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소득 500만원 있어도 기초연금 받는다고?…불평등 확대 주범이라는데

나현준 기자(rhj7779@mk.co.kr) 2026. 1. 10. 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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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초연금 선정 기준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상당한 근로소득이 있는 노인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데, 노인의 전반적인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아지면서 선정기준액이 사실상 중위소득 수준까지 올라왔다.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현행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 중위소득 5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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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468만원 벌어도 수급
노인 중산층으로 대상확대
2014년 5조→ 올해 23조
처분가능소득 빈곤율 상승
부자노인 기초연금 수령탓
국민연금 기초연금 창구. [연합뉴스]
기초연금 선정 기준이 가파르게 높아지면서 상당한 근로소득이 있는 노인까지 수급 대상에 포함되는 구조가 굳어지고 있다. 노후 빈곤 완화를 위해 도입된 기초연금이 중산층 노인에게까지 폭넓게 지급되며, 불평등 완화 효과는 약해지고 재정 부담만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8일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026년도 기초연금 선정기준액을 단독가구 월 247만원, 부부가구 월 395만2000원으로 결정했다. 전년 대비 각각 8.3% 인상된 수치다. 기초연금은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되는데, 노인의 전반적인 소득과 자산 수준이 높아지면서 선정기준액이 사실상 중위소득 수준까지 올라왔다. 단독가구 기준 선정기준액은 기준 중위소득의 96%에 달한다.

문제는 각종 공제 제도를 적용하면 실제 수급 가능 소득이 이 기준선을 훨씬 웃돈다는 점이다. 소득인정액 산정 시 근로소득은 기본공제액(2026년 116만원)을 차감한 뒤 초과분의 30%를 추가 공제한다. 여기에 대도시 기준 일반재산 1억3500만원, 금융재산 2000만원 등 자산 공제도 적용된다.

이를 적용하면 다른 소득이나 재산 없이 근로소득만 있는 독거노인의 경우 이론적으로 월 최대 468만8000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맞벌이 노인 부부라면 연봉 9500만원, 월 소득 약 796만원 수준에서도 수급 대상이 된다. 노후 빈곤층 보호라는 제도 취지와 달리, 중산층 이상의 노인까지 현금 급여가 지급되는 구조다.

기초연금 예산도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 제도 도입 첫해인 2014년 5조원 수준이던 예산은 올해 23조원으로 다섯 배 가까이 늘었다. 전액 세금으로 충당되는 구조인 만큼, 고령화 속도가 빨라질수록 국가 재정에 주는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상대적 빈곤율 추이. 2022년 이후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이 되려 오르고 있다. 처분가능소득이란 세금과 복지혜택 이후 소득을 의미한다. 해당 빈곤율이 오른다는 것은 부자 노인이 기초연금을 수령하면서 불평등이 확대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더 큰 문제는 기초연금 확대가 도리어 불평등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이다. 가계금융복지조사에 따르면 처분가능소득 기준 상대적 빈곤율은 2011년 18.5%에서 2015년 17.4%, 2021년 14.8%로 꾸준히 낮아졌지만, 2022년 14.9%, 2023년 14.9%, 2024년 15.3%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2022년 이전엔 기초연금이 재산과 소득이 부족한 노인들을 위한 ‘불평등 완화장치’로서 기능했다면, 그 이후에는 부자 노인들까지 기초연금을 수령하게 되면서 도리어 불평등을 심화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는 것이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 소장은 “처분가능소득 빈곤율은 세금을 내고, 복지혜택을 받은 이후의 소득”이라며 “평균적인 청년세대보다 훨씬 소득이 많은 부자 노인도 기초연금을 받게되면서 처분가능소득 기준 빈곤율이 최근 상승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손질하지 않으면 재정 부담만 키운 채 정책 효과는 점점 희석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개발연구원(KDI)와 한국조세재정연구원은 기초연금 지급 기준을 현행 ‘소득 하위 70%’에서 ‘기준 중위소득 50%’ 수준으로 단계적으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노인 인구가 늘어나더라도 추가적인 재정 소요를 상당 부분 억제할 수 있고, 재정의 지속가능성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당장 제도 개편이 이뤄질 가능성은 높지 않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노인 유권자의 표심을 의식해야 하는 정치권이 혜택 축소로 비칠 수 있는 개편에 선뜻 나서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정당국과 복지부 내부에서는 현행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상태다. 보건복지부 역시 관련 제도 개편 논의에 착수하겠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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