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 맛집, 혼잡 고려한 동선 추천…관광에 스마트 입혀라

최승희 기자 2026. 1. 11. 1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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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세계가 몰려온다 <3> ‘더 많이’가 아닌 ‘더 잘’ 받아들이는 도시로

- 방문객 증가와 경쟁력은 별개
- 시민 등의 ‘수용 태세’가 중요

- 비짓부산패스 대만인 등에 인기
- 市, 재방문자 겨냥 ‘패스’ 구상

- 헬싱키 등 스마트관광 우수도시
- 데이터로 정책 설계… 참고해야

- 인적 자원 중요성 더욱 커져
- 데이터 분석·기획능력 갖춰야

오랜 기간 관광도시로서의 기반을 꾸준히 다져온 만큼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하지만 관광객 수의 증가가 곧 관광 경쟁력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제 직면한 과제는 ‘얼마나 많이 오느냐’가 아니라 ‘얼마나 효율적으로 잘 받아들이냐’다. 관광학에서 말하는 ‘수용 태세’의 문제다.

부산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증하는 가운데 관광 경쟁력 제고를 위해 수용 태세 강화가 과제로 꼽힌다. 지난 8일 대만 관광객들이 동구 부산역 2층에 위치한 관광안내소에서 외국인전용 관광상품인 ‘비짓부산패스’를 구매하고 있다. 전민철 기자 jmc@kookje.co.kr


▮관광 필수품 ‘비짓부산패스’

11일 부산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부산의 관광숙박업 등록업체는 5성급 호텔 10곳을 포함해 비즈니스 호텔과 중저가 숙소 등 모두 341곳에 이른다. 공유숙박까지 포함하면 외국인 관광객 증가에 대응할 기본적인 수용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다. 테마파크와 전망대, 공연장, 전시·컨벤션 시설을 비롯해 해양레저시설과 쇼핑시설도 도시 전반에 고르게 분포돼 있다.

이처럼 부산의 물리적 관광 인프라는 상당 부분 갖췄지만, 수용 태세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야 한다. 시설을 넘어 관광 정보 접근성, 서비스 품질, 관광 인력과 시민의 인식까지 포함하는 개념이다. 이러한 수용 태세를 강화하기 위한 부산의 대표적인 시도가 바로 ‘비짓부산패스’다. 비짓부산패스는 부산롯데월드, 엑스더스카이 전망대, 클럽디오아시스, 해변열차 등 주요 관광시설을 무료로 이용하거나 할인받을 수 있고 대중교통 카드로도 사용할 수 있는 외국인 전용 관광 패스다. 지난해 1~10월 판매된 비짓부산패스는 32만 장에 달하는데, 전년 동기 판매수치인 22만 장과 비교하면 급속한 성장이다.

해외 홍보와 함께 관광객이 직접 유튜브와 인스타그램 등을 통해 여행 콘텐츠를 만들어내면서 부산 관광의 필수품으로 금세 자리잡았다. 부산관광공사 관계자는 “구미주나 일본 관광객이 비교적 여유 있는 여행을 즐긴다면, 대만 관광객은 짧은 기간에 많은 체험을 선호하는 편”이라며 “패스 이용객의 70%가량이 대만 관광객인 이유”라고 설명했다.

비짓부산패스가 인기를 끌면서 재방문 관광객을 겨냥한 정책도 논의된다. 부산시는 단발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다시 부산을 찾는 관광객을 늘리기 위해 ‘리비짓부산패스’ 도입을 검토 중이다. 재방문객의 이동 동선과 체류 패턴을 반영한 관광 패스로, 올해 상반기 중 구체적인 윤곽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빅데이터 활용 스마트관광 시대

비짓부산패스는 관광지 이용과 이동을 하나로 묶어 부산 관광을 보다 편리하게 만든 대표적 디지털 관광 서비스다. 다만 이러한 흥행이 스마트관광을 충분히 구현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전문가 지적이다. 관광 환경이 급속도로 빠르게 변하는 만큼 부산 관광 상품 역시 다음 단계로의 진화를 요구받는다.

SNS를 통해 인기 장소와 맛집이 순식간에 떠오르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이제는 잘 알려진 명소보다 현지인의 일상과 로컬 경험을 원한다. 축적된 관광 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해 이러한 변화를 읽고, 추천과 안내에 반영할 것인지는 부산 스마트관광이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한 과제로 꼽힌다. 이와 관련 유럽의 사례는 하나의 방향을 보여준다. 핀란드 헬싱키는 관광객 위치와 시간대, 혼잡도를 분석해 상황에 따라 추천 동선을 바꾸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은 특정 지역에 관광객이 몰리지 않도록 데이터 기반 안내를 강화하고 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역시 관광 수요가 집중되는 시간과 공간을 분산시키는 방식으로 스마트관광을 도시 운영에 접목했다.

한상현 동의대 국제관광경영학과 교수는 “유럽연합(EU)은 2019년부터 스마트관광 우수 도시를 선정하며 관련 정책과 기술을 축적해 왔다”며 “스마트관광이 관광객의 편의를 돕는 수준을 넘어 관광객 흐름을 조절하는 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비짓부산패스를 통해 관광 데이터와 경험을 축적해온 부산 역시 이러한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반은 갖췄다는 평가다.

▮관광도시 성장의 핵심축 ‘사람’

수용 태세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은 사람이다. 부산에는 관광 관련 학과를 둔 대학이 15곳이나 된다. 숫자만 놓고 보면 관광 인재 양성의 기반은 충분해 보인다. 그러나 이들이 지역 관광산업에서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는 아직 약하다. 관광을 전공하고도 전공을 살릴 기회를 찾지 못하거나 경력을 위해 지역을 떠나는 사례도 적지 않다.

관광이 질적 성장의 단계로 접어들면서 인적 자원의 중요성은 더 커진다. 외국인 관광객을 단순히 응대하는 수준을 넘어 체류 경험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역량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그들의 문화를 이해하고 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한 기획 능력, 현장 서비스 전반의 전문성을 두루 갖춘 인적 자원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지난해 10월 글로벌도시관광서밋에서 출범한 ‘글로벌 관광공유대학’은 현재 관광 교육의 한계를 보완하려는 시도로 평가된다. 부산시와 글로벌도시관광진흥기구(TPO), 아시아태평양관광학회(APTA), 부산지역 대학이 함께 참여해 현장 중심 교육을 진행하며, 관광을 융복합적 시각에서 바라보는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관광도시의 경쟁력은 결국 사람에게서 나온다”며 “관광인재를 키우고, 시민이 관광을 이해하며, 데이터로 정책을 설계하는 구조가 갖춰질 때 부산의 관광 수용태세도 완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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