirection). 그러니 절대 포기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이날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최다 트로피를 받아낸 영화는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로 4관왕에 올랐다. '원 배틀 애프터 어나더'를 연출한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은 작품상, 감독상, 각본상 등 주요 부문 상을 싹쓸이했고, 이 영화에서 퍼피디아 역으로 맡은 테야나 테일러가 여우조연상을 받아냈다.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는 남우주연상 수상에는 실패했다.
폴 토머스 앤더슨 감독은 소감에서 자신을 '까치'에 비유하면서 "우리는 남들이 하는 말의 조각들을 최대한 훔쳐온다. 토머스 핀천의 원작 소설 '바인랜드'를 각색하면서 많은 단어를 훔쳐왔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테야나 테일러는 벅찬 감정으로 "갈색 피부를 가진 나의 자매들과 갈색 피부의 어린 소녀들에게 나의 수상은 가장 중요한 메시지"라고 말했다.
비영어권 영화상은 클레베르 멘돈사 필류 감독의 브라질 영화 '시크릿 에이전트'에 돌아갔다. 영화 부문 남우주연상은 '마티 수프림'의 티모테 샬라메, 여우주연상은 '다리가 있다면 너를 걷어찰 거야'의 로즈 번 등이 받았다. 박찬욱 감독의 '어쩔수가없다'는 작품상, 비영어권 영화상에 올랐고 주연 배우 이병헌은 남우주연상 후보였으나 수상은 불발됐다.
드라마 시리즈 부문에선 넷플릭스 '소년의 시간'이 약진했다. '소년의 시간은 TV 미니시리즈상을 받아냈고, 소년 제이미 역의 오언 쿠퍼가 남우조연상, 제이미의 아버지 에디 역의 스티븐 그레이엄이 남우주연상, 제이미를 상담하는 브리오니 역의 에린 도허티가 여우조연상을 모두 받아냈다.
이날 시상식에선 영화산업에 대한 풍자와 자조, 무너지는 극장산업에 대한 안타까움, 그러면서도 뼈 있는 농담이 교차하는 대화들이 가득했다. 시상식 사회를 맡은 스탠드업 코미디언 니키 글레이저는 무대에 서자마자 "워너브러더스 입찰을 '5달러'부터 시작하겠다"고 말해 폭소를 이끌어냈다. 워너브러더스의 최근 매각 소식과 관련해 미디어 기업의 가치가 헐값으로 폭락한 현실을 비꼰 말이었다.
영화 '센티멘탈 밸류'로 남우조연상을 받은 스텔란 스카르스고르드는 "큰 자금이 투입되지 않은 작은 노르웨이 영화가 주목을 받아 너무 기쁘다. 이 영화는 꼭 극장에서 보길 바란다"며 "이제 영화관은 멸종 위기에 처했다. 불이 꺼지고 다른 사람과 심장박동을 공유하면서 영화를 보는 경험은 마법과 같다"고 말해 기립박수를 받았다.
[김유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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