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기 침투’ 연일 발끈한 북한

정희완·정환보 기자 2026. 1.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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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여정 “민간이 보냈더라도 도발”…한국에 재발 방지·책임 요구
정부 “북 자극할 의도 없어”…‘진상 규명’ 군경 합동수사팀 추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1일 한국 무인기의 북한 영공 침범을 주장하며 한국 당국의 책임을 추궁했다. 한국 정부는 당국이 북측을 향해 무인기를 운영하지 않았다며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겠다고 밝혔다.

새해 초반 무인기 논란이라는 돌발 변수가 발생하면서 진전 없는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

김 부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사태의 본질은 그 행위자가 군부냐 민간이냐 하는 데 있지 않다”며 “그 행위자가 설사 민간단체나 개인의 소행이라고 해도 국가안보의 주체인 당국이 그 책임에서 벗어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담화는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앞서 북한 조선인민군 총참모부 대변인은 전날 성명을 내고 지난 4일과 지난해 9월27일 북한 영공을 비행한 한국 무인기를 강제 추락시켰다고 주장하며 관련 사진과 구체적인 비행 기록 및 경로 등을 공개했다.

이에 국방부는 같은 날 입장을 내고 “1차 조사 결과 군은 해당 무인기를 보유하지 않고 있다”며 “북한이 발표한 일자의 해당 시간대에 무인기를 운용한 사실도 없다”고 반박했다. 국방부는 민간에서 무인기를 운영했을 가능성을 관계기관과 조사할 예정이라며 “북한을 도발하거나 자극할 의도가 없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이런 국방부 입장을 두고 “유의한다”며 “우리 공화국의 남부 국경을 침범한 무인기 실체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은 반드시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이 관심을 가질 수 있는 우라늄 광산과 침전지, 개성공업지구와 우리의 국경 초소” 등을 촬영한 자료가 무인기에 담겼다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한국 무인기의 북한 영공 비행은 “신성불가침 주권에 대한 엄중한 도발”이라며 “한국이 앞으로도 우리에 대하여 도발을 선택한다면 그로부터 초래되는 끔찍한 사태를 감당하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민간단체의 소행이어서 “그것이 주권침해로 되지 않는다는 논리를 펴려고 시도한다면 아마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내에서 민간단체들이 날리는 수많은 비행물체의 출현을 목격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이 책임 있는 설명을 내놓지 않으면 자신들도 무인기를 통해 대응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이다. 무인기가 체제에 위협이 될 수 있는 만큼 민간의 무인기더라도 한국 정부가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라고 압박한 것으로도 해석된다.

이 대통령 “중대 범죄” 청와대 NSC실무회의

북한의 이번 행보는 한국의 한반도 평화·공존 프로세스 등 대북정책이 중국 등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지지를 받을 것을 차단하고, 향후 당 규약과 헌법에 ‘적대적 두 국가’를 반영하기 위한 명분을 쌓으려는 의도도 엿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부는 도발 의사가 없음을 재차 강조하며 일단 사실관계 규명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안보실은 이날 “정부는 북측에 대한 도발이나 자극 의도가 없음을 다시 한번 확인한다”며 “군의 1차 조사에 이어 군경 합동조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결과를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안보실은 “정부는 남북 간 긴장을 완화하고 신뢰를 쌓아가기 위한 실질적인 조치와 노력을 지속해갈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는 이날 오후 군경 합동수사팀 구성 등을 위해 관계기관 회의를 연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김현종 안보실 1차장 주재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실무조정회의를 개최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전날 “사실이라면 한반도 평화와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중대 범죄이므로 군경 합동수사팀을 구성해 신속·엄정 수사할 것”을 지시했다.

정희완·정환보 기자 ros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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