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직 앞둔 '육아휴직 1년' 아빠...내 책상은 그대로?[40육휴]
[편집자주] 건강은 꺾이고 커리어는 절정에 이른다는 40대, 갓난아이를 위해 1년간 일손을 놓기로 한 아저씨의 이야기. 육아휴직에 들어가길 주저하는 또래 아빠들의 의사결정에 도움이 되길 바랍니다.


복직 전 면담은 상사와 휴직자가 서로 '기대치'와 '현실'을 주고 받는 눈치싸움 내지 기싸움으로 흘러가는 경우가 많다. 상사는 부서의 업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휴직자가 '즉시 전력감'인지 떠본다. 복직자는 육아를 위해 자신이 쓸 수 있는 또 다른 카드가 가능할지 가능성을 타진해본다.
예를 들어 어떤 복직자들은 복직 예정일에다 올해 새로 발생한 연차를 붙여 사용하기도 한다. 그래서 면담 첫 대화에선 항상 '복직 예정일'을 확인한다. 회사 시스템에는 복직 예정일이 기록돼 있겠지만 보통 인사팀에서나 알고 있을 뿐이다. 같이 일해야 할 현업에서는 휴직자의 복귀 일정을 모르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다.
일부 복직자들은 하루 1~2시간 늦게 출근하거나 일찍 퇴근하는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나 '출퇴근 시간 유연화제도'를 사용 가능한지 확인할 때도 있다. 또 복귀할 때 기존 부서로 돌아갈지 아니면 새로운 업무를 맡을지에 대해서도 논의한다. 휴직기간 중 새로운 인력이 배치된 경우 업무를 어떻게 조정할지 이야기할 수도 있다.
육아휴직을 끝내고 돌아올 때는 '육아 환경'에 대해 물어보는 회사들도 많다. 아이를 봐줄 조부모가 인근에 있는지, 시터를 고용하는지 등에 따라 복직하는 직원의 업무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어서다. 남성보다는 주로 여성에게 이러한 질문이 집중되는 경우가 많다고 들었다.

사실 몇 년 전까진 육아휴직이 끝나면 복직해 반년 동안 회사에 다닌 뒤 사표를 내는 경우를 종종 봤다. 육아휴직급여 사후지급금 제도 때문이었다. 육아휴직기간에는 휴직급여의 75%만 매달 지급하고 나머지 25%는 따로 적립했다가 복직하면 6개월 뒤 일시불로 주는 제도였다. 육아휴직이 끝나고 바로 퇴사하는 걸 막게 하려는 제도적 장치였다.
이 제도는 지난해부터 바뀌었다. 가뜩이나 쥐꼬리만한 육아휴직급여를 분할 지급해 생계가 곤란해진다는 비판이 많았던 탓이다. 휴직기간이 끝난 뒤 '최소 6개월'은 일한다는 법칙이 깨졌다. 그래서 오히려 휴직자보다 회사가 더 불안한 입장에 놓이는 측면도 생겼다.

하지만 아이를 더 잘 키우려면 월급이 필요하다. 그나마 월 160만원씩 나오는 육아휴직급여도 12개월까지 받으면 더 이상 나오지 않는다. 복직해서 열심히 일해야 아이 입에 귤 하나라도 더 넣어줄 수 있다.
오래전 온라인에서 본 건설근로자의 그림이 떠오른다. 안전모를 쓰고 벽돌을 양손 가득 든 모습이었다. 그가 자신의 아이에게 전하는 말이 그림 밑에 붙어 있었다.
"벽돌을 들고 있어서 널 안아줄 수가 없어. 벽돌을 내려놓으면 널 키울 수가 없어."
비단 이 벽돌공만의 사연은 아닐 것이다. 일해서 먹고사는 수많은 사람에게 있어 '자녀와의 교감'과 '근로 시간'은 제로섬 게임이다. 그래서 지난 1년의 육아휴직 기간 동안 잠시 벽돌을 내려놓고 아이를 안아줬던 시간이 더욱더 소중하게 다가온다. 얼마 남지 않은 휴직기간 동안 보다 많이 아이를 안아주고 싶다. 나중에 벽돌을 나르러 가더라도 아이의 품에 더 오랫동안 아빠의 온기가 남아있으면 좋겠다.

최우영 기자 you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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