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밖 경력도 인정"…호봉 논란에 법원이 군무원 손 들어준 이유

양윤우 기자 2026. 1. 11. 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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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법원, 로고, 법원로고 /사진=김현정


민간에서 했던 일이 군무원 채용 때 요구된 경력과 같다면 그 경력도 호봉 산정에 포함해야 한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서울행정법원 제13부(부장판사 진현섭)는 국방출판지원단에서 근무하는 군무원 A씨가 국방부 장관을 상대로 낸 '군무원호봉 재획정 신청거부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A씨는 군무원으로 임용되기 전 민간 분야에서 편집·광고 기획·신문광고 디자인 등 관련 업무를 수행한 경력을 합산해 호봉을 다시 산정해달라고 2023년 9월6일 국방부에 신청했다.

그러나 A씨는 2024년 8월 담당 주무관으로부터 "평가 심의회를 열었으나 기각됐다"는 취지의 구두 답변만 들었을 뿐 처분 이유나 근거를 담은 공식 문서를 받지 못했다.

이에 A씨는 지난해 1월27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행정절차법 제24조 제1항에 따라 신청에 대한 처분은 문서로 해야 하는데도 구두로만 통보했다"며 민원을 제기했다.

국방부는 같은 해 2월 A씨에게 민간근무경력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내용의 통보서를 발송했다. 그러자 A씨는 국방부가 군무원의 호봉 재획정 신청을 거부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 소송을 냈다.

법원은 국방부가 A씨의 신청을 거부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남용했기 때문에 위법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국방부가 '2025 공무원 보수 등의 업무지침'을 적용해야 하는 사안에서 개정 전인 2024년도 지침을 잘못 적용했다"고 밝혔다.

특히 A씨는 민간 분야 근무경력을 요건으로 하는 국방부 경력경쟁 채용 절차를 통해 출판 디자인 또는 시각디자인 분야에서 4년 이상 근무한 경력을 인정받아 관련 직무 군무원으로 임용된 만큼 2025년 업무지침에 따라 해당 민간 경력을 호봉에 반영해 재획정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절차적 하자도 인정됐다. 재판부는 "행정절차법 제23조 제1항에 따라 처분할 때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전제한 뒤 신청을 거부하는 처분이라면 처분 내용과 관련 법령과 처분에 이르기까지의 과정 등을 종합해 당사자가 불복 여부를 판단하고 행정구제 절차로 나아가는 데 지장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국방부 통보서에는 '심의 결과 민간근무경력을 미인정하기로 했다'는 취지만 기재돼 있을 뿐 심의회 개최 시점이나 경력을 인정하지 않은 구체적 이유 등이 빠져 있었다"고 했다. 또 이 같은 사유제시 부족으로 A씨가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알기 어려워 권리구제 절차를 밟는 데도 상당한 지장이 있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양윤우 기자 moneysheep@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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