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미장이 좋아"… 서학개미 연초 3조원 폭풍매수
2011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
테슬라 관련종목만 1조원 몰려
연말 진정됐던 원화값도 약세
계속 하락해 1460선 다시 위협

올 들어 6거래일 만에 서학개미들이 미국 주식을 3조원 가까이 사들이는 등 다시 태평양을 건너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다. 안정되던 달러당 원화값도 다시 1460원 선을 위협하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11일 한국예탁결제원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일부터 9일까지 미국 주식 순매수 결제 규모는 19억4200만달러(약 2조8351억원)로 집계됐다. 단 6거래일 만에 작년 12월 월간(18억달러) 수준을 넘어섰으며 연초 해당 기간 순매수 규모로도 역대 최대다. 서학개미 광풍이 불던 작년 같은 기간보다도 43%나 늘었다.
지난해 말 원화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정부가 '국내시장 복귀계좌(RIA)'까지 내걸었지만 자금 이탈은 오히려 가속화하는 형국이다.
연초 서학개미 투자 중 37%는 테슬라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였다. 1위는 테슬라(TSLA)로 4억2257만달러(약 6170억원), 2위는 테슬라 2배 레버리지 ETF(TSLL)로 3억482만달러(약 4450억원)를 기록했다. 두 종목에만 1조원 넘는 돈이 투자됐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학개미가 보유한 전체 주식(상위 50위) 가운데 테슬라와 테슬라 레버리지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24%에 달한다. 올해 들어 서학개미의 테슬라 사랑이 더 강해진 셈이다. 테슬라 주가의 경우 지난해 S&P500 등 대표 지수 대비 상승폭이 낮았다는 점도 올 들어 매수 강도가 강해진 이유로 풀이된다.
뒤를 이어 미국 반도체 제조사 마이크론(1억7689만달러), 뱅가드 S&P500 ETF(VOO·1억3729만달러), 알파벳(구글 모회사·1억1333만달러), 미국 초단기 국채 ETF(SGOV·1억113만달러) 순이었다. 이 밖에 팰런티어(9899만달러)와 엔비디아(6680만달러)도 각각 7위, 9위로 순매수 상위를 차지했다.
서학개미발 달러 수요가 재차 폭증하며 연말 진정세를 보였던 원·달러 환율도 다시 요동치고 있다.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지난 9일 달러당 원화값은 오후 종가 기준 1457.6원에 거래가 마감됐다. 7거래일 연속 원화값 하락세다. 지난해 말 외환당국의 대대적인 외환시장 개입에 지난달 29일 1429.8원까지 오른 원화값은 이후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연말 상승분의 절반 넘게 반납한 셈이다.
당국의 개입에도 미국 주식 투자 등 달러 수요가 늘어난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달러인덱스가 연말에 많이 하락해 저가 매수세가 유입되기 좋은 환경 속에서 베네수엘라, 그린란드 등 지정학적 리스크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달러 매수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달러 매수세에 따른 원화값 추가 하락 가능성이 있는 가운데 당국의 정책 대응에 경계 심리가 공존하는 구간"이라고 진단했다.
올 들어 원화값은 1.34% 떨어져 주요국 통화 중에서도 하락폭이 가장 크다. 당국에선 지속적으로 원화값 추가 하락에 대한 경고메시지를 내고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일 "현재 환율이 펀더멘털과 괴리돼 있는 만큼 정책당국이 단호하고 일관된 정책 노력을 지속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후속 조치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원화값이 또 하락하면 정부가 추가적인 대책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한다.
시장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 환율 하락이 국민연금의 환헤지 전략 수정과 당국의 강력한 구두 개입에 의한 '인위적 조정' 성격이 강했다고 입을 모은다.
해가 바뀌자마자 펀더멘털의 민낯이 드러나며 환율이 제자리를 찾아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원화는 새해 들어 주요국 통화 중 가장 큰 폭으로 절하되며 '나 홀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유로화나 스위스프랑의 하락폭을 웃도는 수준이다.
[안갑성 기자 / 연규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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