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조 투입 ‘포용 금융’…서민·저신용자 제도권 품으로

김해대 기자 2026. 1. 12.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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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금융사, 포용 금융 속도]
금리인하·채무조정 등 부담 경감
불법사금융 근절 안전망 강화
경제·금융 체질개선 제도화 착수

올해 금융권의 화두는 ‘포용적 금융’이 될 전망이다. 금융당국과 금융사들이 향후 5년간 70조원의 재원을 투입해 서민·저신용자를 제도권 금융으로 끌어안는 방안을 발표하며 연초부터 포용적 금융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포용 금융 정책으로 저성장·양극화 개선=금융위원회는 8일 이억원 금융위원장 주재로 금융감독원 부원장, 5대 금융지주 부대표, 민간 금융전문가 등이 참석한 가운데 ‘포용적 금융 대전환' 1차 회의를 개최했다. 회의에서 금융위는 정부와 민간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포용적 금융 전환 과제를 발표하고 향후 추가 과제를 발굴·이행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금융위는 3대 과제로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융비용 부담 완화 ▲신속한 재기 지원 ▲금융안전망 강화를 제시했다.

먼저 금융접근성 제고와 금융비용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와 민간이 함께 서민자금 공급을 늘려가겠다고 했다. 햇살론과 같은 정책서민금융상품의 금리는 이미 1월부터 기존 평균 15.9%에서 11.6% 수준으로 낮췄다. 청년과 사회적 배려 대상자를 위한 저금리 대출상품은 1분기 중에 새롭게 내놓고, 은행권 새희망홀씨 연간 공급규모도 지난해 4조원에서 올해 6조원으로 늘린다.

신속한 재기 지원을 위해 금융권 자체 채무조정을 활성화하고, 금융권 연체 채권은 엄격하게 선별된 업체만 추심할 수 있도록 매입채권추심업 제도를 손볼 계획이다.

금융안전망 강화는 불법사금융 근절에 초점을 맞췄다. 신고 한번으로 초동조치, 채무자대리인 선임, 불법추심 수단 차단 등을 지원하는 ‘원스톱 종합 전담 지원시스템’을 가동하는 게 핵심이다.

금융위는 포용적 금융을 추진하는 배경으로 서민·취약계층의 채무와 연체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으며, 서민 금융 재원 부족에 따라 생산·소비에서 충분한 활기가 돌지 않고 있다는 점을 들었다. 실제로 신용 하위 20.0%인 저신용자의 은행 연체율은 2020년 10.0%에서 2024년 14.7%로 높아졌고, 90일 이상 장기 연체자수도 2023년부터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5대 금융지주 5년간 70조원 투입=이날 5대 금융지주는 향후 5년간 총 70조원을 투입해 포용 금융 대전환을 뒷받침하겠다고 밝혔다.

NH농협금융지주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총 15조4000억원 규모의 포용 금융을 공급한다.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출 확대와 함께 서민·취약계층 금융 지원을 강화하고 농민 특화 금융 지원도 지속한다. 농협금융은 2023년부터 농민을 대상으로 최대 0.5%포인트 대출 우대금리를 운영해왔다. 지난해 9월말 기준 농민을 대상으로 한 대출 우대규모는 5조530억원에 달한다. NH농협은행은 2028년까지 우대규모를 5조7600억원으로 확대해 농민의 이자 부담을 약 257억원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추산했다.

서민금융과 취약계층 지원도 계열사별로 세분화했다. NH농협캐피탈은 청년층 맞춤형 중금리 대출을, NH저축은행은 대안신용평가모형을 활용한 신상품을 출시할 예정이다. 소액 신용대출 등을 활성화해 금융 접근성이 낮은 계층의 자금조달을 지원한다. NH투자증권은 청년농민의 네이버 펀딩이나 네이버·농협몰 ‘라이브커머스(실시간 상거래)’ 비용을 지원하는 등 다양한 플랫폼을 통한 농산물 판로 확대에도 나서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총 17조원을 투입한다. KB국민은행의 대환 지원을 통해 저신용·고금리 차주의 금융 부담을 낮추는 것이 특징이다. 신한금융지주는 총 15조원 규모의 포용 금융 재원을 마련해 저신용 소상공인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16조원을 투입하는 하나금융지주는 경영애로 소상공인 대상 특별 대출을 지원한다. 우리금융지주도 7조원 규모로 서민금융을 신규 공급한다.

금융위는 포용적 금융 대전환 회의를 매월 개최해 과제 이행 상황을 점검하고 새 과제도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금융 소외, 장기 연체자 누적, 고강도 추심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포용적 금융 대전환을 추진할 시점”이라며 “포용 금융 정책이 우리 경제·금융 체질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도록 법·규정에 반영해 제도화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해대·류현주 기자

포용적 금융

대출을 포함해 제도권 금융 내에서 각종 상품 이용 기회가 제한된 서민·저신용자가 고신용자와 비슷한 수준으로 금융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정책방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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