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생활고가 체제 바꾼다…47년 신정체제 '위태'

송태희 기자 2026. 1. 12. 1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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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이란 테헤란에서 열린 시위 모습. (A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에서 경제난으로 촉발된 거리 시위가 신정(神政) 체제를 거부하는 분노로 번지면서 보름째 테헤란을 포함한 곳곳에서 피비린내 나는 유혈 사태가 번지고 있습니다. 

1979년 이슬람 혁명으로 종교 지도자가 최고 권력을 가지는 신정 체제를 구축한 이란에서는 그간 크고 작은 민심의 저항이 터져나왔지만 이번 시위는 특히 중동 정세가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살얼음판 속에 불거진 것이어서 국제사회 또한 긴장 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습니다. 

47년 신정 체제의 정점에 선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표면적으로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하고 있지만 서방 전문가들은 그가 '레짐 체인지'(정권 교체) 구호에 둘러싸여 최대 위기에 직면한 상황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이번 시위는 그간 생활고에 시달리던 민심이 폭발하면서 '방아쇠'가 됐다는 점이 앞선 2009년이나 2022년 시위와는 차이가 있습니다. 

2009년에는 당시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대통령의 재선으로 귀결된 대선 결과를 놓고 야권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며 시위를 벌였지만 좌절됐고, 2022년 히잡 반대 시위는 22세 쿠르드족 여성 마흐사 아미니의 의문사를 불씨로 분노와 저항이 들불처럼 번졌습니다. 

이와 달리 이번 시위는 지난달 리알화 가치 폭락을 계기로 그간 서방의 제재에 따른 물가 폭등, 생활고 가중에 시달리던 민심의 분노가 상인을 구심점으로 거리로 터져나왔습니다. 

미 중앙정보국(CIA) 선임 중동 애널리스트로 근무했던 윌리엄 어셔는 "1979년 이후 이란 최대의 순간"이라며 "정권은 지금 매우 험난한 상황에 놓여 있고, 그 주된 원인은 경제"라고 말했다고 블룸버그 통신은 12일 보도했습니다. 

그는 "정권이 다시 통제력을 회복할 가능성은 좁고 그렇게 할 수 있는 수단도 줄어들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시위대의 구호가 단순한 경제난 해소가 아니라 정치체제의 근본적 변화를 요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슬람 혁명지도자 야톨라 루홀라 호메이니에 이어 1989년부터 이란 권력의 정점에 있는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직접 겨냥한 구호도 등장했습니다. 

시위대가 외치는 "팔레비 왕조가 돌아올 것", "세예드 알리는 무너질 것"과 같은 구호는 그동안 신정체제의 철권통치 하에서 절대 금기로 통하는 것들로 알려졌습니다. 

다만 팔레비 왕조 마지막 샤(국왕)의 아들로서 현재 미국에 망명 중인 레자 팔레비 왕세자가 온라인을 통해 시위 참여를 독려하는 등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시위대의 이 같은 구호는 왕정복고를 바란다기보다는 현 체제 타도를 위해 동원된 구호라는 해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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