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 경계 허문 공유 미술관, 부산과 세계 잇는 플랫폼으로”

김현주 기자 2026. 1. 11.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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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상하는 부산문화 <2> 서진석 부산시립미술관장

- 시립미술관 9월 재개관 목표
- 세계 미술관·지역작가 참여展
- 루프 랩 부산 등 프로젝트 준비

- 2년간 리뉴얼·외연 확장 주도
- “지역기반 바탕 미술관 세계화
- 시대의제·미래 담은 전시 시도”

“전 세계가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이제 미술관도 달라져야 합니다. 로컬(지역)을 기반으로 글로벌(세계)로 나아가는 ‘글로컬리티’를 지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새로운 부산시립미술관은 그동안 축적한 기반을 토대로 시민과 예술, 지역과 세계를 잇는 플랫폼이 되고자 합니다.”

지난 9일 부산시립미술관 이우환공간에서 만난 서진석 관장이 작품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김성효 선임기자 kimsh@kookje.co.kr


부산시립미술관이 2년여 만에 시민 곁으로 돌아온다. 2023년 12월부터 리모델링 공사를 시작한 시립미술관은 오는 6월까지 공사를 끝내고 9월 개관을 목표로 한다.

시립미술관 리뉴얼을 이끈 서진석 관장은 대안공간 루프 대표를 비롯해 백남준아트센터 관장, 울산시립미술관장 등을 역임하고 2023년 10월 시립미술관장으로 취임했다. 그는 리모델링 기간 지역 여러 미술 공간과 협업해 아시아 첫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루프 랩 부산’을 선보였고, 부산민주공원과 교육을 진행하는 등 외부와의 소통을 통해 시립미술관의 외연을 확장했다. 지난 9일 시립미술관 이우환공간에서 서 관장과 만나 새로운 시립미술관에 관해 들었다.

“새로운 시립미술관은 ▷경계의 해체 ▷트랜스포밍 ▷저탄소 미술관 ▷문화다면성 등에 초점을 맞춰 리모델링을 진행했습니다. 입구를 늘리고 1~3층 공간의 개방감을 키워 전시에 따라 자유자재로 활용할 수 있도록 했고, 다양한 관람객을 품을 수 있는 편의시설도 강화합니다.”

시립미술관은 최근 개관에 맞춰 선보일 전시를 공개했다(국제신문 지난 9일 자 14면 보도). 세계 10개 미술관과 지역 작가가 참여하는 ‘퓨처 뮤올리지(가제)’를 비롯해 ▷한국전쟁 전후의 현실을 미술로 조명하는 ‘사회와 미술:해방에서 한국전쟁까지(가제)’ ▷소장품 전시실에서 진행할 ‘다시 짓는 미술관(가제)’ ▷어린이 전시 ‘안전기지(가제)’ ▷새로운 작품으로 채운 이우환공간 상설전 등이다.

“2, 3층에서 진행할 메인 전시 둘 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것이라 기대가 큽니다. ‘퓨처 뮤올로지’는 20세기 말부터 대두된 미술관학, 즉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과 나아가야 할 미래를 보여주는 전시가 될 겁니다. 미술관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하고 실험 중인 세계 미술관 10곳과 지역의 작가를 연결해 각각의 프로젝트를 선보일 예정이에요. 미래의 미술관은 종적·횡적 다양성을 받아들여야 하기에 그에 관한 고민과 실험, 과정을 살펴볼 수 있는 의미 있는 프로젝트 입니다. ‘사회와 미술’은 광복과 한국전쟁, 민주주의 등을 겪으며 외형은 성장했지만 불안이 내재된 한국사회에서 작가들이 고민하던 사회와 예술의 관계를 현재의 시점, 사회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미학적인 관점에서도 재해석·재평가하는 전시입니다. 또 1층에는 공예·디자인·공연 등 다양한 문화가 공존하는 ‘문화 편집숍’이 꾸려져 많은 관람객을 맞이합니다.”

지난 9일 촬영한 부산시립미술관 전경. 김성효 선임기자


시립미술관이 준비 중인 또 하나의 대형 프로젝트는 4~6월 예정된 ‘루프 랩 부산(가제)’이다. 세계적인 미디어아트 페스티벌 루프 랩 바르셀로나의 아시아 버전으로, 미디어아트 관련 전시와 포럼, 아트페어까지 총망라한 행사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이기에 첫 행사에서 드러난 문제를 보완해 좀 더 정돈되고 신선한 페스티벌을 선보일 예정이다.

“루프 랩 부산은 전시감독이 주도하는 비엔날레와 달리 참여 주체가 수평적인 체계에서 행사를 이끕니다. 많은 공간이 참여하기에 다양한 의견이 존재하고 때론 불편함도 있지만 이를 정돈해 가는 과정이라고 보고 있어요. 다만 행사를 좀 더 효과적으로 소개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해 올해 행사 가이드 책자를 발간합니다. 이 가이드는 ‘부산 아트 가이드’가 되어 부산의 다양한 미술 공간과 작가를 소개하는 매개체가 될 것입니다.”

시립미술관장을 맡자마자 리모델링이란 큰 숙제를 안고 출발한 서 관장은 지난 2년간 고민이 많았다고 전했다.

“제가 왔을 때는 백지에 그림이 그려졌고, 저는 여기에 색을 칠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바탕 그림에 더 나은 색칠을 하기 위해 부산시와 시공사를 설득하고 조율하며 힘들게 여기까지 왔어요. 천장 모양과 바닥 재질, 조명 개수와 종류, 소화전 위치 등 세세한 부분부터 늘어난 예산까지 조율하느라 어려움도 있었지만 다행히 잘 진행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올 하반기 가을 부산·광주비엔날레와 키아프 등 굵직한 행사가 예정된 만큼 저희도 9월에 개관해 많은 관심을 받고자 노력 중입니다. 다만 시민께 불편한 공간이 되면 안 되기에 개관 시점을 아직 확답드리기 어려울 것 같네요.”

그는 새로운 시립미술관에서 새로운 시도도 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시립미술관은 근대부터 동시대까지 다양한 예술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입니다. 시대의 어젠다와 방향성을 잘 보여주는 기획 전시를 시도할 수 있지요. 그리고 이것을 수출하는 일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28년 역사의 시립미술관이 재개관 이후 미래를 선도하는 새로운 공공과 공유의 미술관이 되도록 준비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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