널려있는 이란 시위대 시신 “사망자 2000명 넘을 수도”

이란의 대규모 반정부 시위 희생자가 천 단위 이상일 수 있다는 국제 사회 우려가 나오고 있다.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11일 사망자가 시민 490명, 군경 48명 등 모두 538명에 이르며 1만600명 이상이 체포됐다고 밝혔다. 이 기관이 전날 집계한 사망자는 116명이었는데 사망자가 5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노르웨이에 기반한 단체 이란인권(IHR)도 사망자가 최소 192명이라고 했다.
IHR은 이란 당국이 현지에서 인터넷과 통신이 60시간 넘게 차단된 점을 지적하며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따르면 일부 소식통은 20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고 전했다. 실제 이란에선 지난 8일 통신 차단 이후 정부 당국이 실탄을 사용해 강경 진압을 했고 사상자가 급증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소셜미디어에는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촬영됐다고 주장하는 영상이 올라오고 있다. 한 영상은 테헤란의 카흐리자크 법의학센터에서 찍힌 것으로 알려졌는데, 차량에서 시신이 무더기로 쏟아져 나오고 가방에 담긴 시신이 곳곳에 널려 있다. 여기저기서 가족을 잃은 사람들의 통곡하는 소리도 들린다.

창고나 체육관으로 보이는 장소에도 시신 수십 구가 널려 있다. 벽면에 걸린 스크린으로 피 묻은 시신의 얼굴을 계속 공개하는 장면도 있었다. 가족들에게 시신의 신원을 확인하는 과정으로 보인다. 영상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가족의 시신을 찾아 정신이 없는 모습이고, 신원을 확인한 사람들은 그 자리에 주저앉거나 얼굴을 손으로 가린 채 오열하고 있다.
IHR 이사인 마무드 아미리모가담은 “지난 3일간, 특히 전국적으로 인터넷이 차단된 이후 발생하고 있는 시위대 학살은 우리가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광범위할 수 있다”며 “국제사회는 이를 막기 위해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하라”고 했다.
로이터는 소셜미디어에 공개된 영상을 검증한 뒤 “날짜는 독립적으로 확인할 수는 없었다”면서도 “건물, 도로 배치, 해당 지역의 위성 이미지를 통해 위치를 확인했다”고 했다. 이를 바탕으로 프랑스 르몽드 등 주요 외신도 현장 사진을 공개하고 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이날 “시위대에 대한 폭력 진압 소식에 충격을 받았다”며 “이란 당국은 무력 사용을 최대한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모든 이란 국민은 평화롭고 두려움 없이 자신의 불만을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며 “국제법에 명시된 표현의 자유, 결사의 자유, 평화로운 집회의 자유는 전적으로 존중되고 보호돼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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