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가 멈춘 5년"...'쓰레기 더미 슬럼가' 전락[현장, 그곳&]
사업 승인 하세월에 공동화 현상...주민 기본생활 대책 마련 목소리

“작년 중순께 재개발이 멈춰서더니 이젠 상가도 비고, 쓰레기만 쌓여갑니다. 사람 냄새가 안나요.”
9일 오전 10시께 인천 부평구 십정동 경인국철(1호선) 동암역 남측 일대. 상가 건물과 다가구 주택이 모여 있는 골목은 지반이 약해져 아스팔트 일부가 갈라져있다. 다가구 주택 벽면은 노후화로 금이 가고 깨진 유리창도 눈에 띈다. 또 골목 곳곳의 상가 건물에는 ‘임대문의’ 표지판이 나부끼고 있다. 상가 내부에는 버려둔 냉장고와 주류 진열대 등 대형폐기물도 고스란히 놓여 있다.
이 곳은 LH(한국토지주택공사)가 지난 2021년부터 공공재개발인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을 추진했지만, 지난 2025년 사실상 사업을 중단했다. 이 곳에서 만난 A씨는 “공기업에서 재개발을 한다고 해서 투자용으로 산 사람들이 많다”며 “세탁소, 슈퍼와 같은 필요한 가게들은 다 문을 닫고 떠났다”고 말했다. 이어 “건물 벽에 금이 가도 누가 수리도 하지 않는다”며 “남은 사람도 개발 소식에 떠날 준비만 하고 있는 탓에 점점 동네가 슬럼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천 동암역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현장 일대가 사업 중단으로 공동화 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지역 안팎에선 현재 부동산 경기 악화로 사업 재개가 쉽지 않은 만큼, 주민들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시와 LH 등에 따르면 오는 2030년까지 부평구 십정동 동암역 남측 5만3천205㎡(1만6천122평)에 1천800가구의 공공주택과 상가 등을 짓는 공공 재개발 사업을 벌이고 있다.
그러나 LH가 지난해 자잿값과 인건비 등 전체적인 건설비 상승과 사업성 부족을 이유로 사업 전면 재검토에 나서면서 일대가 5년 째 방치 중이다. 당초 LH는 지난해 시에 복합사업 승인을 받아야 했지만, 신청조차 하지 못했다.
특히 LH는 사업성을 높이려 사업 구역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용적률(500%)을 높이고, 대신 공원 등 녹지를 줄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자칫 각종 행정절차 등을 다시 밟아야 해 일대의 공동화 현상의 장기화는 불가피하다.
김현수 단국대학교 도시계획·부동산학부 교수는 “공공재개발인데도 사업이 늦어지면서 일대가 슬럼화하고, 이 때문에 주민들의 정주여건이 악화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LH와 시 등이 나서 사업성을 확보해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도록 해야 한다”며 “또 단기적으로 주민의 기본적인 생활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당장은 사업성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며 “다만 현재로서는 상당 기간 지연은 어쩔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사업 지구 안의 공동화 현상이 발생하는 것에 대해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며 “내부적으로 대책 등을 살펴보겠다”고 덧붙였다.
김지혜 기자 kjh@kyeonggi.com
박상후 기자 psh655410@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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