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에 146조 투자하라" 트럼프 압박에 석유 기업들 난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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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정상화하겠다"며 미국 기업들에게 투자를 촉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기업은 베네수엘라의 썩어가는 에너지 인프라를 재건하고 궁극적으로 석유 생산량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늘릴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어떤 회사들이 참여할지는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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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여 회사는 정부가 결정할 것"
업계, 정부 안전 및 재정 보증 요구

베네수엘라를 급습해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해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석유 산업을 정상화하겠다"며 미국 기업들에게 투자를 촉구했다. 그러나 석유 기업들은 떨떠름한 표정이다. 4년 남은 트럼프 정부만 보고 뛰어들기에는 투자 가치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9일(현지시간) 백악관에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 셰브론 등 미국 주요 석유 회사 경영진들을 모아놓고 베네수엘라 문제를 논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미국 기업은 베네수엘라의 썩어가는 에너지 인프라를 재건하고 궁극적으로 석유 생산량을 전례 없는 수준으로 늘릴 기회를 갖게 될 것"이라면서 "어떤 회사들이 참여할지는 우리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핵심은 낙후한 베네수엘라 석유 기반을 재정비하고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미국 기업들이 1,000억 달러(약 146조 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해 달라는 요청이다. 베네수엘라에는 약 3,030억 배럴에 달하는 석유가 매장돼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데, 이는 세계에서 가장 많은 양이며 총 매장량의 17%에 달한다. 그럼에도 현재 베네수엘라에서는 전세계 공급량의 1%만 생산하고 있다. 국가가 석유회사를 국유화하고 국제 사회 제재가 이어지면서 인프라가 엉망이 됐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부 자금이 아닌 기업 투자로 인프라를 재건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미국에 특수 설비를 갖춘 정유 시설이 많아 베네수엘라에서 '무기한' 원유를 공급받으면 에너지 가격이 크게 낮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는 미국과 베네수엘라 석유 보유량을 합치면 전세계 원유의 55%를 보유할 수 있다고도 말했는데, 이는 과장된 수치로 실제로는 20% 초반 수준이다.

기업들은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정치적 불안정성 때문에 투자 가치가 높지 않다고 보기 때문이다. 대런 우즈 엑손모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우리는 그 곳에서 자산을 두 번이나 압류당했기 때문에 재차 진출하려면 상업 체계와 법률 시스템에 상당한 변화가 필요하다"며 "현재 그 곳은 투자하기에 부적합한 곳"이라고 단언했다. 산업 특성상 투자가 수십 년에 걸쳐 이뤄지는 만큼, 정부의 지속가능한 안전 및 재정 보증 등이 선행되지 않는다면 함부로 뛰어들기 어렵다는 의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베네수엘라에 투자하는 기업들의 물리적, 재정적 안전을 보장하겠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내용은 말하지 않았다. 같은 날 오전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수출입은행을 활용해 대규모 석유 프로젝트 자금 지원을 할 실질적인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한편 이날 미군은 베네수엘라 원유 수출 봉쇄 명목으로 카리브해에서 다섯 번째 유조선을 나포했다. 뉴욕타임스(NYT) 따르면 나포된 '올리나'호는 동티모르 깃발로 위장한 채 항해 중이었으며, 지난해 말과 이달 초 베네수엘라에서 원유를 선적했다. NYT는 "지난해 1월 미국은 이 선박을 러시아 에너지 수출을 도왔다는 이유로 제재 대상에 올린 바 있다"면서도 "나포 당시 당국에는 올리나호에 대한 압류 영장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지적했다.
곽주현 기자 zo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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