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대통령 “미·이스라엘이 혼란 조장, 폭도가 사회 파괴”···대응 수위 고조 시사

이란에서 반정부 시위가 격화된 가운데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시위 참가자를 “폭도”로 규정하고 시위 책임을 숙적 미국과 이스라엘에 돌리며 강경 대응을 시사했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날 이란 국영방송 IRIB를 통해 발표한 대국민연설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을 겨냥해 “혼란과 무질서를 조장하고 있다”며 국민을 향해 “폭동 가담자 및 테러리스트와 거리를 두라”고 말했다.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소수의 폭도들이 사회 전체를 파괴하도록 내버려두지 않는 것이 우리의 더 중요한 의무”라고 말했다. 더 강한 시위 진압을 예고한 것으로 풀이된다.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의회 의장도 이날 연설에서 “이란 국민은 우리가 시위대를 가장 강력한 방법으로 다루고 체포된 자들을 처벌할 것임을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고 AP 통신은 전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미국이 자국을 공격할 경우 “점령지와 이 지역의 모든 미군 기지, 시설, 함선은 우리의 정당한 공격 목표가 될 것”이라며 즉각 보복을 시사하기도 했다. ‘점령지’는 이란이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이스라엘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고 AFP는 해설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은 이란 정부에 비판적이다. 기드온 사르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이날 엑스에서 이스라엘이 이란 국민의 “자유를 위한 투쟁”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사르 장관은 또 유럽연합(EU)이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 조직”으로 지정할 것을 이스라엘에 방문 중인 알렉산더 도브린트 독일 내무장관에게 촉구했다고 AFP는 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와 월스트리트저널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규모 공습을 포함해 이란을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이날 노르웨이에 본부를 둔 인권 단체 이란인권(IHR)은 반정부 시위 관련 사망자가 최소 192명이라고 전했다. 이는 이 단체가 지난 9일 집계한 사망자수 51명의 약 4배 수준이다. 이란 당국이 인터넷을 차단해 정확한 정보 파악이 어려운 터라 실제 사망자 수는 더 많을 수 있다. IHR은 “확인되지 않은 보고에 따르면 일부 소식통은 2000명 이상이 사망했을 가능성도 제기한다”고 전했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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