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 함정에 빠진 한국

문지웅 기자(jiwm80@mk.co.kr),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2026. 1. 1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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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2%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대·계층·지역·산업 양극화가 동시에 심화되면서 'K자형' 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이 같은 함정에 빠지면 겉으론 경제가 회복하는 듯 보이는 착시 효과가 생겨 오히려 성장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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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대·계층·지역·산업 … 더 커진 양극화
수출 사상최대의 역설
반도체·수도권만 호황
청년·지방·중소기업
갈수록 '우하향'의 늪

정부는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힘입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이 잠재성장률보다 높은 2%를 기록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세대·계층·지역·산업 양극화가 동시에 심화되면서 'K자형' 성장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K자형 성장이란 한 나라의 경제가 알파벳 'K'처럼 좋은 쪽은 더 좋아지고, 나쁜 쪽은 더 나빠져 격차가 확대되는 현상을 가리킨다. 이 같은 함정에 빠지면 겉으론 경제가 회복하는 듯 보이는 착시 효과가 생겨 오히려 성장 기반이 무너지는 것을 방치하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11일 매일경제가 국가데이터처 고용률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15~29세 청년 고용률과 60세 이상 고령층 고용률 격차는 사상 최대로 벌어졌다. 20년 전인 2005년 1분기에는 청년 고용률이 45.2%로 고령층 고용률(33.9%)보다 11.3%포인트나 높았다.

하지만 20년이 흘러 작년 3분기에는 청년 45.3%, 고령층 48%로 고용률 역전이 심화되고 있다. 청년 일자리는 계속 줄고, 일하는 노인은 늘어나는 추세가 통계에 그대로 반영됐다는 평가다. 특히 고령층 고용은 늘고, 청년 고용이 감소하는 현상은 2020년 코로나19 이후 구조적 문제로 자리 잡았다. 기업이 공개채용을 줄이고, 경력 수시채용을 늘리는 식으로 위기 대응에 나섰기 때문이다. 정부 일자리 대책이 고령층에 집중됐기 때문이기도 하다.

지난해 사상 처음 수출액이 7000억달러를 돌파했지만 여기에도 K자 함정이 숨어 있다. 총수출에서 반도체 비중이 급격히 불어났기 때문이다. 작년 수출 증가액은 261억달러지만 반도체 증가액은 315억달러에 달했다. 나머지 산업에서는 수출이 오히려 54억달러나 줄었다는 뜻이다.

이 같은 구조는 지역 경제 악화와도 맞닿아 있다. 국가데이터처가 지난해 발표한 '2024년 지역소득'을 분석해보니 지역내총생산(GRDP)의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집중도는 47.89%로 역대 네 번째를 기록했다.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경제 격차가 다시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우석진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우리 경제의 K자 양극화는 소득보다 순자산 격차 확대에서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일자리 양극화와 수도권 집중에 따른 불균형 문제도 시급히 해소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K자형 회복의 함정에 빠진 한국 경제를 3회에 걸쳐 진단한다.

[문지웅 기자 / 곽은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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