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김혜경 여사 법카 유용’ 제보자에 ‘간첩’, ‘끄나풀’ ‘사악한 쓰레기’ 악플…무죄 확정 [세상&]
1심 무죄 “모욕적 표현 아냐…피해자 특정 X”
2심도 무죄 “구성요건 인정, 위법성 조각”
![1인 시위 하는 ‘김혜경 법카 유용 의혹’ 제보자 조명현씨. [연합]](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1/ned/20260111074705466yxzk.jpg)
[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이재명 대통령의 배우자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을 제보한 공익 제보자를 가리켜 “간첩”, “끄나풀”이라고 한 악플러에게 무죄가 확정됐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수원지법 형사7부(부장 김병수)는 모욕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에 대한 2심 재판에서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시간은 제20대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두고 있던 2022년 2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경기도청 비서실에서 근무한 7급 공무원 조명현 씨의 내부 고발로 김혜경 여사의 법인카드 유용 의혹이 제기됐다. 조씨는 5급 사무관 배모 씨와 나눈 텔레그램 메시지, 녹취록 등을 근거로 김 여사의 사적 심부름을 수행했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경기도청 내 김 여사의 의전과 사적 심부름을 전담하는 ‘사모님팀’이 있었다고 폭로했다. 법인카드로 음식물을 구매해 김 여사의 자택으로 배달했고, 김 여사가 관용차를 사적으로 사용했다고 주장했다. 폭로 당시 조씨는 ‘제보자’로 신분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이후 국회 소통관에서 얼굴과 실명을 공개했다.
A씨는 의혹이 제기됐을 때 관련 기사에 댓글을 남겼다가 재판에 넘겨졌다. 그는 4차례에 걸쳐 조씨를 “간첩”, “끄나풀”이라고 하는 등 모멸감을 주는 표현을 사용한 혐의를 받았다.
구체적으로 조씨에 대해 “간첩이 틀림없다”며 “첩자들이 하는 짓과 뭐가 다르냐. 녹음한 뒤 제보라는 방식으로 교묘하게 사악한 음모를 꾸몄다”고 적었다. 이어 “끄나풀을 심어서 감시한 것”이라며 “조작을 넘어서 음모를 꾸미고 있으니 참 사악한 쓰레기들”이라고 했다.
피해자인 조씨가 직접 A씨를 고소했다. 모욕죄는 친고죄라 피해자의 고소가 있어야만 수사·처벌이 가능하다. 수사기관은 혐의가 인정된다며 A씨를 재판에 넘겼지만 2024년 12월 1심은 무죄를 택했다.
1심은 A씨가 남긴 댓글이 다소 무례할지언정 명예를 침해할 만한 정도는 아니라고 봤다. 또한 댓글을 남긴 시점엔 조씨의 실명·얼굴이 공개되지 않았으므로 피해자도 특정되지 않았다고 했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남긴 댓글은 당시 사회적인 관심사 중 하나였던 이재명 대선후보의 법인카드 불법유용 의혹을 둘러싼 정치권의 공방에 관한 것이었다”고 전제했다.
이어 “A씨는 자신과 다른 생각을 가진 네티즌들과 논쟁을 벌이다가 해당 댓글을 게시한 것이므로 ‘간첩’, ‘끄나풀’ 등 다소 무례한 표현을 썼다고 하더라도 피해자(조씨)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표현이 포함된 글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밝혔다. 모욕죄의 구성요건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취지다.
구체적으로 “댓글의 성격, 기사의 내용과 사회적 관심, 전체적인 맥락에서 해당 표현이 가지는 의미, 명예 보호와 표현의 자유 사이의 조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그렇다”고 설명했다.
1심은 모욕죄의 구성요건인 ‘피해자 특정’도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는 A씨가 댓글 남긴 시점(2022년 2월)보다 훨씬 뒤인 2023년 10월에야 자신의 실명을 공개했다”며 “사건 당시엔 언론과 대중에게 ‘공익제보자 A씨’로만 알려져 있던 사실을 고려하면 피해자가 특정됐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검사가 항소했지만 2심의 판단도 같았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A씨가 모욕적 표현을 사용한 게 맞고, 피해자 특정도 된다고 판단했다. 다만 위법성이 조각(없어짐)된다는 이유로 무죄를 선고했다. 위법성 조각은 범죄의 구성요건을 갖췄더라도 실질적으로 위법하지 않다고 보고 처벌하지 않는 것을 말한다. 정당방위가 대표적이다.
2심 법원은 “끄나풀, 간첩 등의 표현은 제보자에 대해 단순한 의혹을 제기하는 것이 아니라 제보의 경위에 정치적 의도가 있음을 단정하고 있는 것”이라며 “표현의 문언상 의미와 용례를 고려할 때 해당 댓글은 피해자의 인격권을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서 모멸감을 주는 표현이 맞다”고 판단했다.
이어 피해자의 특정성도 인정된다며 “당시 기사에 조씨의 직업과 소속, 업무가 모두 적시됐다”며 “경기도청 근무자와 주변인들은 피해자를 지칭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아차릴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더욱이 “피해자를 후원하는 계좌가 공개됐고, 유튜브에서 피해자의 목소리도 확인할 수 있었다”고 살폈다.
다만 2심도 1심과 같이 결론은 무죄였다.
2심은 A씨의 행위는 사회상규에 위반되지 않는 행위라며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결론 내렸다.
2심 재판부는 “당시는 대통령 선거를 한 달 앞둔 상황이라 후보자의 자질에 대한 정치권을 공방이 치열했다”며 “조씨가 제보한 내용은 이를 평가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이 됐다”고 밝혔다.
이어 “조씨의 제보 내용을 두고 경쟁 정당 측에서 ‘8개월간 업무지시를 녹음한 것은 폭로를 위한 것으로 다분히 의도적이다’라는 취지의 공개적인 비판을 하는 등 격론이 벌어졌다”고 짚었다. 동시에 “A씨도 제보 내용에 대한 사실관계나 경위에 대해 자신의 판단과 의견을 밝힌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A씨가 다른 네티즌들과 댓글로 논쟁을 벌인 것으로 보이는 점을 고려할 때 A씨는 자신의 판단과 의견이 타당함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다소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한 것에 불과하므로 사회상규에 어긋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다.
검사가 상고하지 않으면서 현재 이 판결은 그대로 확정됐다.
한편 김 여사는 10만원 상당의 식사 대금을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한 혐의로 지난해 5월, 2심에서 1심과 같이 벌금 150만원을 선고받았다. 별도로 법인카드 889만원을 유용한 혐의에 대해선 지난 2024년 11월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다. 기소유예는 죄를 짓긴 했지만 굳이 재판에 넘길 정도는 아니라고 검찰이 판단해 사건을 종결하는 처분이다.
이재명 대통령 역시 지난 2024년 11월 비슷한 혐의로 함께 재판에 넘겨졌다. 관용차 사용료, 법인카드 등 총 1억 653만원 상당을 사적으로 사용한 혐의가 적용됐다. 다만 현직 대통령에 대한 불소추 특권이 적용돼 지난해 7월 이후 재판이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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