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휴직 양극화…대기업 89% 쓸때 영세사업장은 60% 그쳐

● 영세사업장 40% “육아휴직 사용 못해”
12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의 ‘2024년 일·가정 양립 실태 조사’에 따르면 임직원 5~9명이 근무하는 영세 사업장의 경우 60.1%만이 ‘육아휴직 대상자 모두 육아휴직을 사용할 수 있다’고 응답했다. 21.8%는 ‘대상자 중 일부만 사용’, 18.1%는 ‘대상자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고 했다. 반면 임직원 300명 이상 대형 사업장에서는 89.2%가 ‘대상자 모두 사용 가능하다’고 답했다. 이번 조사는 임직원 5명 이상인 5000개 기업의 인사 담당자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영세 사업장 직원들이 육아휴직을 제대로 쓰지 못하는 이유는 인력 공백과 조직 문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육아휴직 대상자도 전혀 사용하지 못한다’고 응답한 영세 사업장 직원 중 가장 많은 이들(35.9%)이 ‘동료 및 관리자 업무 과중’을 이유로 들었다. 이어 ‘사용할 수 없는 직장 분위기’(31.3%), ‘대체인력 구하기 어려워서’(26.8%) 등의 순이었다. 육아휴직자의 대체인력을 따로 구하지 않는 데다 업무가 남은 직원에게 전가돼 쉽게 육아휴직을 사용하지 못하는 것으로 보인다.
사업장 규모에 따라 육아휴직 기간도 달랐다. 직원 300명 이상 사업장은 가장 길게 이용할 수 있는 육아휴직 기간이 평균 12.9개월이었지만, 직원 5~9명의 사업장은 평균 11.8개월이었다.

전문가들은 영세 사업장에서도 육아휴직을 많이 쓰게 하려면 단순히 지원금을 늘려주는 것보다 대체인력 확보 등 다양한 방안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권혁 고려대 노동대학원 교수는 “은퇴한 인력 등을 활용해 영세 사업장이 쉽게 활용할 수 있는 대체인력 고용시장을 만들고 육아휴직을 사용하는 근로자에 대한 임금도 지원해야 한다”며 “독일은 직업능력 개발 관련 휴직 등에 대해 임금을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 “일-가정 양립 위해 장시간 근로 개선 필요”

이번 조사에서 여성 근로자의 ‘유리천장’도 확인됐다. 2024년 평균 임원 수는 1.5명이었는데, 여성은 0.3명에 그쳤다. 인사 관리상 성차별 정도 문항에서 ‘채용 시 자격이 동일할 경우 남성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응답은 2.15점으로 다른 항목에 비해 점수가 높았다. 4점 만점에 점수가 낮을수록 성평등 수준이 높다는 뜻이다. ‘주요 업무나 보직에 여성보다 남성을 배치하는 경향이 있다’는 응답도 2.09점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한편 고용노동부는 중소기업 노동자의 육아휴직 장려를 위해 올해 대체인력 지원금을 월 120만 원에서 140만 원으로, 동료업무분담 지원금을 월 20만 원에서 60만 원으로 늘렸다. 특히 지원 기간을 ‘복직 후 최대 1개월’까지 포함하도록 늘렸다. 또 육아기 자녀를 둔 근로자를 위해 ‘10시 출근제’를 신설하고 단기육아휴직 등을 도입한다. 만 12세 이하 자녀를 둔 근로자가 육아를 이유로 근로시간을 줄일 수 있다면 정부가 사업주에 1인당 월 30만 원을 지원한다.
이문수 기자 doorwat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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