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과 동시에 돈이 아깝지 않다”…초호화로 무장한 ‘지상 최대 쇼’
제작비 395억 압도적 무대세트
비욘세·아델부터 엘턴 존까지
70여개 팝 활용한 음악도 매력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 장면. 파리의 에펠탑이 등장하는 장면은 공연의 하이라이트 중 하나다. [CJ ENM]](https://img3.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0/mk/20260110060604752mmph.jpg)
무용수들은 극장에 깔린 몽환적이면서도 느린 박자의 음악에 맞춰 관객을 향해 최면을 걸 듯 몸을 움직인다.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기도 전, 관객은 1890년대 파리의 카바레 물랑루즈 안으로 들어온 듯한 착각에 빠진다.
작품은 배즈 루어먼 감독의 2001년 동명 영화를 기반으로 2018년 제작된 뮤지컬이다. 벨 에포크 시대 보헤미안의 성지였던 몽마르트르의 카바레 물랑루즈에서 스타 사틴은 무명 작곡가 크리스티안과 사랑에 빠진다.

사랑과 욕망, 예술과 돈이 교차하는 삼각관계는 결국 죽음이라는 비극을 향해 나아간다. 어찌 보면 신파에 가까운 이야기지만, 뮤지컬 ‘물랑루즈!’에서 이 같은 진부함은 크게 문제 되지 않는다. 이 작품은 서사보다 쇼를 전면에 내세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무대는 ‘지상 최고의 쇼’를 내건 공연답게 시각적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준다. 수천 개의 스와로브스키 큐빅이 촘촘히 박힌 사틴의 의상은 핀 조명을 받아 다이아몬드처럼 눈부시게 빛나며 관객의 탄성을 자아낸다. 수많은 별이 반짝이는 파리의 밤하늘과 아름답게 빛나는 거대한 에펠탑 역시 시선을 붙든다. 사전 제작비만 395억원에 달하는 초호화 뮤지컬답다.
![뮤지컬 ‘물랑루즈!’의 한 장면. 사틴과 크리스티안이 함께 사랑을 고백하며 행복한 앞날을 꿈꾸고 있다. [CJ ENM]](https://img4.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0/mk/20260110060607530zbjh.jpg)
특히 크리스티안과 사틴이 사랑을 확인하는 ‘Elephant Love Medley’는 이 작품의 음악적 특징이 가장 정교하게 드러나는 장면이다. ‘All You Need Is Love’에서 ‘I Will Always Love You’ ‘Your Song’ ‘Heroes’까지 시대와 결이 다른 러브송들이 대사처럼 교차하며 두 인물의 감정을 대신 말한다. 서로 다른 곡의 한 소절씩을 주고받는 구조는 고백과 망설임, 확신과 불안, 그리고 응답까지 다양한 감정을 하나의 넘버 안에 담아낸다.
한국어로 번역된 가사를 통해 듣는 팝송은 원곡과는 또 다른 재미를 낳는다. 낯설게 번역된 가사를 따라가다 보면 곡의 정체를 떠올리게 되고, 어느새 음악은 다음 넘버로 흘러간다.
![뮤지컬 ‘물랑루즈!’의 피날레 장면. 공연이 끝나면 모든 앙상블이 다시 한번 무대에 올라 함께 축제를 벌인다. [CJ ENM]](https://img1.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601/10/mk/20260110060608890jvjg.jpg)
이석훈의 크리스티안은 1막의 순수한 예술가와 2막에서 집착과 질투로 어두워지는 연인의 두 얼굴을 모두 안정적으로 소화해낸다. 앙상블과 무용수들 역시 이야기의 배경을 넘어 물랑루즈를 살아 움직이는 실제 공간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극의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사틴의 죽음 이후에 찾아온다. 장례의 슬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무대 위에는 다시 물랑루즈의 무용수들이 등장하고, 가라앉았던 공기는 화려한 캉캉 댄스로 전환된다.
“쇼는 계속돼야 해.” 폐결핵으로 피를 토하면서도 무대를 이어가고자 했던 사틴의 말처럼, 사랑이 끝나도 쇼는 멈추지 않는다. 이 작품이 끝내 전하고자 하는 것은 비극으로 흘러간 삼각관계가 아니라 무너지는 순간에도 계속되는 자유와 사랑, 예술을 향한 보헤미안의 정신이다. 공연은 2월 22일까지 블루스퀘어 신한스퀘어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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