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 좁아지고 상권 텅텅…공사장 인근은 일상 마비
사전 안내 설명·협의 등 '전무'
시공사 “소음만으로 보상 난제”

지난 9일 오후 7시쯤 수원시 권선구 금곡동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공사 현장 인근. 금곡동 상권 중심부 8차선 도로가 공사 구간을 지나며 4차선으로 급격히 줄어들자, 퇴근 시간대에 몰린 차량들 사이로 좌회전 차량의 꼬리가 반대편 직진 차로까지 튀어나왔다. 직진 차로 차량들은 이를 피해 급히 방향을 틀어야 했다. 보행자들 역시 중장비가 놓인 공사 구간을 피해 건물 뒤편으로 돌아가는 모습이었다.
공사 현장에서 불과 1m 남짓 떨어진 곳에 위치한 300여세대 규모 오피스텔은 대부분 창문이 굳게 닫힌 상태였다. 천공기 작업이 시작되면 '두두두' 울리는 진동과 소음이 실내까지 전달돼 창문을 열 엄두를 내기 어렵다는 게 주민들 설명이다.
이 오피스텔에 거주하는 30대 박모씨는 "수개월 전부터 아침에도 진동 소리가 이어져 집에 있어도 쉬기 힘들다"며 "공사가 불가피하다는 건 이해하지만 언제 어떤 작업을 하는지에 대한 안내는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분진 때문에 창문을 열지 못하는데도 주민 대상 안내문조차 없었다"고 했다.
공사 구간이 상가 밀집 지역 한가운데 조성되면서 공사 진행 1년여간 유동 인구가 급감했고 이에 따른 매출 피해를 호소하는 상인들도 늘고 있다.
공사장 인근 프랜차이즈 분식집 종업원은 "출근길에 도로 앞에 차를 세우고 김밥이나 라면을 먹던 손님들만 10팀 가까이였는데 이젠 완전히 끊겼다"며 "매출이 절반 이상 줄어 최근에는 본사에서 매출 감소 이유를 묻는 전화까지 왔다"고 했다. 이어 "상인들이 시공사와 철도청에 문제를 제기했지만 서로 책임을 미루는 상황"이라고 했다.
한 카페 종업원은 "공사 차량과 중장비 때문에 위험하다는 인식 때문에 손님들이 앞쪽 길은 피한다"며 "도로 동선이 수시로 바뀌어 영업에 영향도 받는다"고 했다. 휴대폰 매장 관계자도 "하루 종일 이어지는 소음과 진동에다 건물 전면이 가려져 접근성이 크게 떨어졌다"고 토로했다.
문제는 이런 불편이 예견됐음에도 사전 설명이나 협의, 피해 보상 논의가 사실상 없었다는 점이다.
주민과 상인들은 공사 착공 전이나 진행 과정에서 교통 통제, 소음·분진, 영업 피해 가능성 등에 대한 안내를 받은 적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공사 일정이나 작업 내용 등은 공지 없이 현장에서 체감으로 알게 될 뿐이라는 것이다.
신분당선 광교~호매실 복선전철 제3공구 공사는 구운동·금곡동 일대에 2㎞568.9m 구간을 연장하는 사업으로, 2023년 착공 예정이었으나 2024년 8월에야 시작됐다. 공사 기간은 2029년 12월까지로 예정돼 있지만 장기 공사에 따른 불편을 줄이기 위한 소통과 조치는 충분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해 시공사인 계룡건설 관계자는 "현장에 민원이 있다는 점은 알고 있다"며 "시공사 과실이나 설계상 문제가 확인될 경우에는 절차에 따라 보상이나 협의가 이뤄지지만 단순 소음, 교통 불편만으로는 보상 대상이 되기 어렵다"고 했다.
/김혜진 기자 trust@incheon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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