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서 피어나는 그윽한 예술의 향기

우예주기자 2026. 1. 11.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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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강미술관 2026 신년기획전
3월 29일까지 ‘송강지향’ 전시
도자기·회화 등 다양한 장르
53점 소장 작품 시민에 선봬
전통과 현대, 구상·추상 공존
깊이 있는 사유·미감으로 채워
새해 차분하게 문화예술 만끽
안동시 송강미술관 전경. 사진=송강미술관 제공
Darwin(다윈). 박성열 作
Einstein(아인슈타인). 박성열 作
송강미술관 신년기획전 '송강지향(松 江之香)'홍보 포스터.
2026년 새해, 안동 송강미술관이 그동안 묵묵히 켜켜이 쌓아온 시간의 결을 관람객 앞에 가만히 펼쳐 보인다. 화려한 수식어는 걷어내고, 오직 깊이 있는 사유와 미감으로 채운 지역민을 위한 진심 어린 새해 인사다.

송강미술관은 오는 1월 15일부터 3월 29일까지 전관에서 2026 신년기획전 '송강지향(松江之香)'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안동이라는 터전 위에서 오랜 시간에 걸쳐 수집하고 소장해 온 도자기, 조각, 회화 등 53점의 작품을 통해 예술이 지닌 고유의 '향기'를 조명한다.

'송강지향'은 특정 장르나 작가에 얽매이지 않는다. 전통과 현대, 구상과 추상이 공존하는 전시장은 미술관이 걸어온 '오늘의 기록'이자, 앞으로 나아갈 지향점을 보여준다.

전시는 공간의 성격에 따라 네 개의 주제로 나뉜다. 제1섹션 '수공지미(手工之美)'는 흙과 불, 작가의 손끝에서 탄생한 도자기와 브론즈 작품을 통해 투박하지만 진실한 조형미를 보여준다. 이어지는 제2섹션 '서사율동(敍事律動)'에서는 추상 작품들이 빚어내는 리듬감을, 제3섹션 '감성지향(感性之香)'에서는 극사실주의와 표현주의 회화를 통해 감정의 깊이를 탐색한다. 마지막 제4섹션 '승고지향(承古之香)'은 전통 한국화와 이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배치해 옛것이 현재로 이어지는 생명력을 보여준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서양화가 박성열의 대작 '다윈과 아인슈타인'이 공개돼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낸다.

작가는 캔버스 위로 서로 다른 시대를 살았던 두 지성을 소환해 인간 존재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을 던진다. 작품은 인간이 우월한 존재가 아니라 생태계의 일원임을 역설했던 다윈의 시각과, "인간과 우주의 먼지는 모두 보이지 않는 피리 부는 사람의 곡에 맞춰 춤을 출 뿐"이라던 아인슈타인의 겸허한 고백을 시각적으로 구현했다. 지식과 기술만으로는 채울 수 없는 삶의 존엄과, 자연의 일부로서 살아가야 하는 인간의 숙명을 극사실적인 필치로 담아낸 수작이다.

이번 기획전은 송강미술관의 소장품이 단순한 수집품을 넘어 지역 사회의 공공적 자산임을 확인하는 자리기도 하다. 관람객들은 작품 사이를 거닐며 지난 시간이 남긴 예술의 향기를 맡고, 차분하게 한 해를 계획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명자 송강미술관 관장은 "이번 전시는 화려한 선언보다 축적된 시간에서 우러나는 미감의 향기를 전하는 데 의미가 있다"며 "미술관이 담아낸 예술적 태도를 관람객과 함께 나누는 따뜻한 신년의 시작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전시의 주요 작가인 박성열은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서양화과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미술대학(석사)을 졸업했다. 제24회 대한민국미술대전 문화관광부장관상을 수상했으며, 27회의 개인전과 200여 회의 단체전을 통해 독보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해 왔다. 현재 계명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교수로 재직하며 후학을 양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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