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성비 떨어지는 치료… ‘의료수가의 벽’에 막힌 다제내성균 [보이지 않는 지옥도, 다제내성균②]
중소병원, 시설 추가 투입 등 손해 불가피
요양병원 관계자 “수가 재조정 등 손봐야”

다제내성균 확산 방지책으로 신속한 격리 치료와 주변 환자 전수조사가 지목되고 있지만, 뒤따르는 인력과 시설 부담, 낮은 ‘의료수가’(의료 행위마다 산정·지급되는 비용) 등이 의료계 대응을 가로막는 장벽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 병원은 격리 병동과 전담 의료진 배치 등 인적·물적 자원 동원 자체가 어려운 데다, 다제내성균 의료수가는 폐렴보다 낮은 합병증 치료 수준으로 책정돼 ‘가성비’가 떨어지는 치료 행위로 간주, 기피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경기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이 다제내성균을 ‘부진단명’으로 포함, 책정한 일 평균 의료 수가는 병원급 2천470원, 의원급 1천700원이었다. 중환자실 격리관리료는 하루 5천~7천원대에 형성됐다.
문제는 현행 의료 수가 분류상 다제내성균 자체는 ‘주진단명’이 될 수 없어 다제내성균 치료에 단독으로 수반된 비용은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심평원 관계자는 “다제내성균은 폐렴이나 결핵처럼 주진단으로 수가가 산정되는 질환이 아니라, 대부분 다른 질환에 동반된 부수적 진단(합병증)으로 상병코드에만 반영된다”며 “이 때문에 다제내성균 단독으로 처치나 약제비를 청구하는 구조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일선 의료 현장에서는 실제 다제내성균을 치료하는 경우 ▲타 감염병 대비 여러 의료 행위별 수가를 청구할 수 없어 수익성이 떨어지고 ▲격리 병상을 운영해야 하는 탓에 병상 운영 효율도 크게 저하되며 ▲소규모 병원일수록 경영 악화로 이어져 환자 수용이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실제 최근 5년간(2020~2025년 9월) 다제내성균 관련 ‘감염예방관리료’ 또는 ‘격리관리료’ 청구 건수는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에서만 각각 5천684건, 1만4천317건으로 90% 이상이 쏠렸다. 병·의원급은 10% 미만인 719건 정도에 그쳤다.
병·의원급에서 다제내성균 환자 치료를 위해 중환자실을 가동한 ‘격리관리료’ 청구 건수는 21건에 불과했다.
도내 한 요양병원 관계자는 “감염 환자 한 명이 장기간 병상을 차지하면 병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병상당 수익률도 미미하거나 적자가 될 우려가 있다”며 “입원료나 감염관리료 정도 외에는 청구할 수 있는 수가가 거의 없는 상황에서, 인력과 시설은 추가로 투입해야 해 요양·중소병원 입장에서는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는 중소 병원에서의 다제내성균 진료를 어렵게 해 환자 및 보호자에게 고통이 되고 있다”며 “보건 당국이 다제내성균을 주진단명에 포함하고 수가를 재조정하는 등 대책을 세워 신속한 진단과 처치를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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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호영 기자 hozero@kyeonggi.com
김도균 기자 dok5@kyeonggi.com
오종민 기자 fivebell@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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