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 결심했지만 모든 게 막막하다면? [건강하십니까]

새해 목표 세우셨나요? 무엇을 가장 우선 순위에 두셨나요?
한국리서치의 2025년 1월 정기조사(만 18세 이상 남녀 천 명 대상)를 보면 '건강 관리‥체력 증진'이 개인 목표 1순위로 꼽혔습니다. 남녀, 세대를 불문하고 해마다 가장 중요한 목표로 선정되는 주제입니다.
올해도 건강과 체력 증진을 위해 운동 결심하신 분들 많으실 겁니다. 그런데 결심은 했지만 막상 시작하려니 무엇을, 어떻게, 얼마나 해야 할지 막막합니다.
건강을 위해선 주당 150분 이상의 중강도 유산소 운동, 주 2회 이상의 근력 운동이 권장되는데,
이를 수행하는 국민은 10명 중 2명에 불과하다고 합니다(2023년 국민건강통계). 실행이 결심만큼 쉽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자신의 체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하고, 나에게 맞는 운동법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지 알아보겠습니다.
■"나에게 꼭 맞는 운동법을 알려주는 곳이 있다고?"

40대 직장인 장철민 씨. 새해 결심으로 달리기를 시작했는데 궁금한 게 많습니다.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살을 빼면서 러닝을 할 수 있을지, 부상 없이 달릴 수 있는 방법, 그리고 실력을 빨리 키우고 싶은데 어떤 방법으로 하면 실력이 빨리 늘 수 있는지 알고 싶고요. 일주일에 몇 번을 해야 할지, 시간은 어느 정도 해야 할지, 강도, 스피드 이런 부분들을 얼마나 올려야 될지 그런 부분도 많이 궁금합니다."
장철민 씨는 고민 끝에 전문 러닝 코치가 운영하는 달리기 수업에 참여해 달리기의 기본 자세와 주법부터 차근차근 배워나가기로 했습니다.

40대 직장인 이가영 씨는 자신에게 맞는 운동법을 찾기 위해 먼저 체력 측정부터 해보기로 했습니다. 이 씨가 찾은 곳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운영하는 국민체력100 송파체력인증센터. 건강운동관리사의 안내로 인바디 기기로 체격을 측정한 뒤 본격적인 체력 측정을 시작했습니다.
먼저 건강 체력. 20m 연속 달리기(심폐지구력), 악력(근력), 교차윗몸일으키기(근지구력), 윗몸앞으로굽히기(유연성)를 수행합니다. 다음 운동 체력. 반응시간(민첩성), 제자리멀리뛰기(순발력)를 측정합니다. 마치 예전 학창시절 체력장 같은 모두 6종류의 테스트가 30분 간 진행됐습니다.
송파체력인증센터의 박성수 건강운동관리사는 체력 측정 결과를 토대로 이 씨에게 맞는 운동 종류와 수행 방법을 안내했습니다. 박성수 관리사는 "그동안 쌓인 수많은 데이터와 개별적인 측정 결과를 토대로 개인에게 최적화된 운동 상담을 해드리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운동이 건강에 좋다는 건 알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좋은 운동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모르는 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건강하려고 운동을 시작했다가 통증을 겪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 이유는 개개인마다 결핍되어 있는 움직임들이 다 다르기 때문이에요. 그런 걸 고려하지 않고 운동을 해서 그렇거든요. 그래서 저희는 사람마다 필요한 움직임을 찾아주고,
거기에 맞는 강도를 설정해 줘서 더 재미있고 건강하게 운동할 수 있도록 도움을 드리고 있습니다."
국민체력100은 국가가 제공하는 무상 스포츠 복지 서비스로 전국에 체력인증센터 66곳과 출장전담반 6개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하루(또는 일주일)에 얼마나 운동해야 하는가?
세계보건기구(WHO) 통계를 보면 '운동 부족'은 고혈압, 흡연, 고혈당에 이어 전 세계 사망 위험 요인 4위에 올라 있습니다. 이 때문에 WHO와 각국 정부는 적극적인 신체 활동을 장려합니다.
운동 과학자들이 권장하는 적정 운동량은 걷기, 달리기, 수영, 자전거타기같은 유산소 운동 주 150분 이상, 팔굽혀펴기, 스쿼트, 윗몸일으키기 등 근력 운동 주 2회 이상입니다.

유산소 운동은 하루 30분 이상 주 5일이 이상적입니다. 미국 보건복지부 자료를 보면 하루 30분~60분씩 운동하면 운동을 전혀 하지 않는 사람보다 사망 위험이 30% 이상 감소하는 걸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루 30분에 못미친다고 해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루에 10분, 20분씩이라도 꾸준히 운동하면 사망 위험이 20% 이상 줄어듭니다(그래프의 급하강 구간).
호주 시드니 대학의 운동과학자인 엠마누엘 스타마타키스 박사는 "운동을 30분 연속적으로 하든, 하루에 걸쳐 몇 분씩 짧은 시간으로 나눠 하든 상관없다"고 말합니다. 그는 이를 '운동 간식'이라고 표현합니다. 빠르게 걷기, 계단 오르기, 장보기 가방 들기 같은 일상생활 속 운동 조각들도 건강 효과를 충분히 발휘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운동 강도는 어느 정도가 적당한가?

