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비 대출금리 비싸져 … 재건축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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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고금리 '추가 이주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로 기본 이주비 조달이 막히면서 조합들이 제2금융권 자금에 의존하는 탓이다.
정부 규제로 제1금융권 기본 이주비 한도가 크게 줄자, 부족한 이주비를 고금리 자금으로 메우는 선택을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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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산호·노량진1구역 등
시공사 보증으로 겨우 조달
3~4% 금리 6~7%로 '껑충'
높은 공사비에 금융부담까지
분양가 상승 등 결국 부메랑

서울 재건축·재개발 현장에서 고금리 '추가 이주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정부의 잇단 대출 규제로 기본 이주비 조달이 막히면서 조합들이 제2금융권 자금에 의존하는 탓이다. 문제는 이 같은 이주비 금리 상승이 결국 분양가에 반영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정비사업의 금융 비용이 커질수록 조합원 분담금은 물론 일반 분양가 인상 압력도 커지고, 이는 서울 주택 공급 전반의 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11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앞둔 용산 산호아파트 조합은 최근 총회에서 시공사인 롯데건설 보증을 통해 제2금융권 추가 이주비를 조달하기로 했다. 정부 규제로 제1금융권 기본 이주비 한도가 크게 줄자, 부족한 이주비를 고금리 자금으로 메우는 선택을 한 것이다.
이주비는 철거 전 전셋집 마련이나 세입자 보증금 반환에 쓰이는 필수 자금이다. 기본 이주비는 기존 주택을 담보로 제1금융권에서 조달하지만, 6·27 대책으로 무주택 조합원의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제한됐고, 10·15 대책 이후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며 LTV가 40%로 축소됐다. 감정가 10억원 주택의 경우 기본 이주비는 최대 4억원에 그친다. 2주택자와 1+1 분양 신청자는 기본 이주비 대출 자체가 불가능하다.

기본 이주비가 사실상 막히면서 추가 이주비의 비중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노량진1구역 조합은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에 추가 이주비 한도를 감정가의 20%에서 30%로 높여달라고 요청할 계획이다. 조합원 중 약 65%가 기본 이주비를 받을 수 없는 구조여서 추가 이주비 없이는 이주 자체가 어렵다고 판단해서다. 노량진3구역, 송파 가락삼익맨숀 등도 비슷한 상황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기본 이주비 금리가 3~4% 수준인 반면, 추가 이주비는 보증 수수료와 가산금리가 붙어 6~7%대가 일반적이다. 이 자금은 입주 시 분담금에 합산 정산된다. 추가 이주비 1억원을 연 6%로 4년간 사용할 경우 상환액은 약 1억2400만원에 이른다. 이주 부담을 넘기기 위해 선택한 고금리 자금이 결국 조합원 부담을 키우는 구조다.
한 조합 관계자는 "사업이 막바지인데 무산시킬 수 없는 노릇이라 값비싼 '인공호흡기'를 단 셈"이라며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조합원들이 고금리 대출을 억지로 받아야 하는 상황이 답답하다"고 말했다.
전세시장 여건도 악화되고 있다. 입주 물량 감소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여파로 전세 물건이 줄면서 서울 전셋값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격은 6억7000만원에 육박해 규제 이후 이주비 최대 한도로는 전셋집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
이런 상황에서 추가 이주비 조건은 정비사업 수주 경쟁의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성수전략정비1지구는 'LTV 100% 이주비 보장'을 입찰 조건으로 내걸었다. 반면 입지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사업지는 이주비 조건이 나빠 이주 지연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정비업계는 이주비 금융 비용의 증가는 결국 분양가로 전가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다. 조합원 분담금이 늘어나면 일반분양가 역시 이를 반영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주비 규제가 정비사업의 금융 구조를 흔들면서, 분양가 상승과 공급 지연이라는 부작용을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가 공급 확대를 목표로 한다면, 정비사업의 '이주 단계'만큼은 투기 규제와 분리해 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임영신 기자 / 한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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