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집값 이중불안에…한은 금리동결 유력

곽은산 기자(kwak.eunsan@mk.co.kr),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6. 1. 11. 1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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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15일 올해 첫 금통위
기준금리 5연속 동결 무게
고환율이 물가 끌어올려
서울부동산 상승세도 안꺾여
마두로 축출로 유가 하락세
경기부양 속도조절 가능성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올해 첫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금리가 유지될 것으로 전망된다. 고환율이 물가를 자극하고 서울 부동산 가격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상황에서 한은이 리스크를 감내하지 못할 것이란 시각이 우세하다. 경제성장률 회복을 위해서는 기준금리를 낮춰 내수경기를 자극할 필요가 있지만 글로벌 거시 환경도 한은이 좀 더 관망할 시간적 여유를 주고 있다는 판단이다.

일단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공습한 이후 국제유가가 하락하면서 물가 부담이 완화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기준금리를 인하해 경기 부양을 서두를 필요성이 줄어들 수 있다는 분석이다.

11일 한은에 따르면 금융통화위원회는 오는 15일 새해 첫 번째 통화정책방향 회의를 열고 기준금리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 현재 기준금리는 연 2.50%다. 한은은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이후 7·8·10·11월 네 차례 연속 동결 기조를 이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회의까지 5회 연속 동결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은은 그간 수도권 집값 급등을 주된 이유로 금리 인하를 주저했지만 최근에는 고환율 변수가 더해지면서 동결 기조가 더욱 굳어졌다.

지난 9일 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주간 거래 종가 기준 1457.6원으로 집계됐다. 원화값은 지난달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1420원대까지 올랐지만 새해 들어 하락세다. KB부동산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가격은 1월 첫째주 0.06% 오르며 49주째 상승세를 보였다. 실제로 한은은 최근 발표한 '2026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에서 기준금리 동결 국면을 상당 기간 이어갈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환율은 높아지고 있으며 이와 관련해 통화량 증가 등 한은에 대한 책임론이 나오는 가운데 금리는 동결될 수밖에 없다"고 전망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도 "근본적으로 집값과 가계부채를 봐야겠지만 이번에는 고환율 문제가 주요 요인으로 제시될 수 있다"며 "환율이 천천히 올라가는 상황에서 내수가 특별히 나빠보이지 않아 기준금리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국제유가 하락도 한은의 금리 동결 결정에 따른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두바이유 선물가격은 지난해 9월 배럴당 70달러에서 지난 9일 배럴당 61.02달러로 하락했다. 미국이 지난 3일 마약과의 전쟁을 명분으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체포한 이후 세계 1위 원유 매장국인 베네수엘라의 원유 판매와 수익 흐름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유가가 배럴당 50달러대 초반까지 하락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는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큰 한국 경제에 우호적이다. 실제로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2%로 제시하면서 평균 국제유가를 배럴당 62달러(두바이유 기준)로 전제했는데, 현재 유가는 이미 이 수준을 밑돌고 있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국제유가가 하락하면 교역 조건이 개선되고 수입물가 부담이 줄어들면서 물가 상승률 둔화 효과가 나타난다"며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급습한 영향으로 국제유가가 정부 예상보다 더 낮은 수준으로 떨어지면 국내 경제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여기에 새해 들어 반도체 업황 호조에 따른 코스피 랠리 역시 소비심리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자산가격 상승은 가계의 체감 경기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다. 유가 하락과 주식시장 강세가 동시에 나타나는 가운데 한은이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며 경기 부양에 나설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다. 다만 연말 금리 수준을 두고는 인하와 2.50% 유지 사이에서 전망이 엇갈렸다. 3분기 이후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예측한 박상현 iM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기 회복세는 반도체만으로 이끌어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상반기 중 반도체 업황 사이클이 정점에서 내려오면 그때쯤 금리 인하 목소리가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곽은산 기자 / 나현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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