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한리더가 세상을 바꾼다] "미래의 내 가족 이름으로 기부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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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중견기업 오너가(家)의 외아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녀 이름으로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실제로 한 이사를 포함해 지산그룹 오너가 4명은 모두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 이상 기부한 '기부 명문가'다.
한 이사는 "돈을 내가 아닌 타인을 돕기 위해 쓸 수 있음을 처음 느꼈다"며 "기부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훨씬 길고 따스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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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마다 부모님 손 이끌려
복지관 봉사하며 나눔 배워
약혼도 결혼도 아직 안했는데
미래 아내·자녀 대신해 기부
"선행 이어갈 의지" 주변 놀라


지난해 11월 중견기업 오너가(家)의 외아들이 자신의 아내와 자녀 이름으로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 기부를 약정했다. 소식이 전해지자 주변인들은 모두 의아해했다. 그가 지금껏 결혼이나 약혼을 경험한 적 없는 건 물론 결혼을 앞두지도 않은 '솔로'여서다. 미래 가족이라곤 하지만 얼굴도 모르는 이를 대신해 거액을 기부한 셈이다.
전국구 물류기업인 지산그룹 한재승 이사(33)의 이야기다. 지난 8일 매일경제와 만난 한 이사는 독특한 방식의 기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 "나눔을 선택지가 아닌 출발점으로 두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나눔의 기쁨은 일단 해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며 "그 기쁨을 알지 못하면 언젠가 기부를 놓고 불필요한 갈등이 생길 수 있다고 봤다. 기부자로서 책임과 자부심을 심어준다면 미래 가족에게도 기부가 일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이사가 바라는 미래 가족의 모습은 그가 자라온 환경에서 비롯됐다. 한 이사는 아버지이자 지산그룹 창업주인 한주식 회장을 보며 기부에 관심을 가졌다고 밝혔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기부와 봉사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부모님이 없었다면 기부를 남의 일처럼 여겼을 것 같다"고 했다. 실제로 한 이사를 포함해 지산그룹 오너가 4명은 모두 대한적십자사에 1억원 이상 기부한 '기부 명문가'다.
첫 기부도 마찬가지다. 열 살 무렵, 한 이사는 아버지의 회사 자판기를 직접 관리해 얻은 수익을 모두 인근 지적장애인 복지관에 기부했다. 한 이사는 "돈을 내가 아닌 타인을 돕기 위해 쓸 수 있음을 처음 느꼈다"며 "기부로 인해 누군가의 삶이 바뀌는 과정을 지켜보는 것은 훨씬 길고 따스하다는 것을 배웠다"고 말했다. 기부를 멈춰야 했던 시기도 있었다. 미국 대학에서 유학하던 중 부모님 사업장에 큰 화재가 발생했다. 한 이사도 대학을 2년 만에 중퇴하고 귀국해 사업 복구에 매달릴 수밖에 없었다. 임직원들의 헌신 덕분에 수년 만에 재기에 성공했다.
임직원 간 신뢰의 배경에는 사내 기부문화도 있다. 지산그룹에서는 10여 년째 임직원들이 각자 감당할 수 있는 만큼만 금액을 모아 단체기부를 이어오고 있다. 한 이사는 "당장 큰 변화가 나타나지 않는 것 같아도 조금씩 마음의 여유가 생기는 게 보인다"며 "적은 금액이라도 나누면 '난 베풀 줄 아는 사람'이라는 자부심이 생긴다. 조직 내에서도 서로 배려하고 신뢰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진다"고 말했다.
한 이사는 "타인에 대한 선의만으로는 기부를 시작하기도, 지속하기도 어렵다"며 "기부가 내게 무엇을 주는가를 늘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기부에서 나의 행복을 찾는 것은 자연스럽다. 마음의 평화든, 주변의 인정이든 기부는 우리에게 유무형의 이익을 준다"고 했다. 한 이사는 먼 훗날 막대한 유산을 상속받는 대신 사회에 환원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는 "돈을 남기기보다 세상을 위한 길을 남기고 싶다"면서 "내 도움을 받은 분들이, 훗날 또 다른 누군가를 일으켜 세우며 세대를 넘는 연결고리를 만드는 모습을 가장 보고 싶다"고 말했다.
매일경제는 고액 기부로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개인과 기업·단체를 발굴해 소개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대한적십자사로 문의하면 됩니다.

[김송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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