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정보원 “고령자 계속고용 방안 중 재고용이 노동자에 가장 불리”

남지현 기자 2026. 1. 11.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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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정부와 여당이 현재 60살인 법정정년을 단계적으로 연장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을 거듭하는 가운데, 고령자를 계속고용하는 방식 중 재고용이 노동자에게 가장 불리하다는 분석이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에서 나왔다.

11일 한국고용정보원이 최근 발간한 ‘고령자 계속고용에 관한 연구’ 결과보고서를 보면, 정년연장과 재고용 등 정년에 이른 고령 노동자를 계속고용하는 방식 가운데 재고용 제도를 운영 중인 사업체에 고용된 60살(법정정년) 이상 노동자의 평균 근속기간이 38.1개월(3년2개월)로 가장 짧은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계약기간은 평균 20.4개월(1년7개월)이지만, 기업이 필요에 따라 재계약 형태로 계약기간을 연장한 결과다.

정년을 연장한 사업체의 경우 60살 이상 노동자의 평균 정년연장 기간은 55.5개월(4년6개월)이고, 평균 근속기간은 이보다 조금 긴 59.3개월(4년9개월)이다. 정년연장 기한이 끝난 뒤에도 재고용을 통해 더 일하는 경우가 있어서다. 재고용 제도만 운영하는 기업의 노동자는 정년 이후 평균 63살2개월까지 일하는 반면 정년연장 제도를 운영하는 기업에선 64살9개월까지 일하는 셈이다. 정년을 폐지한 사업체의 60살 이상 근로자 평균 근속기간은 78.2개월(6년5개월)로 가장 길었다. 연구진은 보고서에서 “고용안정성 측면에서 (재고용이) 노동자에게 가장 불리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한국고용정보원이 지난 2024년 10월30일부터 9일간 60살 이상 상시근로자를 1명 이상 고용하고 있는 10인 이상 전국 사업체 1500곳(제주도 제외)의 인사담당자를 대면조사한 결과물이다. 1500개 사업체 중 정년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체는 1155곳이고, 이중 계속고용 제도를 운영하는 곳은 525곳이다. 그 방식이 정년폐지인 사업체가 85개, 정년연장이 278개, 재고용 162개 등이다.

정년 이후 임금이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도 재고용 방식이다. 재고용 이후 임금은 재고용 전과 비교해 평균 79.2∼87.8%에 그친 반면, 정년연장이 적용된 경우 연장 후 임금은 연장 전 임금의 82.1∼96.8% 수준에서 유지되는 걸로 나타났다. 정년 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경우에도 재고용 시행 사업체에서 고령 근로자의 임금 감소율이 두드러졌다. 정년 전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는 재고용 시행 사업체의 고령 근로자의 경우 재고용 후 임금 감소율이 평균 14.6%인데, 정년연장 시행 사업장은 임금 감소율이 8.4%에 그쳤다.

정년제도를 운영하는 사업장 중 재고용 제도를 선택한 사업체 인사담당자들은 그 이유로 임금 등 근로조건을 조정할 수 있다는 점(62%)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기존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새 계약을 체결하는 것이라 임금이나 복리후생 수준을 이전보다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조사에 응한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고령자 대신 다른 신규 입사자를 채용했을 때보다 비용이 더 절감된다고 보기 때문에 비용 부담은 크게 안 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기업에 필요한 인력만 채용하기 위해(50.9%)서가 꼽혔다. 실제 재고용을 운용하는 기업들에서는 모든 직종이 아니라 필요한 직종에 대해서만 재고용을 실시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보고서는 짚었다. 선별 기준으로는 조직에 대한 기여도(57.4%)와 퇴직 전 직위나 대표와의 관계(22.2%)를 본다는 응답이 많았다.

반면 정년연장을 계속고용 방식으로 택한 사업체는 그 이유로 심각한 인력난(32%)을 꼽았다. 숙련된 노동력을 계속 붙잡아두기 위해 정년을 연장했다는 것이다. 정년연장을 택한 사업체 가운데 인력충원 현황에 대한 질문에 “정원보다 매우 부족하다”고 답한 기업 비율은 25.9%로 재고용(21%)보다 높았다. 노조나 근로자 요구(28.8%)에 의한 것이라는 응답이 뒤를 이었다.

이 같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연구진은 국민연금 수급연령이 65살이 되는 2033년까지 단계적 정년연장을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재고용의 경우 “계속고용을 대가로 근로조건이 급격히 하락하는 것은 노동자에게도 기업의 생산성 기여에도 도움이 되기 어려워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만, 기업의 적응 시간을 감안해 2033년부터는 희망자 전원을 계속고용하되, 그 전까지는 기업이 선별적 계속고용을 허용하는 경과기관을 두는 방법을 제안했다. 또 계속고용 기간의 근로조건은 노사합의로 조정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연구진은 “평가에 따른 근로조건 조정이라 해도 노사합의로 결정해야 한다”면서도 “퇴직 전과 동일한 업무를 동일한 조건에서 하는데도 임금을 삭감하는 것은 지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남지현 기자 southj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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