오슬로 노르웨이 스포츠과학대학의 울프 에켈룬드 교수는 "적당한 운동이란 호흡과 심박수를 증가시켜, 1에서 10까지의 강도 척도에서 5나 6 정도로 느껴지는 수준"이라고 말합니다.
"속도를 조금 높여 빠른 속도로 걷거나 천천히 달려도 되지만, 전력 질주할 필요는 없는 정도"라는 뜻입니다.
일반적으로 '중강도'라고 할 때 개인의 체력 수준에 따라 체감도가 다를 수 있는데, 이 때 적용하는 기준이 'Talk test'(말하기 테스트)입니다. 운동하면서 짧은 대화는 가능하지만, 긴 문장이나 노래 부르기는 어려운 수준의 약간 숨이 가쁜 정도가 적당하다는 겁니다.
에켈룬드 교수는 "대규모 역학 연구를 통해 대부분의 날 30분씩 중강도 활동을 하면 조기 사망과 뇌졸중, 심장마비, 제2형 당뇨병, 암과 같은 여러 질병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 명백해졌다"고 강조합니다.
박세정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과학원 스포츠과학연구실장은 "중요한 것은 조금이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라며 "하루 5분, 10분이라도 꾸준히 지속하면 혈압과 조기 사망 위험을 낮추는 등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합니다.
■매일 운동해야 하는가?
모든 운동을 주말에 긴 시간을 투자해 몰아서 할 수도 있습니다. 호주 시드니 대학 스타마타키스 박사 연구 결과를 보면, 주말에만 운동한다고 답한 사람들은 거의 운동을 하지 않는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낮았습니다.

중국 항저우의 저장중국의과대학 연구진이 전 세계 120만여 명을 대상으로 한 27개 연구를 메타 분석한 결과도 비슷합니다. 주말에만 운동하는 사람들은 전혀 운동하지 않는 사람보다 심혈관 질환 사망 위험이 26% 감소한 효과를 보였습니다.
하지만 주말에만 운동하는 방식엔 단점도 있습니다. 운동을 하지 않는 날엔 혈당 조절, 기분 개선과 같은 규칙적인 운동의 이점을 놓칠 수 있습니다. 또 평일 내내 대부분 앉아서 지내다가 주말에 보상하려고 무리하다 보면 부상 위험도 증가합니다.
■하루에 몇 보 걸어야 하는가?

미국 하버드 공중보건대학원의 이민 리 교수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주당 150분 운동은 하루 약 7천~8천 보에 해당한다"고 말합니다. 나이에 따라 걸음 수를 조절할 수 있는데, 60세 미만은 하루 약 8천~만 보, 60세 이상은 하루 약 6천~8천 보가 적당합니다.
하버드 대학 연구진은 60대 이상 노년층의 경우 일주일에 1~2일 4천 보를 걸어도, 하루도 걷지 않는 사람들보다 사망 위험을 26%, 심혈관 질환 위험을 27% 낮춘다는 사실을 발견해 영국 스포츠의학 저널에 발표했습니다.
■마라톤을 뛰고 싶다면?

위에서 언급한 운동 시간과 강도는 건강과 체력 유지에 초점을 맞춘 겁니다. 이 수준을 넘어 10km 이상의 마라톤을 완주하려면 훨씬 더 많은 시간과 체계적인 훈련이 필요합니다.
달리기 열풍 속에 우리나라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러닝에 입문했다가 부상을 입은 뒤 운동을 그만두는 사례들이 자주 발생하고 있습니다.
마라톤 국가대표를 지낸 이선춘 코치는 "아마추어 러너들이 아직 몸이 활성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달리기를 많이 하다 보니 부상에 노출되고 있다"고 말합니다.
"몸을 먼저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고, 자신의 능력에 맞게 훈련 강도와 양을 조절하는 게 중요해요. 아마추어 러너들이 종종 욕심을 부려서 하루에 많이 하려고 하고, 또 빨리 뛰려고 하는 성향이 있어요. 그거는 자제하시고, 자신에게 맞는, 내일 또 뛸 수 있는 그런 루틴을 가져가시는 게 제일 좋습니다."
이선춘 코치는 부상 예방을 위해 올바른 달리기 자세를 배우고, 달리기 전후 체조와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줄 것을 강조합니다. 무리하게 속도와 거리에 욕심내지 않고 즐겁게 달려도 꾸준히 훈련하면 충분히 원하는 기록을 달성할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꾸준한 반복이 최선"
미국 보건복지부의 2018년 자료를 보면 하루 30분을 넘어 활발하게 움직일수록 조기 사망 위험이 현저히 낮아짐을 보여줍니다. 고혈압과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 각종 암의 발생 위험도 감소합니다. 또 하루 운동량이 1시간을 넘긴다해도 운동으로 인한 부상 위험이 증가한다는 학술적 근거는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현재 체력이나 생활 습관, 업무 형태 등 여러 여건 상 하루 30분의 시간을 내기 쉽지 않은 사람들도 많습니다. 중요한 것은 마치 간식을 먹듯이 하루 단 몇 분이라도 산책하거나 달리거나 계단을 오르거나 장바구니를 들고 오가는 등 활동을 꾸준히 지속하면, 아무 것도 하지 않을 때에 비해 분명한 질병 예방, 체력 유지, 건강 증진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래픽:김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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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광석 기자 (ksyoo@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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