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 날아간 드론, 민간에서 중국 부품으로 제작한 듯

식별된 부품, ‘알리’서 구입 가능
비행 경로·촬영 이미지 따져봐도
군사작전용 가능성은 매우 희박
북한이 한국에서 넘어왔다고 주장한 무인기를 두고 전문가들은 민간 차원의 운용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부품이 대부분 중국산 상용 모델인 데다 비행경로와 촬영 각도 등을 봐도 군사 정찰용으로는 보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11일 “북한이 공개한 무인기 외관과 모양으로는 중국 스카이워커 테크놀로지사가 제조한 Skywalker Titan 2160 모델과 일치한다”며 “이는 전 세계 드론 동호인과 산업용 드론 제작자들에게 매우 잘 알려진 브랜드”라고 밝혔다. 해당 모델은 이미 상용·산업용으로 판매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군사 물자 수출 통제 대상에서도 제외된다는 설명이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이 공개한 사진에서 식별된 무인기 부품은 대부분 중국산이며, 알리익스프레스에서 30만~60만원대에 구입이 가능한 것으로 파악된다. 카메라 부품은 줌 기능이 없거나 약한 광각 렌즈 기반 모델로, 1㎞ 상공만 올라가도 지상의 전차나 건물이 점으로 보여 이들을 식별할 수 없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 로고가 찍힌 메모리카드는 일반 소비자용 부품이다.
전문가들은 한국의 공식 군사작전일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설명했다. 북한이 무인기가 촬영했다고 주장한 사진에는 황해북도 평산, 개성공업지구 일대 상공 등이 찍혀 있었다. 홍 연구위원은 “한국군은 이미 휴전선 인근과 개성 지역을 손바닥 들여다보듯 감시할 수 있는 상위 자산을 다수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종우 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도 “촬영 장비로 봐선 광각으로 찍었는데, 보통 군사용은 광각으로 찍지 않는다”고 말했다.
북한이 공개한 수신기 부품은 약 2만~3만원의 저가형 수신기로 실시간 통신이 불가능하다. 홍 연구위원은 “고해상도 라이브 피드(Live Feed)를 가진 한국군이 녹화된 메모리 카드를 회수해야만 정보를 알 수 있는 구식 방식의 드론을, 그것도 위성 지도로도 뻔히 보이는 공단 지붕을 찍으러 보낸다는 것은 군사작전 기획상 성립될 수 없는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민간단체나 동호회에서 의도적으로 보냈거나 조종 불능 상태로 월북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023년 국내 한 동호회에서 자체 제작한 무인기가 북한 금강산까지 비행하고 돌아온 사례도 있었다. 신 사무총장은 “무인기를 날리고 회수하는 운용 방식과 동일한 부품을 재차 쓴 걸 봐선 (지난해 9월과 지난 4일) 두 번의 무인기를 날린 주체는 동일해 보인다”며 “아마추어는 아니고 전문적으로 세팅을 해서 비행을 시킨 것 같다”고 말했다.
민서영 기자 min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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