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못가는 불곰국 관광객들 여기로 ‘우르르’…‘러시아인 거리’된 중국

허서윤 기자(syhuh74@mk.co.kr) 2026. 1. 11.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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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제재 이후 유럽 대신 중국을 찾는 러시아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중국·러시아 노선 항공편은 1년 새 50% 이상 증가했고, 산야를 찾은 러시아 관광객은 약 18만 명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관광객의 중국 쏠림을 단순한 여행 트렌드를 넘어 지정학적 변화의 단면으로 해석한다.

유럽 대신 아시아로 향하는 러시아와, 내수·관광 활성화를 노리는 중국의 이해가 맞물리며 중국은 러시아인의 새로운 휴양지이자 소비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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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난성 산야 일대 러시아인 붐벼
유럽, 직항 사라지고 비자 발급 제한
중국은 무비자 정책으로 문호 개방
中 산야 찾는 러시아인 10배 급증
중국 헤이룽장성 쑤이펀허시 기차역에서 내린 러시아 관광객들. [연합뉴스]
서방 제재 이후 유럽 대신 중국을 찾는 러시아 관광객이 빠르게 늘고 있다. 하늘길과 결제망이 막히면서 정치적 부담이 적고 물가가 저렴한 중국이 새로운 휴양지로 부상한 것이다.

9일 중국 관영 신화통신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최남단 하이난성 산야 일대 호텔과 해변은 이미 러시아 관광객으로 붐비고 있다. 새해 전야에는 러시아인 수백 명이 중국 시간보다 두 시간 빠른 블라디보스토크 시간에 맞춰 러시아어로 새해를 맞이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변화의 배경은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강화된 서방 제재다. 유럽연합(EU)이 러시아 항공기의 영공 통과를 금지하면서 직항 노선이 사라졌고, 비자 발급과 결제 역시 크게 제한됐다. 비자·마스터카드 차단으로 러시아 발급 카드의 해외 사용이 어려워지며 유럽 여행의 문턱은 급격히 높아졌다.

중국 하이난성 싼야의 해변에서 설 연휴를 보내는 사람들. [연합뉴스]
반면 중국은 문을 열었다. 지난해 9월 러시아 일반 여권 소지자에 30일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고, 러시아도 중국인 무비자 정책으로 화답했다. 그 결과 올해 초 일주일간 중국 접경 지역을 통해 입국한 외국인 관광객은 1만 명을 넘어 전년 대비 80% 이상 늘었다. 중국·러시아 노선 항공편은 1년 새 50% 이상 증가했고, 산야를 찾은 러시아 관광객은 약 18만 명으로 10배 이상 급증했다.

가격 경쟁력도 한몫했다. 루블화 가치가 전쟁 이후 거의 반토막 난 상황에서 유럽 여행은 비싸졌지만, 중국은 항공편이 많고 숙박·식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러시아어 메뉴판과 식단, 보드카까지 갖춘 ‘맞춤형 서비스’도 러시아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요인이다.

전문가들은 러시아 관광객의 중국 쏠림을 단순한 여행 트렌드를 넘어 지정학적 변화의 단면으로 해석한다. 유럽 대신 아시아로 향하는 러시아와, 내수·관광 활성화를 노리는 중국의 이해가 맞물리며 중국은 러시아인의 새로운 휴양지이자 소비처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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